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 민원 접수 후 행정지도
광신대·호남신학대도 동일 기준
종립대학 채용 관행...인권위 “고용 차별”

광주 지역 종립대학(특정 종교 재단이 설립·운영하는 대학)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세례교인’을 필수 지원 자격으로 제한하면서 고용 기준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일고 있다. 종립대학 설립 목적에 따른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직무와 무관한 종교 제한은 차별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남구 기독간호대학교는 지난 1월 직원 채용 공고에서 행정직 직원 지원 자격으로 ‘기독교 세례교인(혹은 1년 이내 가능한 자)’을 명시했다. 채용 분야는 행정 및 기자재 관리 등 일반 행정 업무지만 종교인이 필수 지원 요건으로 제시되는 등 세례증명서 제출도 포함돼 있다.
해당 채용 공고는 최근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되면서 논쟁의 대상이 됐다. 광주고용노동청은 지난달 초 종교인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채용 자격이 차별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으며, 해당 민원은 교육부를 거쳐 노동청으로 이관됐다. 노동청은 지난 2월12일 대학 측에 채용 공고 기준을 ‘우대’ 등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는 행정지도를 실시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관련 법령에 명확한 처벌 규정이 있는 사안은 아니어서 강제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지원 자격에 특정 종교를 필수 조건으로 명시한 부분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위반 소지가 있어 향후 구인 또는 채용 공고를 낼 때 유의해 달라는 취지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대학 측은 차별을 위한 규정이 아니라 학교 정체성에 따른 기준이라는 입장이다.
기독간호대학교 관계자는 “세례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무조건 불합격이 되는 것은 아니고 필요한 인재라면 채용이 가능하다. 합격 이후 종교를 가지게 되는 것을 전제해 채용한 경우도 있다”며 “기독교 학교이기 때문에 정체성에 따라 채용 공고를 낼 때 세례교인이라고 명시하고 있었다. 최근 노동청 지도가 있었던 만큼 내부적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광주 내 다른 종립대학에서도 유사한 채용 기준이 확인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광신대학교는 가장 최근인 2024년 직원 채용 공고에서 세례교인을 지원 자격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출석 교회 담임목사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광신대학교 측은 “우리 대학은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대학이기 때문에 학교의 신앙 정체성을 고려한 채용 기준이 있다”면서도 “최근 논란이 있는 만큼 관련 기준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호남신학대학교 역시 직원 채용 공고에서 세례교인을 필수 지원 자격으로 명시했으나 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종립대학이 직원 채용 과정에서 종교 자격을 요구하는 관행에 대한 논쟁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숭실대학교가 교직원 채용 시 지원 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한 것에 대해 종교를 이유로 한 고용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관련 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2018년에도 같은 사안에 대해 시정 권고를 했으나 숭실대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인권위는 “종립학교라 하더라도 성직자를 양성하는 목적이 아닌 일반 대학의 경우 교직원 업무 수행에 특정 종교가 필수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원 자격 단계에서 비기독교인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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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는데 이제야”...1년4개월 만에 찾은 딸 목걸이
지난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민·관·군·경 합동 유해 수색 중에 희생자의 것인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멀리서 보고 농담처럼 ‘우리 딸 목걸이 같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딸 목걸이가 맞았던거에요.”김성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15일 유해 재수색 현장에서 딸의 유류품을 확인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김 이사는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유해 재수색 과정에서 목걸이와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하고 딸과 아내의 물건임을 직감했다. 목걸이는 여행 당시 사진 속 딸이 착용하고 있던 것이며, 귀걸이 역시 평소 아내와 딸이 함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김 이사는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의 물건이 발견된 시점이 수색 종료가 선언된 직후였다. 대부분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경찰의 당일 수색 결과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 두 분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며 “그 때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유가족들 사이에서 저희 딸 물건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아 확신이 없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하는 순간 단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김 이사 가족의 유류품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사고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사연과 사진을 공유해왔기 때문이다.김 이사의 아내와 딸은 함께 떠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이후 1년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가족의 유해와 유류품을 대부분 찾지 못하고 있었다.김 이사는 “사고 당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핸드백과 샌들 일부뿐이었고 아내와 딸의 짐이 담긴 캐리어나 개인 물품 등은 찾지 못했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하나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김 이사는 수색 4일차인 16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수색 종료 직후 발견돼 추가 수색이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라도 발견 지점 주변에서 딸과 아내의 물건을 더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날 발견된 목걸이와 귀걸위 외에 가족의 유류품은 없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현재 그는 딸과 아내의 물건을 아직 인계받지 않은 상태다. 당장 인계받을 수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유가족들을 고려해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원하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저만 먼저 받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매물망 가족의 유해와 물건을 찾기를 기다리는 다른 유가족들에게 미안해 다같이 인계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참사 현장 유해 재수색은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경찰, 군, 소방 등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수색 4일차인 16일 하루에만 유해추정 111점이 발견됐다. 이날까지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누계는 226점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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