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폭우 온다더니" 빗나간 예보에 시민들 ‘혼란’

입력 2026.06.02. 13:54 강주비 기자
200㎜ 폭우 예보…최대 69.5㎜ 그쳐
지역민 "예보 아닌 일기중계" 불만
기상청 "계절 전환기 변수 커" 해명
광주·전남에 연일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28일 광주 북구 용봉동 북구청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이번 주 광주·전남에 최대 2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지만 실제 강수량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혼란을 겪은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비가 내리는 시점마저 계속 바뀌자 기상청 예보 신뢰에 대한 논란도 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28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5일 예보에서 “광주·전남에 25일부터 이틀간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당시 전남 남해안을 중심으로 8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예상됐고 광주·전남에도 시간당 30~50㎜의 강한 비가 예보됐다.

다음 날인 26일에도 “27일까지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강한 비와 강풍을 재차 예고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면서 26~27일 예보 강수량은 30~80㎜ 수준으로 낮췄다.

하지만 실제 강수량은 예보와 큰 차이를 보였다.

27일 일강수량은 고흥 나로도 18.0㎜, 완도 청산도 16.0㎜, 여수 돌산 15.0㎜, 광주 조선대 11.5㎜, 영광군 10.6㎜, 장흥 관산 9.5㎜ 등에 그쳤다.

26일에도 고흥 도양 69.5㎜, 보성군 49.9㎜, 여수 백야 46.0㎜, 장흥 관산 37.5㎜, 광양 31.7㎜, 광주 조선대 4.0㎜ 수준이었으며, 25일에는 신안 가거도 3.0㎜를 제외하고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는 “새벽부터 비 온다더니 오전 7시, 오전 10시, 오후로 계속 바뀌었다”, “아침부터 우산 들고 출근했는데 하루 종일 비가 안 왔다”, “요즘 기상청은 일기예보가 아니라 일기중계 수준 같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현장 노동자와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토목업에 종사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하루 종일 폭우 예보가 잡혀 있어 장비까지 취소하고 작업을 접었는데 오후 들어 비 예보 시간이 또 밀렸다”며 “장비 위약금까지 물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손님이 줄 걸 예상하고 재고를 적게 준비했는데 실제로는 비가 거의 오지 않았다”며 “날씨 예보 하나에 장사 계획이 크게 흔들린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예보가 빗나간 원인으로 예상보다 강하게 버틴 고기압과 저기압 이동 경로 변화가 꼽힌다.

한반도 주변에 자리한 고기압이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면서 서쪽에서 접근하던 저기압 유입이 늦어졌고, 저기압도 남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수증기가 제주도와 남해안 중심으로만 유입됐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에 제주 산간에는 35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광주를 비롯한 내륙 지역은 수증기 유입이 충분하지 못해 강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최근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 전환기 특성상 대기 변동성이 커 예보 난도가 높아졌다고 해명했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현재는 봄철 기압계에서 여름철 기압계로 바뀌는 단계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많아지고 기압계 변화도 커지는 시기”라며 “주변 기압계 흐름에 따라 저기압 경로나 강수량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학적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예보한 것이며 일부러 가능성을 과장해 예보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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