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둔덕서 회수 잔해서 발견
로컬라이저 포함 추가 수색 요구
총리실 2기 사조위 출범도 변수

재조사 과정에서 꾸준히 유해가 발견되는 등 초기 조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장기 폐쇄된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논의가 또 다른 변수를 맞았다.
사고 잔해 재조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희생자 유해가 추가로 발견되자 로컬라이저 콘크리트 둔덕을 포함한 사고 당시 현장 추가 수색 요구가 커지고 있는 데다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된 새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전수 재조사를 검토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빨라야 1년 뒤, 변수를 고려하면 2년 후 재개항을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2일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협의회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내 사고기 잔해 보관 장소에서 진행 중인 잔해 보관 개선 작업 과정에서 이날 유해로 추정되는 인골 24점과 유류품 48묶음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날 약 14㎝ 크기의 희생자의 뼈로 추정되는 물체도 발견됐다.

이날까지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유해는 모두 33점으로 늘었다. 앞서 지난달 11일부터 지난주까지 진행된 작업에서 발견된 유해 9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DNA 감식 결과 희생자 7명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길이 약 25㎝의 유해 1점은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부모의 정강이뼈로 확인됐다.
보관 개선 작업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하고 전남경찰청 과학수사계가 인체 조직 감정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날 분류 작업에서 확인된 마대자루 중에는 지난 1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현장 실사를 앞두고 수거된 잔해가 담긴 자루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자루에서 유해가 발견되자 유가족들은 초기 수습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는 “국정조사 현장 방문 직전 항철위가 현장 잔해를 급히 치운 정황이 드러났다”며 “로컬라이저 둔덕뿐 아니라 활주로 주변과 공항 담장 너머까지 전면적인 추가 수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유가족들은 새로 출범한 총리실 소속 2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기존 조사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요구하고 있다. 2기 사조위가 기존 조사 결과를 전면 재검토할지, 후속 조사만을 진행할 지에 따라 향후 조사 기간과 공항 재개항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사조위 독립성 강화을 위한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사고 원인 조사를 맡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 산하에서 국무총리실 산하로 이관됐다. 2기 사조위는 조사 체계를 정비해 이르면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류명진 사조위 사무국장은 “아직 위원회가 공식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상황이라 조사 방향을 말하기 어렵다”며 “기존 사조위 조사 결과를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할지, 이어서 후속 조사를 진행할지는 본격적인 논의 이후 결정될 것이다. 최대한 유가족 의견을 반영해 조사 방향을 정하게 될 것이다. 공식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라 조사 완료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조위가 1기 사조위 조사를 이어서 진행할지 전면 재조사할지 경정해야 하지만, 지속적인 유해 발견으로 원점에서 다시 조사할 필요성이 강해졌다.
여기에 유가족들의 요청에 따라 보관장소 뿐 아니라 로컬라이저 등 사고 현장의 추가 수색 등을 고려하면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시점은 짧게 잡아 1년 후, 길게는 2~3년후 까지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유가족협의회는 “사조위가 재조사를 통해 현장에 더 이상 유해가 남아 있지 않고 잔해가 제대로 보존됐다는 믿음을 주지 않는 한 로컬라이저 철거 등 재개항 논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보관장소 재조사는 물론 사고 현장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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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막은 경찰관 끝내 숨져...트라우마에 무너진 ‘치안 최전선’
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구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광주 남구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당시 피의자를 제압하다 크게 다친 50대 경찰관이 끝내 숨을 거뒀다.지난 2024년 사건 이후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불면, 기억장애 등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력 사건 현장에 반복 노출되는 현장 경찰관들에 대한 장기적 정신 치료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9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은 전날 광주 한 병원에서 숨졌다. A 경감은 2024년 4월19일 사건 당시 광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 소속으로 동료 경찰관 2명과 함께 광주 남구 송하동에서 행인을 폭행하고 흉기를 휘두르던 50대 난동범을 제압하다 길이 25㎝가량의 톱에 머리와 팔 등을 다쳐 약 두 달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유족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A 경감은 단기 기억 상실 판단을 받았으며 최근까지도 당시 상황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 불면과 불안 증세가 이어지던 중 지난해 10월 남구 한 대학교 사건 현장에 출동한 이후 트라우마가 재발해 열흘 가까이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A 경감은 올해 2월24일 남부경찰서 효덕지구대에서 서부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받았지만 정상적인 업무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령 이후 몇 차례 연가를 사용했고 4월부터는 병가와 연가를 반복해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가족들은 상태가 악화되자 지난 13일부터 A 경감을 입원 치료하도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광주 한 장례식장에서 흉기 피습 트라우마로 지난 18일 사망한 광주 서부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A 경감 유가족들이 일선 경찰관들의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A 경감의 부인 양모(50)씨는 “남편이 사건 이후 매일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기억력도 점점 흐려지고 판단도 어려워했다. 일상 생활 중에서 혹시라도 자기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았을까 봐 차량 블랙박스를 하루 종일 반복해서 돌려보기도 했다”며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다는 죄책감이 굉장히 심했다. 2월 인사 발령 이후 제대로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스스로 더 힘들어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현장 경찰관들이 사건 이후 정신적으로 무너져도 장기적으로 관리받거나 보호받을 수 있는 제도는 부족한 것 같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공무상 트라우마 치료 체계를 제대로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호소했다.실제 현장 경찰관들의 정신건강 악화 문제는 전국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전남 여수의 한 파출소 소속 50대 경찰관이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2024년 충남 아산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자신이 근무하던 파출소 직원휴게실에서 권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경찰청은 경찰관들의 PTSD와 직무 스트레스 등을 관리하기 위해 전국에 ‘마음동행센터’를 운영 중이다.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지난 2014년 문을 열어 현재 상담사 2명이 근무하고 있다.경찰관 상담은 ▲지정상담 ▲자발상담 ▲긴급상담 등으로 나뉘는데 긴급상담은 강력 사건이나 충격 사건을 경험한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의무 상담이다. A 경감은 2024년 흉기 피습 사건 이후 4차례 긴급상담을 받았고 이후 자발적으로 1차례 추가 상담을 진행해 총 5차례 상담을 받았다.다만 이후 추가 상담은 본인 의지에 따라 진행되는 구조라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광주경찰청 마음동행센터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편이다. 조직 특성상 스스로 상담을 요청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실제로 광주 마음동행센터는 2023년 993명, 2024년 725명, 2025년 705명을 상담했다. 최근 3년간 상담 인원은 총 2천423명, 상담 횟수는 7천235회에 달하지만 이중 60% 이상은 본청이 특정 직무나 연령대를 지정해 실시하는 지정상담이였다.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 조직 내부에서는 상담을 받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위기가 여전히 존재한다. 동료들에게 근무 부담을 준다는 죄책감 때문에 치료가 필요해도 스스로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현재 경찰 마음동행센터 프로그램은 충격 사건 직후 단기 상담이나 이벤트성 대응에 머무르는 측면이 있다. PTSD는 시간이 지난 뒤 불면과 불안, 죄책감 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장기 추적 관리 체계와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광주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A 경감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경찰은 A 경감의 공무상 재해와 순직 인정 여부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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