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독립운동가 희생정신 무대에 담아
엔딩 때 태극기 휘날리자 시민들 커다란 ‘함성’
시민들 “노래·공연으로 접하니 더욱 와닿았다”

“교과서에서 글로만 읽던 것을 공연과 노래로 들으니 더욱 가슴에 와닿네요.”
현충일인 지난 6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는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광주지방보훈청과 함께 마련된 이날 공연은 대한민국 대표 보훈문화콘텐츠 전문예술단체인 극단 더 브리즈가 선보였다. 시민들은 공연에 앞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묵념에 참여하며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헌신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 국가 수호를 위해 희생한 이들까지 그 정신을 기억하는 국가 추모일이다.
이날 차 없는 거리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눈길을 이끌어낸 것은 뮤지컬 ‘영웅’이었다. ‘영웅’은 1909년 하얼빈 의거를 감행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삶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그린 작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안 의사의 신념과 동지들의 희생을 음악과 연기로 담아내며 국내 대표 창작 뮤지컬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영웅’은 안중근 의사를 단순한 영웅이 아닌 조국과 가족 사이에서 고뇌했던 인간적인 인물로 조명하며, 독립을 향한 절박한 열망과 희생정신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이날 갈라쇼 역시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중심으로 구성돼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룬 노래와 장면에 집중하며 박수를 보냈다. 무대 마지막 태극기가 펼쳐지자 객석에서는 더욱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여분 간의 짧은 갈라쇼였지만 마치 길거리가 아닌 대형 뮤지컬 공연장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뮤지컬 ‘영웅’ 갈라쇼는 단순한 문화공연을 넘어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적인 무대가 됐다.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 그리고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와 평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느끼기 충분한 공연이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추모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
김모(52)씨는 “현충일이라 가족과 함께 나왔는데 뮤지컬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헌신 위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박모(34)씨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노래와 공연으로 접하니 역사책에서 읽을 때보다 훨씬 가슴에 와닿았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현충일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금남로 차 없는 거리는 광주 동구가 운영하는 대표 거리문화 행사로 매월 첫째 주 토요일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다. 시민 참여형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거리공연 등이 마련돼 도심 속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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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어떡하라고"···전남광주 홈플러스 입점 점주들 '망연자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마트가 문을 닫은 모습. 강주비 기자
“7억원을 들여 만든 일터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와 휴업 조치가 현실화되면서 대형마트 안에서 생계를 이어온 입점업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홈플러스가 긴급 운영자금 확보로 회생 가능성을 다시 열었지만, 판매대금과 임대보증금 반환 등 등 보상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입점 점주들은 회사의 설명 한마디 듣지 못한 채 언론 보도로 상황을 확인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홈플러스 광주하남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15일 오후 찾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광주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마트 내부에서는 영업 중단 안내 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고, 본매장은 셔터를 내린 채 불이 꺼져 적막감이 감돌았다. ‘입점업체는 정상 영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일부 매장은 이미 집기를 철수해 텅 비어 있었고, 문을 연 점포 직원들은 매대 앞에 앉아 침울한 표정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10여년 넘게 이곳에서 매장을 운영해 온 점주 A씨는 “상황이 어떻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A씨는 “회생 이야기가 나온 지는 꽤 됐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휴업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 막연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회원권을 끊어놓은 기존 고객들만 이용하면서 차감만 이뤄질 뿐 신규 회원은 없어 사실상 매출이 없는 상태”라며 “폐점이 현실화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다”고 토로했다.또 “회사에서 별다른 설명을 들은 적이 없고 기사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묻지만 정작 우리도 아는 것이 없어 답답하다. 정확한 안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2022년 입점한 점주 B씨는 “저는 본사 소속이라 다른 지역으로 발령이 날 수도 있지만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은 사정이 다르다”며 “직원 2~3명 모두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고 광주에서는 이곳이 유일한 매장이라 폐점되면 가장 가까운 대구로 옮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화장품·의류 등 일부 브랜드는 본사 방침에 따라 철수했지만, 보증금과 월세를 내고 홈플러스와 직접 계약한 점주들은 사정이 달랐다. 월세를 직접 내는 매장들은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광주하남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이날 오전 만난 광주하남점 입점업체 점주 C씨는 “계약 당시 홈플러스 건물이 담보신탁으로 넘어간 사실을 안내받지 못했다”며 “이후 이 사실을 알게되고, 상황이 악화되는 것 같아 중간에 나가고 싶었지만 원상복구 비용만 보증금의 절반 가까이 들어가는 데다 남은 보증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C씨는 “입점 점주나 납품업체 채권은 후순위가 될 가능성이 크고, 경영진의 임금과 퇴직금이 먼저 지급될 수도 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점 점주들은 지역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풀뿌리 소상공인이다. 파산관재인이나 금융기관에 비해 우리의 목소리는 작을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고통이 너무 커 앞으로 다른 사업을 시작할 엄두도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광주하남점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대표 D씨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D씨는 “평생 모은 돈과 빚을 더해 인테리어 공사에 3억3천만원, 헬스기구 구입에 3억4천만원 등 모두 6억7천만원을 투자했다”며 “홈플러스를 믿고 들어왔는데 대기업이 문을 닫으면 보증금과 시설비를 투자한 임차인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적었다.이어 “마트가 문을 닫으면 투자금은 물론 회원들에게 돌려줘야 할 환불금까지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한다”며 “힘없는 임차 소상공인이 모든 피해를 떠안지 않도록 정당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북구 홈플러스 동광주점이 임시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입점 업체가 철수한 모습. 강주비 기자홈플러스는 운영자금 부족을 이유로 지난 13일부터 본사와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에 대한 임시 휴업을 통보했다. 광주특별시에서는 2024년 광주계림점이 폐점한 데 이어 올해 목포점과 순천풍덕점의 폐점이 결정됐고, 정상 영업 중이던 동광주점과 광주하남점, 광양점, 순천점도 휴업에 들어갔다. 현재 이들 4개 점포에는 150여개 입점업체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 이후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파산 절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날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천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회생 가능성은 다시 열리게 됐다. 운영자금이 확보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통해 회생절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홈플러스는 판매대금은 영세 개인사업자에게 우선 지급하고 있으며 법인사업자에 대해서도 자금을 확보해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입점 점주들이 우려하는 임대보증금 반환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한편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판매대금 지급과 임차보증금 보호 대책, 입점 소상공인의 생존권과 영업권 보장을 촉구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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