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주·전남 반납률 2% '저조'
지자체, 현금성 지원통해 반납 독려
농촌·외곽마을 '이동권 보장' 필수
"해외 조건부 면허 방식 검토해야"

고령자 면허 자진 반납 인센티브 제도가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지만 광주·전남 반납률은 여전히 2%대에 머물고 있다. 농촌과 도심 외곽에서는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고 싶어도 내려놓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농번기가 시작된 농촌은 이동이 늘어나는데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자주 찾아야 하는 등 자가 운전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면허 반납 시 지급되는 10만~50만원의 지원금으로는 고령자의 운전 미숙 등을 막는 대안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광주·전남경찰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광주지역 65세 이상 면허 소지자는 13만4천172명이며 이 가운데 3천214명이 자진 반납해 반납률은 약 2.4%로 집계됐다. 전남은 23만2천135명 중 4천223명이 반납해 반납률은 약 1.8% 수준이다. 광주·전남 고령 운전자 약 2%만이 운전대를 내려놓은 셈이다. 지역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건수는 2022년 6천615건, 2023년 6천93건, 2024년 5천478건으로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전국적으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는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국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천72건에서 2024년 4만2천369건으로 증가했다.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2020년 전체 교통사고의 14.8% 수준이었지만 2024년에는 21~22%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2024년 고령운전자 사고 사망자는 761명으로 ,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0%에 이른다. 고령을 나누는 65세를 기준으로 65세 미만의 사고율은 4.04% 65세 이상은 4.57%로 고령으로 갈수록 사고 발생 비율이 약 13%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광주시는 고령운전자의 사고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2019년부터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전남은 시·군별로 20만~50만원 상당의 지역화폐 등을 지원하며 면허 자진 반납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도심 외곽과 농촌 주민들은 현금성 지원보다 이동권 보장이 더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 외곽, 농촌 마을 버스정류장에는 버스 도착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버스정보시스템(BIS)이나 스마트 정류장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배차 간격이 길고 교통 상황에 따라 도착 시간이 달라지다 보니 면허를 반납하면 이동 자체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광주 광산구 삼도동 회룡마을 주민 이대순(76)씨는 “남편이 79살인데 아직 면허 반납할 생각이 없다. 무릎이 안좋아 병원도 주기적으로 가야 하고 농사일도 해야 한다”며 “마을로 들어오는 유일한 시내버스인 송정 97번은 1시간30분에 한 대씩 선다. 삼도동 행정복지센터를 가려면 버스로 20분이 걸리는데 배차가 크다보니 1시간 씩은 한 없이 기다릴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70대 주민 김모씨도 “동네가 너무 외곽에 있다보니 주변에 큰 마트 하나 없다. 하나로마트는 차로 10분이 걸리는데 버스로는 30분이 걸린다. 30분도 제때 왔을 때 기준일 뿐이다. 버스가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실시간 도착 정보를 알 수도 없는데 누가 면허를 반납하려고 하겠나. 당장에 삶을 살아가는데 자동차가 꼭 필요하다보니 동네에서 면허를 반납했다는 사람이 있다는 걸 들어 본 적도 없다”고 호소했다.
해외에서는 일괄적인 면허 반납 대신 조건부 운전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신체 능력 평가 결과에 따라 야간 운전이나 고속도로 주행을 제한하고, 일정 반경 내 운행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면허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은 비상제동장치와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이 장착된 차량에 한해 운전할 수 있는 고령자 전용 면허 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는 해외에서도 운영되는 제도인 만큼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다”며 “다만 농촌, 도심 외곽 지역의 교통 여건과 함께 우리 사회 정서와 공감대, 헌법상 이동의 자유 등을 고려해 공청회 등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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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홀짝·5부제 첫날···"외곽 출퇴근은 어쩌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에 한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강주비 기자
“평소 이용하지 않던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으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첫날, 광주 도심 출근길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주차난은 완화됐지만 대중교통 여건과 생활 패턴 차이에 따른 불편도 동시에 드러났다.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 안내 등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세밀한 보완책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강주비 기자8일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 평소 출근 차량이 길게 줄을 이루던 시간대였지만 이날은 차량 흐름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구에는 청원경찰 3명이 배치돼 차량 번호를 거듭 확인하며 “직원인가요, 민원인이신가요”라고 묻기를 반복했다. 홀짝제와 5부제가 동시에 적용되면서 출입 기준이 달라진 탓에 현장에서는 차량 구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민원인 차량 일부는 주차장 앞 안내 표지판을 확인한 뒤 급히 방향을 틀기도 했다. 다만 기존에도 5부제를 경험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큰 혼선 없이 제도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광산구 청원경찰은 “현재까지 마찰이나 혼선은 없었다”며 “첫날인 만큼 민원인을 위해 오후 6시까지 현장 안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시청 일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청사 출입구 주변에는 ‘5부제 동참’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됐고, 직원들은 캠페인을 벌이며 제도 홍보에 나섰다. 차량 대신 도보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늘었고, 자전거 거치대에는 평소보다 많은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섰다.이곳 역시 전반적으로 원활히 제도가 운영됐지만, 시행 첫날인 만큼 혼선도 일부 나타났다. 끝자리 제한 요일을 착각해 차단기 앞에서 후진하거나, 직원 안내를 받은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드물게 포착됐다.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 서구청 직원이 주차장 관리 직원에게 세부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주차장 안내를 하던 직원은 “날짜를 착각해 되돌아간 직원 차량은 1대뿐이었다”며 “민원인은 5부제 시행을 모르고 오는 사례가 10여대 정도 있었다. 서류 제출 등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민원의 경우 갓길에 잠시 정차한 뒤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도 5부제를 시행했다. 이날 현장을 점검하던 구청 직원들은 주차장을 돌며 단속 대상 차량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 직원들에게 세부 지침을 전달했다. 전날부터 주차돼 있던 차량에는 안내문을 부착해 혼선을 줄이려는 모습도 보였다.서구 관계자는 “전날부터 주차해 놓은 미출차 차량은 단속 대상이 아님을 알리는 안내문을 꽂아 혼선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공영주차장은 물론 시행 대상이 아닌 주차장들도 혼잡 여부를 점검하며 5부제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해진 공무원들은 이동 시간 증가와 업무 효율 저하를 우려했다. 동일한 홀짝 번호 차량을 보유한 가구를 중심으로 차량 2부제에 맞추기 위한 번호판 변경 문의가 각 자치구에 잇따르기도 했다.북구에서 서구청으로 출근하는 A씨는 “환승 대기 시간이 길어 결국 정류장에서 청사까지 걸어왔다. 오전부터 5천보 넘게 걸어 힘들다”며 “현장 업무를 나갈 때도 차량 배차를 먼저 고민해야 해 불편이 크다”고 토로했다.광산구청 직원 B씨는 “외곽 지역은 버스 노선 자체가 부족해 카풀이나 차량 공유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근무지에 따라 체감되는 불편 정도가 크게 다르다”고 했다.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으로 출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생활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이 한산하다. 강주비 기자시민들 사이에서도 제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직장인 양소라(34)씨는 “2부제까지 시행되니 상황의 심각성은 체감된다”면서도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에 대해 차등을 두지 않고 그냥 불편을 감수하라는 방식은 아쉽다”고 말했다.공영주차장 이용 정보 부족도 문제로 지목됐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 등에서는 5부제 시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외근이 잦다는 윤모(38)씨는 “업무 특성상 공영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데, 지도 앱에는 5부제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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