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안 보이고 얼굴만”···6·3 지선 광주 도심 선거현수막 '난립'

입력 2026.05.21. 18:35 김종찬 기자
공식 선거운동 첫 날부터
광주 곳곳 무분별 내걸려
신호등·전신주에 묶기도
시민 "변하질 않아" 불만
6·3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1일 광주 동구청 앞 도로에는 후보자들의 현수막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현수막 정치’가 6·3지방선거를 앞둔 올해도 어김없이 광주 도심을 뒤덮고 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1일 광주 곳곳에는 후보자 얼굴과 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무분별하게 내걸리며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자들은 공개장소 연설·대담, 차량 유세, 선거벽보·현수막 게시, 명함 배부, 어깨띠 착용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시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유권자의 통행이 많은 장소의 건물이나 외벽 등 광주지역 758곳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의 선거벽보를 부착했다.

하지만 선거운동 시작과 동시에 광주 도심은 각 후보들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으로 빠르게 뒤덮였다.

6·3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1일 광주 북구 광주역에는 후보자들의 현수막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이날 오전 북구 광주역 인근과 용봉지구 일대에는 통합시장 후보와 통합교육감 후보 현수막이 교차로와 대로변 곳곳에 걸렸다. 일부 현수막은 가로수 사이에 촘촘히 설치되며 운전자 시야를 가리기도 했다.

동구 금남로와 동구청 앞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통합시의원·구의원 후보들의 현수막이 도로 양옆을 빼곡히 메우며 마치 ‘현수막 거리’를 방불케 했다. 신호등과 전신주 사이에 무리하게 설치된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실제 선거철마다 불법 현수막 정비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실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2022년 전국에서 정비된 불법 선거 현수막은 97만628건에 달했다. 이어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있었던 2024년에는 62만1천143건,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2025년에도 16만1천500건이 정비됐다.

6·3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1일 광주 동구 산수오거리에는 후보자들의 현수막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선거가 시작된 이날만해도 오후 5시 기준 광주 5개 구청에서 정비한 불법 현수막은 총 117건이며, 이 중 정당·정치 현수막만 55건에 달한다. 시 선거관리위원회와 구청에는 벌써부터 현수막 관련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 선거 때마다 도시 미관 훼손과 안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직장인 김모(34)씨는 “매번 선거철만 되면 도시 전체가 광고판처럼 변한다. 정책 경쟁보다 얼굴 알리기 경쟁처럼 보여 거부감이 든다”며 “시야기를 가리거나 운전 중 눈높이에 걸린 현수막의 후보자 얼굴을 보고 있으면 불편하기 까지 하다”고 말했다.

동구에서 의류매장을 운영하는 박모(51·여)씨도 “바람 불 때마다 현수막이 흔들거리는데 볼 때마다 불안감이 든다”며 “특히 차량 운행이 많은 대로변 주변은 운전 시 시야를 가릴 때가 많아 위험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6·3지방선거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1일 광주 서구 쌍촌역 사거리에는 후보자들의 현수막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각 자치구도 불법 현수막 민원 대응에 나서고 있다. 동구 관계자는 “선거가 시작되자 마자 가게 앞 현수막을 철거해달라는 등 2~3건의 현수막 관련 민원 전화가 걸려왔다”며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공정한 선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후보자 현수막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지정된 장소에만 설치할 수 있으며, 비례 후보는 제외된다. 현수막은 천으로 제작해야 하며 규격은 10㎡(제곱미터) 이내여야 한다. 또 현수막은 일정 장소·시설에 고정해 설치해야 하고 다른 후보 현수막을 가리거나 신호기·안전표지 가리면 안되며, 도로를 가로질러 설치하면 철거 대상이 된다. 불법 선거 후보자 현수막 관련 신고는 시 시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가능하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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