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안전직 우대한다더니···지자체 후속 개정 더디다

입력 2026.07.12. 12:05 강주비 기자
임용령 개정 석 달…후속 조치 더뎌
전남광주 기초 27곳 중 4곳만 개정
북구도 경력 가산점 빠져 '반쪽' 그쳐
재난 대응 전문성 위해 제도화 시급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재난안전종합상황실에서 재난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제공

정부가 재난안전 공무원 처우 개선을 위해 지방공무원 임용령을 개정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정작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인사규칙 정비는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 등 재난 대응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재난안전 인력 확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4월7일 지방공무원 임용령과 지방공무원 평정규칙 등을 개정해 재난안전·민원 분야 공무원에 대한 인사 우대 제도를 시행했다.

개정안에는 재난안전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낸 공무원에 대한 정원 외 특별승진과 재난안전 부서 전입 즉시 근무경력 가산점 부여, 근속승진 기간 최대 2년 단축 등이 담겼다.

정부가 이 같은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기후위기로 재난이 갈수록 일상화·대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폭우와 폭염, 산불, 싱크홀 등 복합재난이 잇따르면서 재난안전 부서 공무원들은 야간과 휴일을 가리지 않고 비상근무를 반복하고 있지만 업무 강도와 책임에 비해 처우는 부족해 기피 현상이 이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행정안전부도 재난안전 분야의 전문성과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인사 우대 조치를 마련했다.

다만 실제 이를 인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가 인사규칙을 개정해 대상 업무와 적용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현장의 후속 조치는 더디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16곳 가운데 관련 인사규칙을 개정했거나 개정을 추진한 곳은 울산·대구·부산·인천·전북 등 5곳뿐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22개 시·군과 5개 자치구 등 모두 27개 기초지자체 가운데 북구와 목포시, 화순군, 무안군 등 4곳만 인사규칙 개정에 나섰다.

목포시와 화순군, 무안군은 재난안전 업무 담당 공무원에게 보직과 동시에 근무경력 가산점을 부여하도록 규칙을 손질하고 특별승진 대상도 재난안전·민원 분야로 구체화했다. 반면 북구는 특별승진 기준만 반영했을 뿐 근무경력 가산점 관련 규정은 개정하지 않았다. 정부가 ‘재난안전 부서 전입 즉시 가산점 부여’를 의무화한 취지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탓에 실제 인사에서도 재난안전 부서 우대 여부는 자치구별로 차이를 보였다.

광산구는 최근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단 한 명뿐인 4급 승진자를 시민안전과에서 발탁했고, 5급 승진자 3명 가운데 2명을 시민안전과와 치수방재과에서 선발하는 등 재난안전 부서를 중용했다.

반면 동구는 이번 5급 이상 승진자 4명이 마을자치과와 기획예산실, 복지정책과, 행정지원과 소속으로, 재난안전 관련 부서 승진자는 없었다.

공무원들은 정부의 조치가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후속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안전 부서에서 근무하는 A씨는 “재난안전 부서는 업무 강도뿐 아니라 책임 부담도 큰 만큼 경험을 쌓은 직원들이 오래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처우 개선을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더라도 지자체가 인사규칙을 정비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단발성 인사 우대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환경이 마련돼야 기피 현상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 인사규칙은 지방의회 의결을 거치는 조례와 달리 단체장 결재만으로 개정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대다수 지자체가 후속 정비를 하지 못하면서 정부 정책의 효과도 반감되고 있다는 평가다.

북구 관계자는 “가산점 관련 규정은 특별승진과는 내용이 달라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중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행정안전부 교육 이후 관련 인사규칙 개정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기인사가 모두 마무리되는 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하반기 승진 인사는 임용령 개정 취지를 반영한 인사로 해석해도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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