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별 차이도 없어…선택 의미 퇴색
AR 적용 ‘들쭉날쭉’…전면 개선 요구
市 “4년 전 그대로… 개선 계획 없어”

“소설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 투어에서 ‘소년’의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어요. 또 어느 유적지는 증강현실(AR)이 되고 어느 유적지는 해설만 나오는데 원래 다 제각각인가요?”
광주시가 5·18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스마트투어 앱이 실제 활용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앱은 테마별 코스를 구성해 이용자들이 역사 현장을 따라 걸으며 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정작 지난해 제작한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소년의 길’ 테마에서 조차 동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등 코스 별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아 이용 목적이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이를 운영·관리하는 광주시는 이용자가 적다는 이유로 개선 의지마저 없어 ‘민주주의 도시’ 광주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다.

16일 무등일보 취재진이 5·18민주화운동 46주년 한 달여 앞두고 체험해 본 광주시의 ‘5·18민주화운동 스마트투어 앱’은 동선의 복잡함은 물론이고 각 코스별 차이점도 없어 실망스러웠다.
해당 앱은 ㈜위치스가 지난 2022년 국비 2억8천여만원을 들여 개발한 앱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해 5·18민주화운동 주요 사적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AR 기술을 통해 당시의 긴박했던 역사적 순간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횃불·희생·광장·열정·영혼 등 5가지 테마 코스와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을 따라 걷는 6개의 5·18탐방코스로 구성돼 있어 이용자가 하나의 코스를 골라 걸어볼 수 있다. 취재진은 ‘소년의 길’ 코스 4~9번까지 걸어봤다.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상무대 옛터까지 총 12곳으로 구성된 ‘소년의길’ 코스 4~9번은 5·18민주화운동기록관부터 상무관, 옛 전남도청, 분수대, 전남대병원, 광주YMCA로,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 모여있어 30여분이면 코스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소년의 길을 비롯한 각 코스는 명칭만 다를 뿐 모든 콘텐츠가 유적지에 대한 짧은 해설 위주로 유사하게 구성돼 있어 코스를 나눌 필요성이 없어보였다. 무엇보다 노벨상에 빛나는 ‘소년이 온다’에 대한 설명이나 언급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AR 기능 적용 여부가 유적지마다 제각각인 점도 이용자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일부 지점에서만 AR 체험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주요 사적지에서는 1분 내외의 짧고 단순한 음성 해설만 제공돼 이용 경험의 일관성이 크게 떨어졌다.
동선 설계 역시 현실성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체 코스를 기준으로 도보 이동 시 장시간이 소요되는 구조임에도, 구간별 안내나 선택형 동선 설계가 부족해 이용자 접근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제 소년의 길의 경우 네이버 길찾기 기준 코스 12개를 전부 보기 위해 이동할 경우 도보로는 최소 6시간 30분, 차로도 최소 1시간 30분 이상의 이동시간이 필요하다. 코스 전체를 도저히 걸어서는 불가능해 보였다. 이 중 AR이 되는 코스는 4번 금남로, 6번 옛 전남도청, 12번 상무대 옛터 등 3곳 뿐이며, 11번 505보안부대 옛터와 12번 상무대 옛터는 복원 영상을 볼 수 있지만 나머지 코스는 해설만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결국 테마별 코스를 구성했음에도 각 코스의 차별성 없을 뿐 아니라 콘텐츠 완성도가 부족하고, 기능 또한 통일되지 않아 앱의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투어 코스 동선 재구성과 콘텐츠 보강, 기능 통일 등 전반적인 개선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앱을 이용해 본 김모(42)씨는 “소년이 온다의 동호의 발길을 걸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아들과 함께 걸어보고자 했는데 동선이 너무 복잡하고, 도저히 걸어갈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비교적 짧은 코스도 없었다”며 “소설 속 동호의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없이 1분 내외의 유적지에 대한 짧고 딱딱한 해설만 되는 곳도 많아 소설 소년이 온다를 모티브로 한 코스를 별도로 만든 이유가 의문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민 고모(23·여)씨도 “각 코스의 특별한 차이점이 없고, 각 코스가 왜 다른지 설명이 부족하다”면서 “또 전일빌딩245가 나오지 않는 소년의 길 코스인데 전일빌딩 해설을 들으라는 알람이 울렸다. 코스와 무관하게 유적지를 모두 확인하려면 굳이 이용객이 코스를 선택해야할 이유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광주시 5·18민주과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앱을 개발한 뒤 업데이트를 하지 않고 유지 보수만 해오고 있다. AR의 경우도 4년 전 관련 회의를 거쳐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을 정했다”며 “다만 지난해 만든 ‘소년의 길’ 테마를 보면 각 장소마다 간단한 책 페이지 등을 소개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앱의 경우 이용률이 저조해 시비를 투입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스마트투어 앱의 경우 각 5·18 관련 유적지를 지도상으로 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앱 업데이트 등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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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수습 왜 이랬나”...무안공항 찾은 李 대통령, 철저한 조사 주문
