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현수막까지 덧붙어
"도시 미관·안전 저해"
철거는 결국 지자체 몫

6·3지방선거는 끝났지만 광주 도심은 여전히 정치 현수막으로 뒤덮여 있다. 여기에 선거운동용 현수막이 철거되기도 전에 당선 축하와 감사 인사 현수막이 잇따라 내걸리면서 시민 불편은 물론 행정력 부담과 환경오염까지 되풀이되고 있다.
5일 오전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유동인구와 신호대기 차량이 많아 ‘현수막 명당’으로 꼽히는 이곳에는 6·3지방선거 후보들의 얼굴과 이름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그 옆으로는 당선 축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나란히 내걸렸고, 낙선한 후보의 정당이 유권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특히 우회전 차로와 맞닿은 횡단보도 주변에 현수막이 몰려 있었다. ‘우회전 시 일단 멈춤’ 안내 표지판은 현수막에 완전히 가려졌고, 운전자 시야 방해로 교통사고 위험도 커 보였다.
같은 날 서구 상무지구 BYC사거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로변과 교차로 주변에는 선거운동 당시 게시된 현수막이 여전히 남아 있었고, 그 사이사이로 감사 현수막이 새롭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시민들은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현수막 난립에 피로감을 드러냈다.

광산구 주민 최미아(52)씨는 “선거 때는 뽑아달라고 걸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감사한다고 또 건다”며 “몇 달 동안 현수막만 보는 것 같다. 도시 미관도 해치고 운전할 때 시야를 가리는 경우도 있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상무지구서 직장을 다니는 곽지운(34)씨는 “요즘은 대부분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확인하는 시대인데 현수막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지나치게 많이 보이면 거부감이 들 정도다. 정치권도 홍보 방식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용 현수막은 선거 종료 후 후보자나 정당이 자체 철거해야 한다. 당선 또는 낙선에 따른 감사 현수막은 선거일 다음 날부터 13일간 게시할 수 있다.
문제는 상당수 현수막이 제때 철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존 선거 현수막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감사 현수막까지 추가로 걸리면서 거리 곳곳이 현수막으로 뒤덮이고 있다.
시민 불편뿐 아니라 환경 부담도 만만치 않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는 약 1천110t, 같은 해 지방선거에서는 약 1천557t의 폐현수막이 발생했다.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약 1천235t의 폐현수막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선거 한 번이 끝날 때마다 1천t이 넘는 폐현수막이 쏟아지는 셈이다.
현수막의 주재료인 폴리에스터 합성섬유는 자연 분해가 어렵고 소각 과정에서 환경 부담을 유발한다. 현수막 한 장을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약 6㎏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지자체가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 등으로 재활용하고 있지만 선거 현수막은 후보자 사진과 정당명이 인쇄돼 있어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상당수는 결국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되고 있다.
광주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는 게시 주체가 철거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자진 철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민원이 접수되거나 안전 문제가 우려되면 결국 지자체가 직접 철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당이나 후보자 측에 일일이 연락하고 현장을 확인하는 과정에도 적지 않은 행정력이 들어간다”며 “선거 때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게시부터 철거, 폐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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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떡하라고"···전남광주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 '망연자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마트가 문을 닫은 모습. 강주비 기자
“7억원을 들여 만든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와 휴업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대형마트 안에서 생계를 이어온 입점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홈플러스가 긴급 운영자금 확보로 회생 가능성을 다시 열었지만, 판매대금과 임대보증금 반환 등 등 보상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입점 점주들은 회사의 설명 한마디 듣지 못한 채 언론 보도로 상황을 확인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홈플러스 광주하남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15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마트 내부에서는 영업 중단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고, 본매장은 셔터를 내린 채 불이 꺼져 적막감이 감돌았다. ‘입점업체는 정상 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일부 매장은 이미 집기를 철수해 텅 비어 있었고, 문을 연 점포 직원들은 매대 앞에 앉아 침울한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10여년 넘게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점주 A씨는 “상황이 어떻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A씨는 “회생 이야기가 나온 지는 꽤 됐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휴업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막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회원권을 끊어놓은 기존 고객들만 이용하면서 차감만 이뤄질 뿐 신규 회원은 없어 사실상 매출이 없는 상태”라며 “폐점이 현실화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토로했다.또 “회사에서 별다른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기사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지만 정작 우리도 아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 정확한 안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2022년 입점한 점주 B씨는 “저는 본사 소속이라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정이 다르다”며 “직원 2~3명 모두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고 광주에서는 이곳이 유일한 매장이라 폐점되면 가장 가까운 대구로 옮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화장품·의류 등 일부 브랜드는 본사 방침에 따라 철수했지만,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홈플러스와 직접 계약한 점주들은 사정이 달랐다. 월세를 직접 내는 매장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광주하남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이날 오전 만난 광주하남점 입점업체 점주 C씨는 “계약 당시 홈플러스 건물이 담보신탁으로 넘어간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며 “이후 이 사실을 알게되고, 상황이 악화되는 것 같아 중간에 나가고 싶었지만 원상복구 비용만 보증금의 절반 가까이 들어가는 데다 남은 보증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C씨는 “입점 점주나 납품업체 채권은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고, 경영진의 임금과 퇴직금이 먼저 지급될 수도 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점 점주들은 지역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풀뿌리 소상공인이다. 파산관재인이나 금융기관에 비해 우리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고통이 너무 커 앞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광주하남점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대표 D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D씨는 “평생 모은 돈과 빚을 더해 인테리어 공사에 3억3천만원, 헬스기구 구입에 3억4천만원 등 모두 6억7천만원을 투자했다”며 “홈플러스를 믿고 들어왔는데 대기업이 문을 닫으면 보증금과 시설비를 투자한 임차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적었다.이어 “마트가 문을 닫으면 투자금은 물론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환불금까지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한다”며 “힘없는 임차 소상공인이 모든 피해를 떠안지 않도록 정당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에 대한 임시 휴업을 통보했다. 광주특별시에서는 2024년 광주계림점이 폐점한 데 이어 올해 목포점과 순천풍덕점의 폐점이 결정됐고, 정상 영업 중이던 동광주점과 광주하남점, 광양점, 순천점도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들 4개 점포에는 150여개 입점업체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천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생 가능성은 다시 열리게 됐다. 운영자금이 확보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홈플러스는 판매대금은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있으며 법인사업자에 대해서도 자금을 확보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점 점주들이 우려하는 임대보증금 반환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한편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판매대금 지급과 임차보증금 보호 대책, 입점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영업권 보장을 촉구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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