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학교폭력" 불복한 초등생···집행정지 인용

입력 2026.06.16. 09:22 강주비 기자
광주 남구 A초교 쌍방 학폭 사건
여학생 측 불복해 행정심판 청구
'똑같은 잣대' 학폭위 적절성 쟁점
광주 남구 한 초등학교에서 A양이 동급생 B군에게 폭행당한 뒤 촬영한 신체 사진. A양은 다리 부상 등을 입어 전치 3주를 진단받았다. A양 측 제공

광주 한 초등학교에서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은 여학생 측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쌍방 학교폭력’ 결정(무등일보 2026년 5월26일자 6면)에 불복해 광주시교육청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최근 징계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까지 인용되면서 학폭위 판단이 다시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1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남구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 A양 측은 최근 광주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서부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이는 지난 3월 교실에서 발생한 학생 간 폭행에서 비롯됐다. A양은 당시 같은 반 학생 B군이 태블릿PC로 머리를 때리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을 가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B군 측은 자신 역시 이 과정에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맞섰다.

서부교육지원청 학폭위는 지난달 양 측 모두에게 학교폭력 조치를 결정했다. A양에게는 제3호 학내봉사 3시간 등이, B군에게는 제3호 학내봉사 5시간 등이 각각 내려졌다. 이후 A양 측은 결정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청구했고, 함께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도 최근 인용됐다. 집행정지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학폭위 징계 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절차다.

A양 측은 학폭위가 폭행 경위와 피해 정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B군이 먼저 폭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고 태블릿PC를 이용한 폭행 사실도 인정됐는데, 양측 모두에게 비슷한 수준의 학교폭력 조치가 내려진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B군 측이 제출한 팔꿈치 염좌 및 타박상 진단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B군 측은 해당 진단서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 등을 제출하며 자신 역시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A양 측은 해당 상해가 실제 폭행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A양 학부모는 “사건 당시 상황과 제출한 자료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쌍방 학교폭력으로 판단된 것 같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행정심판을 통해 판단 과정을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 지역 한 변호사는 “학폭위 절차는 형사처벌이 아닌 학생 선도와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며 “먼저 폭행을 시작한 학생과 이에 대응한 학생을 동일하게 평가하는 것이 교육 차원에서도 적절한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정지가 신청된다고 모두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본안 판단 전까지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처분 효력을 정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향후 양측이 제출한 자료와 의견 등을 검토한 뒤 학폭위 결정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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