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표소 바라보며 호기심
"민주주의 교육 위해 동행"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투표소에는 어른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박춘만(77)씨는 이날 손자 박시율(6)군과 함께 광주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를 찾았다. 시율군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투표를 마칠 때까지 투표소 밖에서 선거사무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얌전히 기다렸다.
“할아버지 뭐 하는 거예요?” 투표용지를 받는 할아버지를 본 시율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묻자, 사무원은 “투표하고 오는 거야”라고 웃으며 답했다. 시율군은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듯했지만, 순수한 눈빛으로 투표소 안을 연신 바라봤다.
박씨는 “집에 손자 혼자 두기도 그렇고, 민주주의 교육도 시켜줄 겸 함께 데리고 나왔다”며 “정당보다는 사람을 보고 투표했다. 서민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게 만들어 줄 사람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뒤 자녀와 함께 인증사진을 남기는 가족들도 있었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조준형(47)씨는 “태권도장에서 투표 인증을 하면 선물을 준다고 해서 아이가 먼저 가자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딸이 아주 어릴 때부터 선거 때마다 늘 함께 투표소에 왔다. 투표는 꼭 해야 하는 소중한 권리라는 걸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지역의 낙후된 부분을 발전시키고 행정과 정치를 균형 있게 이끌 수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화정중학교에 마련된 화정2동 제2투표소에서도 부모와 함께 투표소를 찾은 미래 유권자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이지훈(43)·김휘영(33)씨 부부는 딸 이소율(7)양과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아버지 이씨는 “소율이가 유치원에서 투표라는 걸 배워오더니 어른들이 어떻게 투표하는지 궁금해해 일부러 같이 왔다”며 “어려서 기표소에 같이 들어갔는데 자기도 어른되면 ‘도장 쿵 찍을거야’라고 하더라”고 활짝 웃었다.

초등학생 남매와 투표소를 찾은 강나리(43)·김현민(46)씨 가족도 선거 때마다 아이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는다고 했다.
어머니 강씨는 “어려서부터 선거를 낯설지 않게 받아들이길 바라는 마음에 매번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특히 사전투표를 하면 아이들과 함께 오기 어려워 일부러 본투표를 한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가족이 함께 공보물과 공약집을 보면서 어떤 후보가 우리 지역과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일할 사람인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전남광주특별시 교육감을 뽑는 만큼 아이들과 교육감 선거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했다”며 “앞으로 4년 동안 아이들의 교육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자리인 만큼 누구를 뽑는지 설명해 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첫째 딸 서은(13)양은 “학교에서도 투표에 대해 배웠다. 재미있어 보여서 나중에 꼭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막내 서후(11)군은 “귀찮아서 안 하고 싶다”고 답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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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만난 ‘영웅’···안중근으로 되새긴 ‘현충일’
현충일인 6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 공연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교과서에서 글로만 읽던 것을 공연과 노래로 들으니 더욱 가슴에 와닿네요.”현충일인 지난 6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는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광주지방보훈청과 함께 마련된 이날 공연은 대한민국 대표 보훈문화콘텐츠 전문예술단체인 극단 더 브리즈가 선보였다. 시민들은 공연에 앞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묵념에 참여하며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헌신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 국가 수호를 위해 희생한 이들까지 그 정신을 기억하는 국가 추모일이다.이날 차 없는 거리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눈길을 이끌어낸 것은 뮤지컬 ‘영웅’이었다. ‘영웅’은 1909년 하얼빈 의거를 감행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삶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그린 작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안 의사의 신념과 동지들의 희생을 음악과 연기로 담아내며 국내 대표 창작 뮤지컬로 평가받고 있다.현충일인 6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극단 ‘브리즈’가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를 공연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작품 ‘영웅’은 안중근 의사를 단순한 영웅이 아닌 조국과 가족 사이에서 고뇌했던 인간적인 인물로 조명하며, 독립을 향한 절박한 열망과 희생정신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이날 갈라쇼 역시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중심으로 구성돼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룬 노래와 장면에 집중하며 박수를 보냈다. 무대 마지막 태극기가 펼쳐지자 객석에서는 더욱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여분 간의 짧은 갈라쇼였지만 마치 길거리가 아닌 대형 뮤지컬 공연장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뮤지컬 ‘영웅’ 갈라쇼는 단순한 문화공연을 넘어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적인 무대가 됐다.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 그리고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와 평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느끼기 충분한 공연이었다.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추모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김모(52)씨는 “현충일이라 가족과 함께 나왔는데 뮤지컬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헌신 위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박모(34)씨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노래와 공연으로 접하니 역사책에서 읽을 때보다 훨씬 가슴에 와닿았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현충일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한편 금남로 차 없는 거리는 광주 동구가 운영하는 대표 거리문화 행사로 매월 첫째 주 토요일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다. 시민 참여형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거리공연 등이 마련돼 도심 속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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