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 400명 조사
비공식 취업 경로 의존
의사소통 어려움 47.8%
돌봄 부담에 이직도 제한
체류기간별 정책 등 필요

#광주 광산구에 10년째 거주 중인 베트남 국적의 결혼이주여성 A(34)씨는 최근 구직에 나섰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민이 깊다. 지난해 같은 나라 출신 지인의 소개로 동네 식당에서 설거지와 재료 손질을 하는 주방 보조 일을 시작했지만, 유치원생 자녀를 돌보면서 일을 병행하기 쉽지 않았다. A씨는 “아이를 돌보면서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고 싶지만 취업 정보도 부족하고 기회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았지만 광주 지역 결혼이주여성들의 취업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체류에도 언어와 돌봄 부담 등이 겹치며 노동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광주여성가족재단이 발간한 ‘광주지역 결혼이주여성 취업 실태와 정책과제’에 따르면 광주 지역 결혼이주여성 400여명을 대상으로 취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결혼이주여성은 체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귀화와 한국어 소통, 경제활동 참여 비율이 함께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취업 과정에서는 여전히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도 공공기관보다 지인 소개 등 비공식 경로 의존도가 높아 정보 접근성의 한계도 드러났다.
응답자 가운데 현재 직장에 대한 정보 획득 경로로 본국인 친구·이웃의 소개를 꼽은 비율이 35.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온라인 사이트 검색 22.6%, 한국인 친구·이웃 소개 13.2% 순이었다. 반면 공공기관(8.8%)이나 외국인 지원기관(8.2%), 사설 직업알선기관(3.8%)을 통한 취업은 매우 적었다.
근무 중 겪는 어려움으로는 의사소통 문제가 47.8%로 가장 많았고 문화적 차이 45.9%, 건강에 좋지 않은 작업 환경 34.0% 등이 뒤를 이었다.
언어문화 장벽은 취업 준비 과정뿐 아니라 실제 업무 수행에도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취업 정보를 얻거나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직장 내에서도 업무 이해나 동료와의 소통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활용하기보다 단순 서비스업이나 생산직 등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일자리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육아와 가사 부담 역시 결혼이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녀 양육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시간 근무가 어려워 취업을 포기하거나 단시간 일자리를 선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퇴사·이직을 경험한 응답자 가운데 36.6%는 가사와 육아·돌봄 부담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결혼이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개인의 생계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통합과 지속 가능한 인구 구조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재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혼이주여성의 노동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기관 간 네트워크·협력 확대, 취업자 사후 관리 시스템 마련, 체류 기간별 맞춤형 지원 정책, 수요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 기획·운영, 가사 및 자녀 돌봄 지원 정책의 다국어 홍보와 접근성 확대, 배우자 및 사업주의 다문화 감수성 제고 등 종합적인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특히 단순한 일자리 알선에 그치지 않고 결혼이주여성의 경력과 역량을 고려한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광주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결혼이주여성의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해 수요자 중심의 유연한 행정 체계로 지원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기관 간 유기적 연계 의무화, 자조 모임을 통한 동기부여 확대, 개별 맞춤형 취업 전문 상담사 역할 부여 등을 통해 건강한 임금노동 환경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4년 기준 광주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은 6천956명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1천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계 965명, 필리핀과 캄보디아가 각각 289명으로 나타났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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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는데 이제야”...1년4개월 만에 찾은 딸 목걸이
지난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민·관·군·경 합동 유해 수색 중에 희생자의 것인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멀리서 보고 농담처럼 ‘우리 딸 목걸이 같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딸 목걸이가 맞았던거에요.”김성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15일 유해 재수색 현장에서 딸의 유류품을 확인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김 이사는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유해 재수색 과정에서 목걸이와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하고 딸과 아내의 물건임을 직감했다. 목걸이는 여행 당시 사진 속 딸이 착용하고 있던 것이며, 귀걸이 역시 평소 아내와 딸이 함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김 이사는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의 물건이 발견된 시점이 수색 종료가 선언된 직후였다. 대부분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경찰의 당일 수색 결과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 두 분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며 “그 때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유가족들 사이에서 저희 딸 물건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아 확신이 없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하는 순간 단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김 이사 가족의 유류품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사고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사연과 사진을 공유해왔기 때문이다.김 이사의 아내와 딸은 함께 떠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이후 1년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가족의 유해와 유류품을 대부분 찾지 못하고 있었다.김 이사는 “사고 당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핸드백과 샌들 일부뿐이었고 아내와 딸의 짐이 담긴 캐리어나 개인 물품 등은 찾지 못했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하나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김 이사는 수색 4일차인 16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수색 종료 직후 발견돼 추가 수색이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라도 발견 지점 주변에서 딸과 아내의 물건을 더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날 발견된 목걸이와 귀걸위 외에 가족의 유류품은 없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현재 그는 딸과 아내의 물건을 아직 인계받지 않은 상태다. 당장 인계받을 수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유가족들을 고려해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원하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저만 먼저 받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매물망 가족의 유해와 물건을 찾기를 기다리는 다른 유가족들에게 미안해 다같이 인계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참사 현장 유해 재수색은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경찰, 군, 소방 등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수색 4일차인 16일 하루에만 유해추정 111점이 발견됐다. 이날까지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누계는 226점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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