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속도·시야·보행속도 저하에 좁은 농촌형 도로환경까지 겹쳐
경찰 "맞춤형 교통 대책 필요…찾아가는 안전 교육 등 확대 계획"

광주와 전남지역 교통사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망자는 오히려 증가하면서 교통안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역 고령 인구 증가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이에 맞는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통사고는 19만3천889건으로 전년(19만6천349건)보다 2천460건 감소했으며, 부상자도 27만1천751명으로 6천731명(2.4%) 감소했다. 반면 사망자는 2천549명으로 28명(1.1%) 증가했다.
광주와 전남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광주는 지난해 교통사고가 6천717건으로 전년(6천849건)보다 132건 감소(1.9%)했고, 부상자도 1만11명으로 173명 주는(1.7%) 등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사망자는 44명으로 전년(40명)보다 4명 늘었다.
전남도 전체 사고는 8천8건으로 전년(8천272건) 대비 264건 감소(3.2%)했지만, 사망자는 218명으로 16명 증가(7.9%)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고령자 사고다. 경찰은 사망 사고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고령화를 꼽고 있다.
광주의 고령운전자 사고는 1천535건으로 전년(1천426건)보다 109건 증가(7.6%)했고, 부상자도 2천295명으로 241명(11.7%) 늘었다. 전남 역시 고령운전자 사고가 2천359건으로 157건 증가(7.1%)했으며, 사망자도 91명으로 8명(9.6%) 증가했다.
전국적으로도 고령운전자 사고는 4만5천873건으로 3천504건 증가(8.3%)했고, 사망자는 843명으로 82명 늘어 10.8% 증가했다. 전체 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고령운전자 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교통사고의 주요 위험군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령 운전자는 일반적으로 반응 속도와 순간 판단력이 떨어지고, 야간 시야와 주변 시각이 좁은 경우가 많다. 신호 변화나 보행자 출현, 급정지 같은 돌발 상황에 대응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고령 보행자 역시 사망 위험이 높다. 보행 속도가 느리고 차량 접근 속도를 판단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어 횡단보도나 이면도로에서 사고에 취약하다. 같은 충격을 받더라도 젊은 층보다 중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사망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광주에서 보행자 사고는 1천88건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사망자는 23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사고 건수는 감소했지만 보행자 사고의 치명도는 높아진 셈이다. 횡단보도와 교차로, 이면도로 등 보행자와 차량이 혼재된 도심 공간의 안전 대책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남도 고령보행자 사고는 607건으로 전년(547건)보다 60건 증가(11.0%)했고, 부상자도 562명으로 59명(11.7%) 늘었다. 농어촌 지역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낮아 고령층의 운전 의존도가 높고,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도로나 조명이 부족한 구간이 많아 사고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 인구와 운전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고령운전자와 보행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교통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며 “찾아가는 교통안전 교육과 안전용품 보급 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흉기난동 막은 경찰관 끝내 숨져...트라우마에 무너진 ‘치안 최전선’
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구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광주 남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를 제압하다 크게 다친 50대 경찰관이 끝내 숨을 거뒀다.지난 2024년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불면, 기억장애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 사건 현장에 반복 노출되는 현장 경찰관들에 대한 장기적 정신 치료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9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은 전날 광주 한 병원에서 숨졌다. A 경감은 2024년 4월19일 사건 당시 광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 소속으로 동료 경찰관 2명과 함께 광주 남구 송하동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흉기를 휘두르던 50대 난동범을 제압하다 길이 25㎝가량의 톱에 머리와 팔 등을 다쳐 약 두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유족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경감은 단기 기억 상실 판단을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불면과 불안 증세가 이어지던 중 지난해 10월 남구 한 대학교 사건 현장에 출동한 이후 트라우마가 재발해 열흘 가까이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A 경감은 올해 2월24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에서 서부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받았지만 정상적인 업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령 이후 몇 차례 연가를 사용했고 4월부터는 병가와 연가를 반복해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가족들은 상태가 악화되자 지난 13일부터 A 경감을 입원 치료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흉기 피습 트라우마로 지난 18일 사망한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 유가족들이 일선 경찰관들의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A 경감의 부인 양모(50)씨는 “남편이 사건 이후 매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기억력도 점점 흐려지고 판단도 어려워했다. 일상 생활 중에서 혹시라도 자기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았을까 봐 차량 블랙박스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돌려보기도 했다”며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죄책감이 굉장히 심했다. 2월 인사 발령 이후 제대로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현장 경찰관들이 사건 이후 정신적으로 무너져도 장기적으로 관리받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는 부족한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무상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실제 현장 경찰관들의 정신건강 악화 문제는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 소속 50대 경찰관이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2024년 충남 아산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자신이 근무하던 파출소 직원휴게실에서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경찰청은 경찰관들의 PTSD와 직무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에 ‘마음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지난 2014년 문을 열어 현재 상담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경찰관 상담은 ▲지정상담 ▲자발상담 ▲긴급상담 등으로 나뉘는데 긴급상담은 강력 사건이나 충격 사건을 경험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의무 상담이다. A 경감은 2024년 흉기 피습 사건 이후 4차례 긴급상담을 받았고 이후 자발적으로 1차례 추가 상담을 진행해 총 5차례 상담을 받았다.다만 이후 추가 상담은 본인 의지에 따라 진행되는 구조라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광주경찰청 마음동행센터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조직 특성상 스스로 상담을 요청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2023년 993명, 2024년 725명, 2025년 705명을 상담했다. 최근 3년간 상담 인원은 총 2천423명, 상담 횟수는 7천235회에 달하지만 이중 60% 이상은 본청이 특정 직무나 연령대를 지정해 실시하는 지정상담이였다.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상담을 받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동료들에게 근무 부담을 준다는 죄책감 때문에 치료가 필요해도 스스로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현재 경찰 마음동행센터 프로그램은 충격 사건 직후 단기 상담이나 이벤트성 대응에 머무르는 측면이 있다. PTSD는 시간이 지난 뒤 불면과 불안, 죄책감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기 추적 관리 체계와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 경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찰은 A 경감의 공무상 재해와 순직 인정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 · [무잇슈] 스타벅스 탱크데이 사과에 '거부'···광주 오월단체 "진정성 부족”
- ·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참사 소방관 ‘PTSD 의무진단’···퇴직소방관 정신건강 검사 길 열렸다
- · 광주·전남 산사태 취약지역 248곳···“사전 대비 철저”
- · '탱크데이' 후폭풍···광주서 번지는 '탈벅' 움직임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