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정한 무임승차, 비용은 지자체가”···도시철도 국비지원 목소리 ‘확산’

입력 2026.05.31. 16:14 김종찬 기자
■지하철 적자, 고령자 무임승차 탓 클까(3·끝)
코레일은 매년 수천억 보전…도시철도는 지자체가 부담
서울, 헌법소원·법 개정 추진…광주도 “국가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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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의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법정 무임승차 비용을 정부가 직접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각지의 교통공사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정부로부터 공익서비스비용(PSO)을 지원받는 반면 같은 무임수송 정책을 시행하는 도시철도는 지방정부와 공기업이 비용을 떠안고 있는 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비용 국비보전 법률개정 건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지난해 무임수송 손실액은 7천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당기순손실 1조4천875억원의 52.1% 수준이다.

지역별 무임손실 규모는 서울이 4천48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 1천854억원, 대구 672억원, 인천 533억원 순이었다. 광주는 80억원 수준으로 전국 대비 규모는 작았지만 전체 당기순손실 394억원 가운데 약 20.3%를 차지했다.

교통공사들은 “문제의 핵심은 단순 적자가 아니라 ‘국가 정책 비용을 지방정부가 대신 부담하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 등 국가 법령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는 1984년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 이후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코레일은 무임수송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정부로부터 PSO 보조금을 받고 있다. 실제 코레일은 최근 9년간 무임손실 2조2천389억원 가운데 1조6천634억원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았다. 평균 보전율은 74.3% 수준이다.

반면 도시철도 역시 무임승차를 허용하고 있지만 비용은 지방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고 있다.

교통공사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도시철도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입장이다. 건의문에는 “정부의 입법 독점과 정책 수혜는 전국민이 누리는데 비용 부담은 특정 지방정부에 전가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초고령사회 진입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국 도시철도 무임 이용객은 지난해 4억8천600만명 수준으로 전체 승객의 21%를 차지했다. 오는 2040년에는 무임 이용 비율이 2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임손실 역시 지난해 7천754억원에서 2040년 1조40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광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교통공사의 무임 이용객은 지난해 569만9천여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31.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1.4%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현재는 단선 구조로 운영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에는 운영비 증가와 함께 무임수송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전국 교통공사들은 국회와 정부에 도시철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민홍철 의원안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안 등 도시철도 PSO 국비 지원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들은 공통적으로 국가 또는 원인제공자가 무임수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법적 대응에도 나선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무임수송 손실을 국가가 보전하지 않는 것은 재산권 침해 등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서울 이외의 교통공사들은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국가 지원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임수송이 단순 복지 지출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사회적 편익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아주대 유정훈 교수 연구를 보면 고령층 이동권 보장으로 인한 자살 감소와 우울증 완화, 교통사고 감소, 의료비 절감 등 연간 2천362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교통공사 관계자는 “고령층 이동권 보장은 국가 복지 정책의 성격이 강한 만큼 지방 운영기관에만 부담을 지우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도시철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PSO 국비 지원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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