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 "색다른 경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동구 계림동 도자기 판매점 ‘여주도기’는 민주주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여주도기’라고 적힌 간판 아래로 ‘계림1동 제2투표소’ 현수막이 내걸렸고, 한때 그릇이 진열됐던 자리에는 기표소와 투표함이 들어섰다.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 상점이지만 이날만큼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투표를 마친 김모(37)씨는 “평소 자주 지나던 곳인데 투표소가 되니 색다른 느낌이다”며 “학교나 행정복지센터가 아닌 곳에서 투표하니 이번 투표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었다.

광주 광산구 궁도장 ‘송무정’도 이색 투표소로 눈길을 끌었다.
평소 국궁 체험과 강습, 각종 대회가 열리는 이곳은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로 지정되며 흰색 기표소와 투표함이 들어섰다. 활시위 소리 대신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과녁과 사로를 둘러보며 잠시 발길을 멈추기도 했다.
한 어린이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았다가 “여기는 활 쏘는 곳이야”라는 설명을 듣고 신기한 듯 과녁을 바라봤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를 마친 뒤 궁도장 풍경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며 색다른 투표소의 모습을 기록했다.
광주 광산구 본량학생야영장에 마련된 ‘본량동 제2투표소’에서도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선거인 수 360여명뿐인 광주 최외곽 농촌마을인 만큼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은 서로 안부를 묻거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기표소로 향했다. 폐교를 활용해 조성된 야영장에는 주민들이 몰고 온 트럭과 노인용 전동차가 줄지어 세워져 눈길을 끌었다.

양곡마을 주민 김천수(42)씨는 아버지와 거동이 불편한 동네 어르신들을 차량에 태워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김씨는 “동네에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이 있어 투표하러 오는 길에 함께 모시고 왔다”며 “투표는 누구나 해야 하는 권리인 만큼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려고 한다. 이곳 야영장은 제가 다녔던 국민학교였는데 투표소로 다시 찾게 되니 신기한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인근 해오름요양병원에서 온 김백술(88)씨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장소였다. 이곳 본량동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학교 다니던 곳에서 투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야영장으로 변했지만 제가 다녔던 1990년도에는 학생수가 600명이나 하는 큰 학교였다. 옛날 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광주에서는 줄넘기장, 신체교정원, 비엔날레전시관, 유치원 등이 투표소로 변신했고, 전남에서는 궁도장과 캠핑장, 김치 가공공장 등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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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만난 ‘영웅’···안중근으로 되새긴 ‘현충일’
현충일인 6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 공연을 시민들이 관람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교과서에서 글로만 읽던 것을 공연과 노래로 들으니 더욱 가슴에 와닿네요.”현충일인 지난 6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열린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는 순국선열들의 희생과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선사했다.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광주지방보훈청과 함께 마련된 이날 공연은 대한민국 대표 보훈문화콘텐츠 전문예술단체인 극단 더 브리즈가 선보였다. 시민들은 공연에 앞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는 묵념에 참여하며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겼다.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날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헌신부터 한국전쟁 참전용사, 국가 수호를 위해 희생한 이들까지 그 정신을 기억하는 국가 추모일이다.이날 차 없는 거리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의 눈길을 이끌어낸 것은 뮤지컬 ‘영웅’이었다. ‘영웅’은 1909년 하얼빈 의거를 감행한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삶과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그린 작품이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안 의사의 신념과 동지들의 희생을 음악과 연기로 담아내며 국내 대표 창작 뮤지컬로 평가받고 있다.현충일인 6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극단 ‘브리즈’가 보훈 뮤지컬 갈라쇼 ‘영웅, 그날을 기억하며’를 공연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작품 ‘영웅’은 안중근 의사를 단순한 영웅이 아닌 조국과 가족 사이에서 고뇌했던 인간적인 인물로 조명하며, 독립을 향한 절박한 열망과 희생정신을 깊이 있게 담아낸다. 이날 갈라쇼 역시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을 중심으로 구성돼 시민들에게 큰 울림을 안겼다.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룬 노래와 장면에 집중하며 박수를 보냈다. 무대 마지막 태극기가 펼쳐지자 객석에서는 더욱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20여분 간의 짧은 갈라쇼였지만 마치 길거리가 아닌 대형 뮤지컬 공연장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뮤지컬 ‘영웅’ 갈라쇼는 단순한 문화공연을 넘어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징적인 무대가 됐다. 안중근 의사와 독립운동가들이 꿈꿨던 나라, 그리고 수많은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대한민국이 있었기에 오늘의 자유와 평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느끼기 충분한 공연이었다.이날 공연을 관람한 시민들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추모하고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김모(52)씨는 “현충일이라 가족과 함께 나왔는데 뮤지컬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의 헌신 위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박모(34)씨는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를 노래와 공연으로 접하니 역사책에서 읽을 때보다 훨씬 가슴에 와닿았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면서 현충일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한편 금남로 차 없는 거리는 광주 동구가 운영하는 대표 거리문화 행사로 매월 첫째 주 토요일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다. 시민 참여형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거리공연 등이 마련돼 도심 속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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