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모저모] 할아버지·아빠 손 잡고 투표소로···민주주의 배운 아이들

입력 2026.06.03. 15:13 강주비 기자
가족 단위 유권자 발길
기표소 바라보며 호기심
"민주주의 교육 위해 동행"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유권자 박춘만씨(왼쪽)가 손자 박시율군과 함께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를 찾았다. 강주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투표소에는 어른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춘만(77)씨는 이날 손자 박시율(6)군과 함께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를 찾았다. 시율군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투표를 마칠 때까지 투표소 밖에서 선거사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얌전히 기다렸다.

“할아버지 뭐 하는 거예요?” 투표용지를 받는 할아버지를 본 시율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사무원은 “투표하고 오는 거야”라고 웃으며 답했다. 시율군은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듯했지만, 순수한 눈빛으로 투표소 안을 연신 바라봤다.

박씨는 “집에 손자 혼자 두기도 그렇고, 민주주의 교육도 시켜줄 겸 함께 데리고 나왔다”며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했다. 서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어 줄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뒤 자녀와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는 가족들도 있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유권자 조준형씨(가운데)가초등학생 딸과 함께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를 찾았다. 강주비 기자

초등학생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조준형(47)씨는 “태권도장에서 투표 인증을 하면 선물을 준다고 해서 아이가 먼저 가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딸이 아주 어릴 때부터 선거 때마다 늘 함께 투표소에 왔다. 투표는 꼭 해야 하는 소중한 권리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지역의 낙후된 부분을 발전시키고 행정과 정치를 균형 있게 이끌 수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화정중학교에 마련된 화정2동 제2투표소에서도 부모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미래 유권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훈(43)·김휘영(33)씨 부부는 딸 이소율(7)양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아버지 이씨는 “소율이가 유치원에서 투표라는 걸 배워오더니 어른들이 어떻게 투표하는지 궁금해해 일부러 같이 왔다”며 “어려서 기표소에 같이 들어갔는데 자기도 어른되면 ‘도장 쿵 찍을거야’라고 하더라”고 활짝 웃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서구 화정2동 제2투표소인 화정중학교에서 이지훈(43)씨가 딸 이소율(7)양과 함께 기표를 마치고 인증 사진을 찍고 있다. 박소영 기자

초등학생 남매와 투표소를 찾은 강나리(43)·김현민(46)씨 가족도 선거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는다고 했다.

어머니 강씨는 “어려서부터 선거를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에 매번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특히 사전투표를 하면 아이들과 함께 오기 어려워 일부러 본투표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가족이 함께 공보물과 공약집을 보면서 어떤 후보가 우리 지역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할 사람인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전남광주특별시 교육감을 뽑는 만큼 아이들과 교육감 선거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누구를 뽑는지 설명해 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첫째 딸 서은(13)양은 “학교에서도 투표에 대해 배웠다. 재미있어 보여서 나중에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막내 서후(11)군은 “귀찮아서 안 하고 싶다”고 답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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