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언론인회 '5·18민중항쟁과 보도검열' 강좌
광주 항쟁 기간 하루 평균 기사 114건 관제
"옛 전남도청에 언론통제 기억할 공간 필요해"

“내란 세력이 가장 먼저 장악하려던 건 언론입니다.”
1980년 신군부의 보도검열 실태를 폭로했다가 구속됐던 김주언 전 한국기자협회 회장이 5·18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앞두고 광주에서 언론 검열의 실상을 증언했다. 그는 “5·18 당시 보도 통제는 가짜뉴스 생산 체계”라며 “옛 전남도청 복원 과정에서 보도검열관실 역시 민주주의 교육 공간으로 반드시 복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광주전남언론인회는 광주 동구 5·18민주화운동기록관 7층 세미나실에서 ‘광주 5·18민중항쟁과 보도검열’ 시민강좌 를 열었다. 강연자로 나선 김 전 회장은 언론 통제 실상과 계엄·언론 장악 구조를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1980년 당시 한국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1986년 월간 ‘말’지를 통해 신군부의 보도검열 실태와 언론 통제 문건을 공개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외교상 기밀누설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후 9년 만인 1995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는 “언론을 장악하지 않고서는 여론 조작을 통해 권력을 탈취할 수 없다는 인식이 내란 세력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전두환 신군부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 기무사 계엄 문건,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포고령에도 언론 통제 조항이 등장했다”며 “보도 검열은 단순한 과거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반복될 수 있는 민주주의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1980년 당시 계엄사 보도검열단을 ‘유언비어와 가짜뉴스를 대량 생산한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당시 검열은 기사 삭제 수준을 넘어 언론 전반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비상계엄 기간 신문·방송·통신·잡지 기사 108만여건이 사전 검열을 받았고 이 가운데 약 2만9천건이 삭제 또는 수정됐다. 특히 5·18민주화운동 기간 동안 하루 평균 814건을 검열해 114건의 기사가 관제됐다.
이 시기에는 학생 시위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시민들의 질서 유지 활동을 담은 내용도 보도 불가 대상으로 분류됐다. 반면 시위대의 폭력성과 사회 혼란을 강조하는 내용은 확대 보도 지침이 내려졌다.
김 전 회장은 “학생들이 교통정리를 하거나 청소를 했던 내용은 아예 보도하지 못하게 했다. 또 광주 상황을 폭동으로 몰고 가기 위해 시민들의 평온한 모습은 철저히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 역시 검열 체계 속에서 혼란과 죄책감을 겪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기자들은 광주 현장에서 취재한 참상을 서울 본사에 송고했지만 실제 신문에는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왜 진실을 쓰지 않느냐는 시민들의 항의는 기자들이 감당해야 했다”며 “결국 기자협회는 계엄 검열 거부 운동까지 결의했지만 5·17 비상계엄 확대 이후 기자협회 간부들이 연행되고 투옥됐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옛 전남도청 보도검열관실 복원의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현재 5월18일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옛 전남도청 공간 가운데 보도검열관실은 제외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5·18 왜곡이 지금까지 반복되는 이유 중 하나는 당시 언론이 검열에 막혀 광주의 진실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계엄군의 무차별 진압과 시민들의 실상이 삭제되고 왜곡되면서 허위 정보와 폭동 프레임이 오랫동안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도검열관실은 민주주의 탄압과 국가폭력의 실체를 체험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으로 남겨야 한다. 폴란드 아우슈비츠나 남영동 대공분실처럼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필요하다. 보도검열관실 역시 민주주의 교육 현장이 돼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와 같은 계엄 세력이 다시 등장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보도 검열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렸는지 후세가 배우고 기억할 수 있도록 반드시 현장을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언론인회는 이날부터 옛 전남도청 앞에서 보도검열관실 복원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며 복원이 이뤄질 때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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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대비해야 위기 관리 가능"
제15기 무등 CEO 아카데미가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구 치평동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가 ‘훌륭한 기업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를 주제로 강연을 펼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기업의 위기는 ‘올지 말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언젠가 오는 죽음과 같은 것입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것이지 꼭 옵니다. ‘우린 괜찮겠지’하면 영원히 대비할 동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평소에 차근차근 대비해야 위기 때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지난 15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15기 무등CEO아카데미’ 9강 강연자로 나서 기업 위기에 대해 평상시 대비하고 있어야 함을 이같이 강조했다.기업 위기 관리 전문가인 정 대표는 이날 ‘훌륭한 기업이 왜 위기관리에 실패할까’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기업 위기 관리와 관련한 사례를 중심으로 위기 관리를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먼저 그는 기업의 위기관리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했다.정 대표는 “위기관리는 결국 비용이 들어가지 않느냐, 위기관리가 돈을 벌어주냐는 질문이 많은데 가장 비싼 위기 관리는 관리를 실패했을 때라고 보면 된다”며 “과징금, 과태료 뿐만 아니라 피해배상 비용, 소송 대응 비용, 개선 약속 비용이라는 형태로 결국 더 크게 찾아온다”고 말했다.그는 기업 위기에 대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는 것’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위기는 방치와 방관, 방목을 통해 자라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기업 위기는 몰라서가 아니라 무관심하기에 대비하지 못한다고 봤다.그는 “하늘 아래 새로운 위기는 없기에 ‘정말 몰랐다’ ‘처음 알았다’는 말이 안된다. 경쟁사나 타사 등에서 이미 나왔던 위기들”이라며 “위기의 본질은 무지가 아니라 외면에 있다”고 꼬집었다.그렇기에 평소 위기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번 일어나는 기업 위기 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비해야만 한다는 것이다.그는 예산과 인력이 비교적 적은 작은 기업도 평상시 위기 관리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해놓는다면 위기 상황에서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사 사례를 보며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정 대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때 관리하면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도 있는데 임기응변도 준비하고 있어야 가능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불안과 분노가 생기고 강박적 대응만 나와 최악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 먼저 의사결정자의 위기 관리 대응 훈련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이어 그는 “동시에 어떤 상황을 가정해보고 이 때에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누가 할 것인지, 상황 관리는 누가 할 것인지 정하고 시뮬레이션해보는 것도 중요하다”며 “또 경쟁사가 못하는 것이나 우리가 알면서도 방치하고 방관하는 것에 대해 직원들과 이야기해보고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그는 이와 함께 많은 기업이 위기 상황 때 맞닥뜨리는 잘못된 결정, 방향에 대해 차근차근 예시와 함께 설명했다. 또 언론과의 관계, 이해관계자 관리, 원점 관리 등 섣불리 결정 내리기 어려운 문제 등에 대해서도 근거와 함께 이해하기 쉽도록 이야기하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정 대표는 “그렇다고 위기는 관리하면 끝나는 게 아니다”며 “위기는 종료되지 않고 단지 다음 위기까지 잠복할 뿐으로 기업은 언제나 관심을 가져야하고 대비를 미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정 대표는 300여 개 이상의 기업들과 대형 위기 및 이슈 관리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인물이다.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부사장과 오비맥주 홍보팀장을 역임했으며 고려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에서 위기관리와 PR을 강의했다.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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