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단 한 번도 기권 없어
"나라 잘 되길 매일 기도해"
광주시민 투표 참여도 당부


“젊은 사람들이 놀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돼야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1동 제2투표소. 광주 동구 최고령 유권자인 김정자(110) 할머니는 이날 딸 이종순씨와 함께 투표소를 찾았다.
1915년생인 김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겪은 세대다. 110년의 세월을 살아온 김 할머니는 이날도 어김없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김 할머니는 딸의 부축을 받으며 투표소 안으로 들어섰다. 선거인명부에 직접 이름을 적고 기표를 마친 뒤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김씨는 취재진 앞에서 또렷한 목소리로 투표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나라를 좋은 나라로 만들고 싶어서 나왔다”며 “젊은 사람들이 좋은 직장을 얻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든 사람들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며 “나라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할머니에게 투표는 평생 지켜온 약속과도 같다. 김 할머니는 이승만 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선거 투표를 거르지 않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선거철이면 가족들과 후보자 이야기를 나누고 누구에게 표를 행사할지 스스로 결정한다. 사전투표보다는 본투표에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이번 선거 역시 날짜를 미리 기억해 두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딸 이종순씨는 “어머니는 선거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신다. 자식들에게도 늘 투표해야 한다고 말씀하신다”며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하시고 누구를 뽑을지 미리 결정한 뒤, 그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 투표소에 오셨다”고 말했다.
110세의 나이에도 정정함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규칙적인 생활과 독서를 꼽았다.
이씨는 “새벽 4시면 일어나 기도를 드리고 성경을 읽는 게 어머니의 아침 루틴”이라며 “평소에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런 생활 습관이 건강과 장수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나라 걱정을 놓지 않던 김 할머니는 마지막까지 시민들의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김씨는 “광주 시민들이 오늘은 집에 있지 말고 모두 나와서 투표했으면 좋겠다”며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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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참사 5주기···희생자 기억할 추모공간 조성 본격화
추모공간계획안(대상지). 광주 동구 제공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참사 5주기 추모식이 9일 광주 동구청에서 열린 가운데 희생자들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 조성 계획이 공개됐다.이날 추모식에는 유가족과 시민, 정치권 인사, 재난참사 피해자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희생자 9명을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참석자들은 참사가 발생했던 오후 4시22분에 맞춰 묵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추모식에서는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추모공간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박성아 HDC현대산업개발 조경팀장은 “학동4구역과 광주천 사이 학동행정복합센터 전면부 연결녹지공간에 약 100평 규모의 추모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붕괴 참사 5주기 추모식이 9일 광주동구청 주차장에서 엄수됐다. 광주학동참사유가족들이 붕괴사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넋을 위로하는 헌화를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추모공간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동시에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공적 공간으로 조성된다. 공간에는 희생자 9명을 상징하는 수목 9주와 추모 조형물, 비움의 공간, 순환형 사색길, 휴게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설계 콘셉트는 ‘시간의 순환’이다. 원형 구조를 통해 희생자들의 삶과 기억이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수목과 조형물 등 세부 요소는 향후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광주시와 동구청은 2029년 상반기 추모공간이 차질 없이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강기정 광주시장의 추모사를 대독한 고광완 행정부시장은 “광주시는 추모공간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며 “유가족의 뜻을 반영해 시민들이 편안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임택 동구청장도 “유가족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광주시와 함께 유가족들과 긴밀히 협의해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부분들을 풀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이진의 광주학동참사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공개한 추모공간 조성 계획은 유가족들과 협의해 마련된 내용”이라며 “추모공간이 완성되면 가족들의 이름을 부르며 조용히 추모할 수 있기를 바란다. 희생자 추모사업도 지속적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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