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유치장 흔적도 없어 “당시 기억과 큰 괴리”
시민군 “당시 삶과 죽음 사이의 처절함 사라져”

21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옛 전남도청이 정식 개방 첫날부터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임시개방 당시 지적됐던 일부 전시는 보완됐지만, 1980년 5월 최후 항쟁을 직접 겪은 시민군들은 “최후 항쟁지의 의미가 퇴색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18일 오후 2시부터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일반 관람이 시작됐다. 개방 구역은 도청 본관과 옛 전남도경찰국 본관, 민원실, 회의실, 상무관, 별관 방문자센터 등이다.
복원추진단은 정식 개방에 앞서 임시개방 때 제기된 지적 사항 일부를 반영해 전시를 보완했다. 기존 한국어로만 제공됐던 안내 팸플릿은 영어·중국어·일본어를 포함한 다국어 안내로 확대됐다. 야외에 전시된 지프차 앞 류동운·이강수·박성용 열사 이름 동판도 “눈에 띄지 않아 밟을 우려가 크다”는 의견에 따라 당초 바닥 삽입 형태에서 돌 받침대를 세운 추모 표지석 형태로 바뀌었다.
도청 본관 1층 방송실에서 재생되는 최후 방송 영상 역시 기존 대역 배우 재연 영상 대신 실제 마지막 방송 당사자인 박영순씨가 직접 출연한 영상으로 교체됐다.

복원추진단 관계자는 “기동타격대 전시에서 ‘체계적인 전투 조직’ 등 논란 소지가 있는 표현을 수정했고, 체험형 전시에는 안내 문구를 추가했다”며 “사망자 수처럼 중복되거나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들도 함께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기념식 직후 도청을 찾은 5·18광주민중항쟁 최후의시민군동지회 회원들은 도청 회의실 2층을 둘러본 뒤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곳은 5·18 당시 식사 및 휴식 공간으로 사용됐던 곳이지만, 어디에서도 관련 흔적을 찾아볼 수 없어서다.
당시 학생 시민군이었던 최치수 최후의시민군동지회 상임이사는 “우리는 이곳에서 최후까지 남아 계엄군에게게 체포됐던 만큼 당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그런데 지금 복원된 공간은 우리의 기억과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최 상임이사는 “지하 절반은 취사 공간, 절반은 무기 보관 장소였다. 여기서 만든 밥을 1층 외곽 경계 인원과 2층에 머물던 시민군이 함께 먹었다”며 “조금 더 뒤편은 시신을 염하던 공간이었는데 그런 흔적도 없다. 도경찰국 지하 유치장 역시 사라졌는데 최소한 표시라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최 상임이사는 또 “윤상원 열사 동판 앞에 국화꽃 한 송이라도 놓고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동신여고 2학년으로 취사반 활동을 했던 김경임 최후의시민군동지회 부회장도 “식당이었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며 “나는 이곳에서 닷새 동안 머물며 밥을 했는데 너무 기가 막힌다”고 토로했다.
김 부회장은 “당시에는 야외로 연결된 계단이 있었고, 매일 아침 그 길을 따라 상무관으로 가면 시신들이 놓여 있었다”며 “처절한 기억의 공간이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 있으니 이렇게 증언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지, 시간이 지나면 누가 이곳이 식당이었다는 걸 알겠느냐”며 “최후까지 도청을 지켰던 시민군의 기억과 증언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물만 있고 우리는 없다. 기록은 5·18기록관에도 남아 있지 않느냐”며 “옛 전남도청의 의미는 최후 항쟁 공간이라는 데 있는데, 당시 사람들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버텼던 치열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옛 전남도청의 향후 운영 체계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시설 관리와 운영을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한시 조직으로 활동 기한이 올해 말까지다.
이에 따라 정식 개관 이후 운영 주체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맡을지, 별도 운영기구를 구성할지를 두고 오월단체와 관계기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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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 새병원 건립이 가장 큰 사명”
최동석 제33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 최동석 회장 제공
“총동창회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의과대학 발전과 새병원 건립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33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에 취임한 최동석 회장은 임기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새병원 건립을 꼽았다. 지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새병원 건립 기반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최 회장은 “전남대병원 새병원은 단순히 전남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물론 전북을 포함한 대한민국 서남권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중요한 의료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병원 건립에 국가 지원이 100%가 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지역사회와 동문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많은 시민들이 사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그는 취임과 동시에 새병원 건립기금 2천만원을 추가 기부해 총 5천만원을 출연했다. 또 동문들이 참여하는 릴레이 기부 운동인 ‘벽돌 쌓기’에 참여하며 새병원 건립에 대한 관심을 확산시키고 있다.‘벽돌 쌓기’는 1장 당 20만원으로, 동문들이 진행하는 릴레이 기부 운동이다. 최 회장은 벽돌 쌓기를 과거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활성화 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최 회장은 “많은 금액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많은 동문이 참여하는 것”이라며 “동문과 시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 사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정부에도 지역의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특히 이달 말 열리는 재경동문 행사에서도 새병원 건립 취지를 설명하고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 활동 중인 동문들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동창회 운영 방향으로는 세대 간 화합과 소통을 제시했다.그는 “동창회는 원로 선배들의 역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젊은 동문들의 비전과 역동성을 함께 담아내야 한다”며 “원로들이 쌓아온 경험과 청년 동문들의 새로운 에너지가 조화를 이룰 때 동창회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또 “현재 청년동창회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만큼 젊은 의사들의 참여를 확대하고, 전남 서부권과 동부권에 동창회 지부를 설립해 활성화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의정 갈등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한 지원 의지도 밝혔다.최동석 제33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총동창회장이 취임식에서 새병원 릴레이 기부 운동 ‘벽돌쌓기’에 동참했다 . 최동석 회장 제공최 회장은 “학생들과 더욱 긴밀하게 소통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학업과 연구, 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총동창회는 지난해 학생 지원을 위해 1억7천2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전달했다.지역 의료의 미래와 관련해서는 필수의료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필수의료 위기는 특정 진료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응급·중증환자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도록 국가가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필수의료는 희생과 봉사만으로 유지될 수 없다”며 “응급의료와 중증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에게는 합당한 보상체계와 정당한 수가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지역의 미래 발전을 위해 의료뿐 아니라 산업과 교육의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다고도 목소리 높였다.최 회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대기업 유치와 AI에너지 집적단지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전남대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취업, 성장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돼야 한다”고 소망했다.마지막으로 “궁극적으로는 지역민들이 서울이나 다른 지역으로 가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전국과 해외 곳곳에 있는 동문들이 힘을 모아 새병원 건립을 성공시키고 지역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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