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은 매년 수천억 보전…도시철도는 지자체가 부담
서울, 헌법소원·법 개정 추진…광주도 “국가 지원 절실”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의 적자가 누적되는 가운데 법정 무임승차 비용을 정부가 직접 보전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국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각지의 교통공사들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정부로부터 공익서비스비용(PSO)을 지원받는 반면 같은 무임수송 정책을 시행하는 도시철도는 지방정부와 공기업이 비용을 떠안고 있는 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31일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교통공사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도시철도 공익서비스비용 국비보전 법률개정 건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지난해 무임수송 손실액은 7천7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당기순손실 1조4천875억원의 52.1% 수준이다.
지역별 무임손실 규모는 서울이 4천48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부산 1천854억원, 대구 672억원, 인천 533억원 순이었다. 광주는 80억원 수준으로 전국 대비 규모는 작았지만 전체 당기순손실 394억원 가운데 약 20.3%를 차지했다.
교통공사들은 “문제의 핵심은 단순 적자가 아니라 ‘국가 정책 비용을 지방정부가 대신 부담하는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만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도시철도 무임수송은 노인복지법과 장애인복지법 등 국가 법령에 따라 시행되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는 1984년 노인복지법 시행령 개정 이후 전국적으로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코레일은 무임수송 정책을 시행하면서도 정부로부터 PSO 보조금을 받고 있다. 실제 코레일은 최근 9년간 무임손실 2조2천389억원 가운데 1조6천634억원을 정부로부터 보전받았다. 평균 보전율은 74.3% 수준이다.
반면 도시철도 역시 무임승차를 허용하고 있지만 비용은 지방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고 있다.
교통공사들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도시철도만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입장이다. 건의문에는 “정부의 입법 독점과 정책 수혜는 전국민이 누리는데 비용 부담은 특정 지방정부에 전가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초고령사회 진입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국 도시철도 무임 이용객은 지난해 4억8천600만명 수준으로 전체 승객의 21%를 차지했다. 오는 2040년에는 무임 이용 비율이 29%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임손실 역시 지난해 7천754억원에서 2040년 1조402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광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광주교통공사의 무임 이용객은 지난해 569만9천여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31.9%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81.4%는 만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현재는 단선 구조로 운영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도시철도 2호선 개통 이후에는 운영비 증가와 함께 무임수송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전국 교통공사들은 국회와 정부에 도시철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준호·민홍철 의원안과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안 등 도시철도 PSO 국비 지원 관련 법안이 계류 중이다. 법안들은 공통적으로 국가 또는 원인제공자가 무임수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법적 대응에도 나선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무임수송 손실을 국가가 보전하지 않는 것은 재산권 침해 등에 해당한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서울 이외의 교통공사들은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국가 지원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임수송이 단순 복지 지출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사회적 편익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아주대 유정훈 교수 연구를 보면 고령층 이동권 보장으로 인한 자살 감소와 우울증 완화, 교통사고 감소, 의료비 절감 등 연간 2천362억원 규모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교통공사 관계자는 “고령층 이동권 보장은 국가 복지 정책의 성격이 강한 만큼 지방 운영기관에만 부담을 지우는 구조는 한계가 있다”며 “도시철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PSO 국비 지원 논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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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인줄 알았는데'···법인·외제차에 '7777'·'1004' 달아준 공무원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자동차번호판 봉인제도 폐지 내용이 담긴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이 20일부터 공포돼 봉인제도가 62년 만에 폐지된다. 자동차 번호판 도난과 위변조를 막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 번호판 봉인제도는 도난 및 위변조 차량 실시간 확인이 용이해지고 부정 사용 등 범죄 활용성이 낮아짐에 따라 폐지가 추진돼 개정안이 공포됐다. 봉인제 폐지는 공포 후 1년 뒤 시행된다. 20일 서울 송파구청에서 자동차 번호판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02.20. mangusta@newsis.com