[무안=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전남 무안공항 12.29 여객기 참사 유해 수습 현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26.05.18. bjko@newsis.com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들을 만나고 유해 재수색 현황을 점검한 후 현장 수습 과정의 부실 문제를 거론하며 철저한 조사 필요성을 지적했다.이날 이 대통령은 무안국제공항 여객터미널 내 합동분향소와 로컬라이저 둔덕 사고 현장, 유류품 보관소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현장에는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등 유가족 40여명이 참석했으며 정부 측에서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김규형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상임위원, 방현하 국토부 12·29여객기참사 피해자지원단장 등이 동행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등이 함께했다.오후 3시께 무안공항 합동분향소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유가족들과 차례로 악수한 뒤 헌화했다. 희생자 179명의 영정과 위패 앞에서 묵념을 마친 이 대통령이 분향소를 빠져나가자 유가족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와준 게 처음 아니냐”, “1년 반 만에 여기까지 왔다”는 말과 함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서로를 끌어안은 채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는 이들도 있었고 말없이 영정 사진만 바라보는 유가족도 있었다.[무안=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전남 무안공항 12.29 여객기 참사 유해 수습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2026.05.18. bjko@newsis.com이후 이 대통령은 로컬라이저 둔덕 사고 현장으로 향해 유해 재수색 현황을 보고받았다. 재수색 현황 보고를 맡은 김규형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4월13일부터 민·관·군·경 합동 재수색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유해 1천329점과 유류품 776점, 기체 잔해 930㎏을 수거했고 전체 진척도는 약 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김 상임위원은 “토양 오염 우려가 제기된 구역은 작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라며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참여 인원 건강검진과 토양 안전도 분석, 오염 토양 반출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설명을 듣던 이 대통령은 수색 지연 이유와 초기 수습 과정, 매뉴얼 적용 여부 등을 잇따라 질문하며 당시 현장 대응 과정을 확인했다.특히 추가 유해 발견 상황에 대해 “초기 수색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 현장 수습 조치가 너무 부실했던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원래 해야 하는 기준대로 했는데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당시 수습 체계와 매뉴얼 운영 과정을 지적했다.또 재수색 장기화 문제를 지적하고 유가족 불신 해소를 위해 조사 내용을 최대한 공개하라고 주문했다. 국내 사고조사 전문성 한계를 언급하며 해외 전문기관이나 전문 인력에 조사 업무를 위탁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무안=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전남 무안공항 12.29 여객기 참사 유해 수습 현장 유류품 보관소를 방문하고 있다. 2026.05.18. bjko@newsis.com이어 찾은 유류품 보관소 내부에서 유가족들이 “왜 당시 유류품을 폐기 처리했는지 밝혀달라”,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다”, “우리도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자 이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안아주며 위로하기도 했다.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지난 3월 유해 수습과 부실 수습 엄중 문책을 지시해주셔서 1년간 방치됐던 가족들을 찾을 수 있게 된 점에 감사드린다”며 “유가족들은 오직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바란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국토부에서 국무총리실로 이관된 것은 다행이고 기대하고 있다”며 “복합적인 참사 원인에 대한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서울=강병운기자·박소영기자 psy1@mdilbo.com·무안=박민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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