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지 말고 투표하소" 110세 유권자의 당부

입력 2026.06.03. 11:38 강주비 기자
광주 동구 최고령 김정자 할머니
수십년간 단 한 번도 기권 없어
"나라 잘 되길 매일 기도해"
광주시민 투표 참여도 당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서 관내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가 선거인명부에 서명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서 관내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젊은 사람들이 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돼야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 광주 동구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110) 할머니는 이날 딸 이종순씨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1915년생인 김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겪은 세대다. 110년의 세월을 살아온 김 할머니는 이날도 어김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김 할머니는 딸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선거인명부에 직접 이름을 적고 기표를 마친 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씨는 취재진 앞에서 또렷한 목소리로 투표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나라를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며 “젊은 사람들이 좋은 직장을 얻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사람들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서 관내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가 투표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에서 관내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 할머니가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김 할머니에게 투표는 평생 지켜온 약속과도 같다. 김 할머니는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거 투표를 거르지 않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선거철이면 가족들과 후보자 이야기를 나누고 누구에게 표를 행사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선거 역시 날짜를 미리 기억해 두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딸 이종순씨는 “어머니는 선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자식들에게도 늘 투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하시고 누구를 뽑을지 미리 결정한 뒤, 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 투표소에 오셨다”고 말했다.

110세의 나이에도 정정함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규칙적인 생활과 독서를 꼽았다.

이씨는 “새벽 4시면 일어나 기도를 드리고 성경을 읽는 게 어머니의 아침 루틴”이라며 “평소에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런 생활 습관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나라 걱정을 놓지 않던 김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김씨는 “광주 시민들이 오늘은 집에 있지 말고 모두 나와서 투표했으면 좋겠다”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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