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끈 묶인 유해 등 수습…이장 과정과 유사 판단
함께 발굴된 상여줄·의류 등…통상적 장례 흔적
재개발 당시 무연고 시신 모아 묻은 것으로 추측

5·18민주화운동 행방불명자 암매장 추정지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광주특별시) 북구 효령동 발굴 조사에서 유해 21구가 수습됐지만 5·18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5·18 희생자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유전자 정보 확보가 가능한 유해 5구에 대해 DNA 검사를 진행 중이며 오는 11월께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21일 5·18기념재단은 오월기억저장소에서 ‘효령동 암매장 추정지 발굴 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고 지난 5월11일부터 6월1일까지 광주 북구 효령동 산143 일대에서 진행한 발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굴 대상지는 전체 2천140.8㎡ 가운데 암매장 가능성이 제기된 약 1천㎡ 구간이다. 1980년 이전부터 공동묘지로 활용됐던 곳으로, 조사단은 노끈으로 묶여 매장된 유해 14구와 개별 유해 조각 6구, 분묘 유해 1구 등 모두 21구를 수습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접수된 시민 제보에서 시작됐다. 제보자는 5·18 직후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된 무렵 효령공동묘지 인근 논에서 군용 트럭이 정차한 뒤 군인 10여명이 포대 가마니를 공동묘지 경계 방향으로 여러 차례 운반하고 일부는 접이식 삽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재단은 제보자 면담과 주민 탐문, 문헌조사, 전문가 자문을 거쳐 발굴 대상지를 특정했다. 주민들로부터 군용 트럭과 군인을 목격했거나 시신 운반·매장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당시 계엄군 면담에서도 ‘삼각산 끝자락 공동묘지’, ‘삼각산 뒷산’ 등을 시신 매장 장소로 언급한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발견된 유해의 매장 양상과 주변 유류품 역시 5·18과의 연관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흰색 플라스틱 노끈으로 묶인 유해는 매장 뒤 육탈이 끝난 뼈를 다시 모아 이장한 형태로 과거 광주지역 개발사업 과정에서 무연분묘를 처리했던 방식과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유해 조각은 분묘 조성 뒤 자연 침식이나 이장 과정에서 흩어진 것으로 추정됐고 주변에서 발견된 상여줄과 의류, 병, 마대 조각 등도 장례 절차 뒤 남겨진 흔적으로 판단됐다.
재단은 암매장 제보 현장에서 발견된 유해인 만큼 관련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유전자 추출이 가능한 유해 5구를 대상으로 DNA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검사 대상은 성인 여성 2구와 17~18세 남성 1구, 40~50세 남성 1구, 성별 등을 특정하기 어려운 유해 1구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전자가 대부분 소실된 점을 고려해 대퇴골과 정강이뼈 등 비교적 굵고 단단한 뼈가 존재하는 유해를 대상으로 DNA 채취 의뢰를 진행했다.
광주특별시는 지난 7월10일 경기도 소재 DNA 감식 전문기관에 시료 분석을 의뢰했다. 유해는 뼈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유전자를 추출하는 과정을 거친 뒤 광주시가 확보한 행방불명자 가족 455명의 DNA 자료와 대조하게 된다. 현재 국가가 공식 인정한 5·18 행방불명자는 73명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향후 진상규명을 위한 과제도 확인됐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활동 기간 확보한 암매장 관련 군 기록과 계엄군 진술, 암매장 조사 자료 등은 활동 종료 이후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됐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등은 해당 기록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없어 이번 효령동 발굴 조사 역시 조사위가 확보한 핵심 기록을 활용하지 못한 채 진행됐다.
재단 관계자는 “조사위 기록물에 대한 접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국가 차원의 후속 조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가 공식 인정한 행방불명자는 73명이지만 조사위 심사 과정에서 인정되지 않은 신청자도 105명에 이르는 만큼 행방불명자 소재 확인과 암매장 진상규명은 국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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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목포 시간당 66.4㎜ ‘8월 역대 최대’···호우 피해 신고 125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6시32분께 목포시 용당동 한 지하실 침수 현장에서 배수를 하고 있다. 광주특별시소방본부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7시13분께 목포시 용당동 한 지하실 침수 현장에서 배수를 하고 있다. 광주특별시소방본부 제공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시간당 6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과 도로, 상가 등의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목포에서는 물이 차오른 건물에 있던 주민 2명이 소방당국에 구조됐다.16일 광주특별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집중호우 관련 소방활동은 모두 125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침수 피해가 118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주택 침수가 50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도로 38건, 건물 14건, 마당 11건, 지하 공간 3건, 차량과 주차장 각 1건이다.나머지 7건은 하수구 역류 3건, 나무 쓰러짐 2건, 강풍에 따른 문 날림과 전선 관련 신고 각 1건이다. 오전 8시까지 집계된 109건에서 2시간 만에 16건이 늘어나는 등 피해 신고가 이어졌다.이날 오전 5시47분께 목포시 호남동의 한 건물에서 “물이 차오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침수된 건물 안에 있던 주민 2명을 무사히 구조했다.오전 6시32분께는 목포시 용당동 한 건물 지하실이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작업을 벌였다. 이어 오전 7시13분께 같은 동 순회빌라에서도 물이 차오른다는 신고가 접수돼 배수 작업이 진행됐다.오전 7시48분께 해남군 황산면에서는 상가 내부로 빗물이 들어찼다. 소방당국은 배수로를 확보하고 물길을 막고 있던 이물질을 제거했다. 앞서 오전 5시22분께 나주시 삼영동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소방당국과 나주시가 장비를 투입해 안전조치를 마쳤다. 현재까지 호우에 따른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지난 15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영암 삼호 134.3㎜, 진도 수유 131.5㎜, 목포 128.1㎜, 해남 솔라시도 127.9㎜, 진도군 121.7㎜, 해남 산이 118.0㎜ 등을 기록했다.특히 목포에는 한 시간 동안 66.4㎜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는 종전 기록인 2023년 8월23일의 55.7㎜를 넘어 목포지역 8월 시간당 최다 강수량 역대 1위 기록이다. 진도군에서도 최대 60분 강수량이 60.8㎜에 달했다.비구름이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의 호우특보는 해제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영암의 호우경보와 광주권을 비롯한 장성, 함평, 목포, 진도, 나주, 해남, 무안의 호우주의보를 해제했다.다만 비는 17일 오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50∼100㎜로, 동부 남해안에는 200㎜ 이상,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15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강풍과 높은 물결도 계속되고 있다. 여수와 거문도·초도, 고흥, 완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동부 남해 앞바다와 남해서부 동쪽 먼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이날 오전 9시 기준 나로도 해상의 최대 파고는 3.8m, 거문도 해상은 4m까지 관측됐다. 동부 남해 앞바다는 이날 밤까지, 남해서부 동쪽 먼바다는 17일 새벽까지 시속 32∼50㎞의 강한 바람이 불고 물결도 1.5∼3m로 높게 일겠다.산림청은 집중호우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발생 위험이 크다며 산림 인근에서의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현재 산에 머무는 주민과 탐방객은 신속히 산림 밖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 달라고 당부했다.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호우특보가 해제됐더라도 이미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졌고 하천과 계곡물이 불어날 수 있다”며 “저지대와 지하차도 침수, 산사태, 낙석, 축대 붕괴와 해상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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