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이모저모] 그릇가게·궁도장·야영장···색다른 공간서 행사한 한 표

입력 2026.06.03. 14:47 강주비 기자
광주 이색 투표소 눈길
유권자들 "색다른 경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궁도장인 광주 광산구 ‘송무정’에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가 설치됐다. 강주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동구 도자기 판매점 ‘여주도기’에 ‘계림1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다. 강주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동구 계림동 도자기 판매점 ‘여주도기’는 민주주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여주도기’라고 적힌 간판 아래로 ‘계림1동 제2투표소’ 현수막이 내걸렸고, 한때 그릇이 진열됐던 자리에는 기표소와 투표함이 들어섰다. 현재는 영업을 하지 않는 상점이지만 이날만큼은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투표를 마친 김모(37)씨는 “평소 자주 지나던 곳인데 투표소가 되니 색다른 느낌이다”며 “학교나 행정복지센터가 아닌 곳에서 투표하니 이번 투표가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웃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광산구 ‘본량학생야영장’에 본량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다. 박소영 기자

광주 광산구 궁도장 ‘송무정’도 이색 투표소로 눈길을 끌었다.

평소 국궁 체험과 강습, 각종 대회가 열리는 이곳은 ‘광산구 어룡동 제3투표소’로 지정되며 흰색 기표소와 투표함이 들어섰다. 활시위 소리 대신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고,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과녁과 사로를 둘러보며 잠시 발길을 멈추기도 했다.

한 어린이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았다가 “여기는 활 쏘는 곳이야”라는 설명을 듣고 신기한 듯 과녁을 바라봤다.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를 마친 뒤 궁도장 풍경을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으며 색다른 투표소의 모습을 기록했다.

광주 광산구 본량학생야영장에 마련된 ‘본량동 제2투표소’에서도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선거인 수 360여명뿐인 광주 최외곽 농촌마을인 만큼 투표소를 찾은 주민들은 서로 안부를 묻거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기표소로 향했다. 폐교를 활용해 조성된 야영장에는 주민들이 몰고 온 트럭과 노인용 전동차가 줄지어 세워져 눈길을 끌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광주 광산구 ‘본량학생야영장’에 본량동 제2투표소가 설치됐다. 박소영 기자

양곡마을 주민 김천수(42)씨는 아버지와 거동이 불편한 동네 어르신들을 차량에 태워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김씨는 “동네에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들이 있어 투표하러 오는 길에 함께 모시고 왔다”며 “투표는 누구나 해야 하는 권리인 만큼 동네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려고 한다. 이곳 야영장은 제가 다녔던 국민학교였는데 투표소로 다시 찾게 되니 신기한 기분이 든다”고 웃었다.

인근 해오름요양병원에서 온 김백술(88)씨에게도 이곳은 특별한 장소였다. 이곳 본량동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학교 다니던 곳에서 투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은 야영장으로 변했지만 제가 다녔던 1990년도에는 학생수가 600명이나 하는 큰 학교였다. 옛날 생각도 나고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광주에서는 줄넘기장, 신체교정원, 비엔날레전시관, 유치원 등이 투표소로 변신했고, 전남에서는 궁도장과 캠핑장, 김치 가공공장 등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공간으로 활용됐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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