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 잡기 겁난다"...스텔스 차선에 불안한 광주 도로

입력 2026.06.18. 13:36 박소영 기자
차선 민원 3년 새 2배 증가
재도색률 9.2%→5.7% 하락
정부 우천·야간 기준 강화
광주시 "재원 확보 어려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구 오치동 한 도심에서 차량이 빗길을 달리고 있다. wisdom21@newsis.com

광주지역 운전자들 사이에서 비가 오면 차선이 보이지 않아 사라지는 것 같은, ‘스텔스 차선’ 불안이 커지고 있다. 최근 3년간 차선 관련 민원은 2배 이상 늘었지만 재도색률은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장마철을 앞두고 도로 안전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텔스 차선은 비가 오거나 야간 운전 시 차선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차선 도색이 마모돼 차량 전조등 빛을 충분히 반사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데 비가 내릴 경우 노면에 물막이 형성돼 시인성이 더욱 떨어진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차선 관련 민원은 2023년 410건에서 2024년 690건, 2025년 853건으로 3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295건이 접수됐다. 반면 재도색률은 2023년 9.2%에서 2024년 6.9%, 2025년 5.7%로 꾸준히 하락했다.

재도색률 감소의 배경에는 예산 축소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선 도색 예산은 2023년 17억원(특별교부세 5억원 포함)에서 2024년 10억5천만원, 2025년 7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 1억9천만원을 포함해 8억9천만원이 편성됐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차선 시인성 저하의 주요 원인으로는 노후화에 따른 마모와 퇴색이 꼽힌다. 차선 도색에 사용되는 도료의 수명은 통상 1~3년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교통량이 많은 간선도로는 마모 속도가 더 빠르다. 한국도로학회 연구 결과에서도 교통량이 높은 간선도로는 시공 후 1년이 지나면 재도색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지만 매년 줄어드는 예산 탓에 적정 도색 주기 유지가 어렵다.

정부도 최근 스텔스 차선 문제 개선에 나섰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5월22일 경찰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마련한 ‘노면표시 품질개선을 통한 도로안전 강화 대책’을 확정했다.

이번 대책은 국지성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가 잦아지면서 비 오는 밤에도 차선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노면표시 성능 측정 기준을 기존 젖은 상태 중심에서 비가 내리는 야간 상황까지 반영하는 방향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스텔스 차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는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서울시는 차선 표면에 요철을 만들어 빗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는 ‘돌기형 선형표시’를 확대 적용하고 있으며 울산시는 야간 빗길 시인성이 높은 특수 도료를 간선도로에 도입했다. 일반 차선보다 초기 비용은 높지만 시인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시 종합건설본부 관계자는 “열악한 재정 여건으로 재도색에 필요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시는 차선도색 공사에 사용되는 도료와 유리알은 조달청을 통해 직접 구매해 시공 물량에 따라 지급하는 등 자재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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