[종합] 셀프 조사·중복 수사···‘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실체 파악 어렵다

입력 2026.07.22. 17:51 김종찬 기자
경찰·검찰 모두 국수본 지휘 윗선까지 확대
경찰, ‘증거 인멸’ 불식 어려워 신뢰 난망
검찰 수사로 진술확보 등 불필요한 이원화
합동수사나 특별수사 기구 구성 검토 필요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장이 지난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여고생을 살해한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둘러싼 부실수사와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지휘라인으로 확대되면서 어느 선의 지시에 의한 ‘부실수사’였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광주경찰청 수사라인을 조사한데 이어 검찰은 국수본 관계자를 불러 ‘장윤기 사건’ 개입 여부 파악에 나섰지만, 전날 전 광산서 형사과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경찰의 윗선 수사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건의 실체 파악을 위해 경찰 수뇌부까지 폭넓게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찰과 검찰이 각각 수사를 벌이며 혼선을 줄 우려가 있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별도의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법조계에서 제기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특별수사단)’은 사건 당시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이었던 박모 경정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직무유기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한 범죄혐의의 소명정도, 이에 대한 다툼의 여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특별수사단은 보강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수사 범위를 국수본 보고체계로 확대하고 있다. 광산경찰서와 광주경찰청 관계자들의 휴대전화와 통신기록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국수본 관계자들과 연락이 오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날에는 국수본 보고체계와 지휘 과정을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또 이날 보고라인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광주경찰청 소속 강력계장도 직무배제한 뒤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검찰 역시 공무상비밀누설과 증거인멸 의혹 수사 과정에서 국수본 보고라인을 추적하고 있다. 확보한 압수물과 통신기록을 토대로 사건이 국수본에 언제, 어떤 내용으로 보고됐는지와 이후 지휘나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국수본 강력계장을 포함한 복수의 국수본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국수본이 관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며 “보고체계를 전반적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검·경 모두 국수본을 향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현재의 수사 구조가 국민적 신뢰를 얻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변호사는 “일선서는 물론 지휘라인까지 수사 대상이 된 상황에서 경찰 특별수사단만으로는 ‘셀프 조사’라는 시각을 완전히 불식시키기 어렵다”며 “결과가 아무리 객관적이더라도 절차에 대한 의문이 남으면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 변호사는 “현재는 검찰과 경찰이 각각 국수본 관련자들을 조사하고 있는데, 동일한 사실관계를 서로 다른 기관이 병행 수사하면 증거 분석과 진술 확보가 이원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복 수사를 줄이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검·경 합동수사본부나 독립적인 특별수사기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법조계 안에서도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경찰 특별수사단과 검찰이 이미 각각 국수본 관계자 조사와 압수수색, 디지털포렌식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고 어느정도 성과를 얻고 있는 현 단계에서 별도의 합동수사본부를 새로 꾸릴 경우 지휘체계 재정비와 사건 이관 등 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지역의 한 변호사는 “합동수사본부는 수사 초기라면 효율적일 수 있지만 현재는 양 기관 모두 상당 부분 수사가 진행된 상황”이라며 “당장 조직을 새로 꾸리기보다는 현재 수사 결과를 토대로 상호 협력과 정보 공유를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특별수사단은 장윤기가 범행 전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기존 발표를 정정했다.

특별수사단은 이날 오후 “지난 15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 당시 언급했던 ‘장윤기가 피해자를 일방적으로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황’은 추가 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정황과 관련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 등 다각도의 수사를 벌였지만 장윤기가 범행 이전부터 피해자와 면식 관계였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번 확인은 장윤기 사건 수사 과정에서 성적 목적 범행 여부를 밝힐 중요한 단서를 당시 수사기관들이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과정이었다”며 “다만 발표 과정에서 피해자 가족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고, 발표 당일 직접 만나 사과했으며 현재도 필요한 사항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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