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협의 거쳐 재개
군 수색 구역 확대 등 조정
두개골 등 유해 추정 75점 발견

전날 수색 중단을 불러온 문제점이 정리되면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해 재수색이 다시 시작됐다. 유가족 요구를 반영해 군의 수색 구역을 늘리고 수색 순서를 조정했다.
14일 무안국제공항. 이날 오전 8시30분 유가족과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수색이 재개됐다. 앞서 유가족협의회는 전날 수색 과정에서 통일 매뉴얼 부재와 현장 훼손 문제 등을 지적하며 작업 중단과 긴급 대책 회의를 요청해 수색이 멈춰선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관별로 달랐던 수색 방식이 큰 틀에서 동일 기준으로 정리되고 수색 절차와 기준을 사전에 공유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수색 구역도 일부 변경됐다. 당초 경찰이 맡기로 했던 공항 내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둔덕 주변 일부를 군이 나눠 맡으면서 역할 분담이 조정됐다. 유가족 요구에 따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자문과 교육을 받는 군이 둔덕 인근 수색에 참여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공항 담장부터 둔덕 방향으로 정밀 수색을 진행하고, 군은 활주로 종단 외곽에서 둔덕 방향으로 수색을 이어간다.
또 보안 문제로 설치되던 가설 보안펜스 작업은 중단됐다. 해당 구역이 공항 보안구역으로 차량과 인원의 이동이 제한되는 점을 고려해 펜스 설치가 추진됐으나 포크레인 등 중장비 투입으로 인한 현장 훼손 우려가 제기되면서 철회됐다. 대신 공항 경계 담장 철문을 제한적으로 개방하고 보안 인력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날 오전 수색 현장에서는 변경된 방식을 적용하기 위한 경찰의 시범 작업이 진행됐다. 시범 수색은 유가족 참관 하에 이뤄졌으며 작업 도중에도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방식을 조정하기도 했다.
이날 투입된 경찰 과학수사대원들은 먼저 손으로 지표면을 훑으며 육안 확인을 실시한 뒤 낫으로 잡초를 제거하고 갈퀴로 낙엽 등 지장물을 걷어냈다. 이후 호미와 삽을 이용해 약 10~15㎝ 깊이로 땅을 파내는 단계별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당초 필요시 30㎝까지 굴착하기로 한 것도 50㎝로 확대됐다.

이날 시범을 통해 정리된 수색 절차는 군과 경찰, 소방이 공통으로 적용하는 기본 작업 방식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김성철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수색 과정에 대한 매뉴얼도 부족했고 설명도 충분하지 않았는데 오늘 경찰의 시범을 통해 방식을 정리하고 있다. 군, 경, 소방의 수색이 끝난 구역은 유가족들이 다시 수색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오늘만 해도 유가족 수색으로 유개골 파편으로 보이는 유해 추정 물체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동안 발견한 유해 추정 물체는 총 63점으로 전날 12점을 포함해 수색 이틀째인 14일까지 총 75점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10㎝ 이상 크기의 두개골 추정·15㎝ 크기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물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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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막은 경찰관 끝내 숨져...트라우마에 무너진 ‘치안 최전선’
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구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광주 남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를 제압하다 크게 다친 50대 경찰관이 끝내 숨을 거뒀다.지난 2024년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불면, 기억장애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 사건 현장에 반복 노출되는 현장 경찰관들에 대한 장기적 정신 치료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9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은 전날 광주 한 병원에서 숨졌다. A 경감은 2024년 4월19일 사건 당시 광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 소속으로 동료 경찰관 2명과 함께 광주 남구 송하동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흉기를 휘두르던 50대 난동범을 제압하다 길이 25㎝가량의 톱에 머리와 팔 등을 다쳐 약 두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유족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경감은 단기 기억 상실 판단을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불면과 불안 증세가 이어지던 중 지난해 10월 남구 한 대학교 사건 현장에 출동한 이후 트라우마가 재발해 열흘 가까이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A 경감은 올해 2월24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에서 서부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받았지만 정상적인 업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령 이후 몇 차례 연가를 사용했고 4월부터는 병가와 연가를 반복해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가족들은 상태가 악화되자 지난 13일부터 A 경감을 입원 치료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흉기 피습 트라우마로 지난 18일 사망한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 유가족들이 일선 경찰관들의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A 경감의 부인 양모(50)씨는 “남편이 사건 이후 매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기억력도 점점 흐려지고 판단도 어려워했다. 일상 생활 중에서 혹시라도 자기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았을까 봐 차량 블랙박스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돌려보기도 했다”며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죄책감이 굉장히 심했다. 2월 인사 발령 이후 제대로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현장 경찰관들이 사건 이후 정신적으로 무너져도 장기적으로 관리받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는 부족한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무상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실제 현장 경찰관들의 정신건강 악화 문제는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 소속 50대 경찰관이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2024년 충남 아산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자신이 근무하던 파출소 직원휴게실에서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경찰청은 경찰관들의 PTSD와 직무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에 ‘마음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지난 2014년 문을 열어 현재 상담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경찰관 상담은 ▲지정상담 ▲자발상담 ▲긴급상담 등으로 나뉘는데 긴급상담은 강력 사건이나 충격 사건을 경험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의무 상담이다. A 경감은 2024년 흉기 피습 사건 이후 4차례 긴급상담을 받았고 이후 자발적으로 1차례 추가 상담을 진행해 총 5차례 상담을 받았다.다만 이후 추가 상담은 본인 의지에 따라 진행되는 구조라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광주경찰청 마음동행센터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조직 특성상 스스로 상담을 요청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2023년 993명, 2024년 725명, 2025년 705명을 상담했다. 최근 3년간 상담 인원은 총 2천423명, 상담 횟수는 7천235회에 달하지만 이중 60% 이상은 본청이 특정 직무나 연령대를 지정해 실시하는 지정상담이였다.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상담을 받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동료들에게 근무 부담을 준다는 죄책감 때문에 치료가 필요해도 스스로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현재 경찰 마음동행센터 프로그램은 충격 사건 직후 단기 상담이나 이벤트성 대응에 머무르는 측면이 있다. PTSD는 시간이 지난 뒤 불면과 불안, 죄책감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기 추적 관리 체계와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 경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찰은 A 경감의 공무상 재해와 순직 인정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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