“저 외제차는 비싸서 그런가? 좋은 번호를 달았네?”, “어떻게 하면 황금번호를 받을 수 있지? 부럽다.”‘7777’, ‘1004’ 등 이른바 황금번호가 특정 차량 소유주에게 돌아가도록 공무원이 도운 사실이 드러났다. 무작위 배정인줄 알았던 차량 번호가 실제로는 등록대행업체나 운전자에게 식사 등의 대가를 받고 고가의 외제차 차주에게 좋은 번호가 배정받도록 조작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이같은 비리는 광주 서구 뿐 아니라 전국적인 사안으로 파악돼 전국 차량등록 행정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17일 광주 서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교통행정과 차량등록팀 전·현직 담당자 16명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자동차등록번호 부여 과정에서 조직적인 위법 행위를 적발했다. 구는 관련 직원 10명에 대해 중징계·경징계 요구와 훈계·주의 처분을 결정하고,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담당 팀장에게 훈계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또 서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고 이달 중 광주시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할 계획이다.이번 감사는 지난 1월 자동차등록번호판의 특정 선호번호 배정 과정에 특혜가 있다는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서구는 최근 3년간 자동차등록번호 부여 관련 시스템 기록 약 25만건을 분석하고 관련 직원들을 상대로 문답 조사를 진행했다.문제가 된 번호는 ‘9999’, ‘1234’, ‘1004’ 등 이른바 골드번호다. 동일 숫자가 반복되거나 특정 의미를 담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번호들로 업계에서는 포커번호, 엔젤넘버 등으로 불린다.감사 결과 담당자들은 자동차등록번호 부여 절차의 허점을 이용해 이 같은 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등록번호는 원칙적으로 시스템이 무작위 추출한 10개 번호 가운데 민원인이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부여된다.담당자들은 무작위 추첨 결과를 먼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골드번호가 나오면 민원인 차량에 우선 등록한 뒤 곧바로 직권으로 유보 등록하는 방식으로 번호를 확보했다. 번호가 유보 상태로 전환되면 이후 일반 민원인이 번호를 선택할 때 나타나는 추첨 목록에서 제외된다. 이렇게 확보한 번호는 등록대행업체가 특정 번호를 요청할 경우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수지정’ 기능을 통해 특정 차량에 배정됐다.실제 부정 배정된 차량은 최근 3년간 346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개인 차량은 209건, 법인 차량은 137건이었다. 특히 차종별로는 수입차가 228건으로 전체의 65.9%를 차지했다. 법인 차량도 전체의 39.6%를 차지해 선호번호가 고가 차량과 법인 차량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감사 과정에서 등록대행업체와 일부 공무원 간 식사 접대를 받는 등 부적절한 관계도 확인됐다.등록대행업체는 차량 소유주나 자동차 판매업체를 대신해 등록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다. 통상 신차 구매자는 차량 등록 절차를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맡기고, 영업사원은 다시 등록대행업체에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업체 직원들은 차량등록 민원실에 상주하다시피 수시로 드나들며 업무를 처리해 왔다. 사실상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구조인 만큼 담당 공무원들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기 쉬운 환경이다.더욱이 감사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은 “전임자에게 배웠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라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해 해당 행위가 실무자들 사이에서 인수인계를 거치며 하나의 ‘업무’처럼 이어져 왔음이 드러났다.자동차 번호 등록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서구 사례와 같이 특정 번호를 유보 등록하거나 특수지정하는 과정도 기존 시스템 기능을 활용하는 등 담당자에게 부여된 고유 권한이다. 자동차 등록 업무가 상급자 결재 없이 담당자가 직접 처리하는 즉결민원 성격이 강하다 보니 사후 점검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위법 행위를 발견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한 자치구 관계자는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동일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차랑번호 등록은 거주지 관계 없이 가능하기 서구와 유사한 사례가 다른 지역에 없는지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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