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 도로 교통량 많아 혼잡… 역주행 부추기는 구도
“거주민은 다닐 수 있는 방안 마련 나서야” 민원 제기

광주 북구 광주예술의전당 인근 주택가 골목이 진입금지로 묶이면서 주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60여m 남짓한 골목을 두고도 인근 주민들은 매번 예술의전당을 가로질러 귀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3일 오후 2시께 찾은 광주 북구 운암2동 광주예술의전당 후문부터 시작되는 금호로108번길 일부 구간. 인근 어린이집을 기준으로 예술의전당 후문으로 향하는 위쪽 도로는 ‘진입금지’가 표시된 일방통행 구간이다. 해당 도로의 길이는 약 62m에 불과하지만 차량 진입이 차단돼 이곳에 있는 빌라 2곳과 꽃집, 일반주택 1곳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큰 도로로 다시 나와 예술의전당으로 들어간 뒤 후문으로 빠져나오는 우회로를 택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내려오는 차량이 뜸한 틈을 이용해 역주행을 선택하는 모습이 자주 확인됐다. 주민들이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역주행하거나 도로가 차량 방향을 바꾸기 위한 운전자들의 회차 공간처럼 활용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예술의전당을 통과해 후문으로 빠져나오는 차량의 흐름은 끊이지 않았다.
산책하며 이 일대를 자주 지나다닌다는 최모(64)씨는 “배달 차량들은 시간이 생명이다 보니 역주행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이 골목에도 빌라와 주택이 있어 물건을 내려놓기 위해 진입금지를 무시하고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도로가 워낙 짧다 보니 그런 선택을 하는 것 같은데, 예술의전당에서 나오는 차량도 적지 않아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해당 구간 빌라에 거주하는 김모(59)씨는 “집에 들어갈 때마다 예술의전당을 한 바퀴 돌아야 한다. 이 골목 안쪽에 사는 주민들은 차가 없을 때 대부분 역주행해 집으로 들어간다.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10초도 채 안걸리는 짧은 거리인데 바로 보이는 집을 두고 예술의전당을 가로질러 돌아가야 하는 게 가장 답답하다. 오후 5시부터 시작되는 퇴근 시간에는 짧게는 20분부터 2시간까지 차들로 집 앞 도로가 꽉 막혀 옴짝달싹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네비게이션앱에서 해당 구간에 있는 꽃집을 출발지로, 이곳 도로로 올라 오는 우회전 분기점인 카페를 목적지로 지정할 시 거리는 약 156m인 반면 출발지와 목적지를 바꿀 경우 이동거리가 약 838m까지 늘어난다. 62m 아주 짧은 진입금지 도로로 거리가 5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다 예술의전당으로 들어 가는 우회 경로는 반드시 북문대로를 거쳐야 하는데 이곳은 수완, 첨단지구 등으로 향하는 간선도로 진입 방향이자 운암사거리 인근으로 교통량이 많아 혼잡도가 높은 구간이다.
주민들은 불편의 원인이 일방통행 자체가 아니라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는 선택지가 아예 차단돼 있다는 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짧은 구간이라도 진입이나 방향 전환이 가능했다면 불편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불편은 민원으로도 제기됐다. 운암2동 예술의전당 후문 진입로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북구 누리집 고충민원 접수창구에는 통행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민원에서 주민은 “진입금지 이후 빌라 2곳, 일반주택 1곳, 꽃집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가 시 복잡한 운암동을 지나야 하고, 예술의전당 차단기가 내려져 있을 경우에는 진입금지를 무시하고 집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진입금지 라인을 거주민이 다닐 수 있도록 조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부경찰서는 “해당 구간이 일방통행로가 된 지 10여년이 넘어서 자료보존 기간이 지나 심의 자료를 찾을 수 없어 정확히 어떤 이유로 언제 지정이 된지 확인할 수 없다”며 “경찰이나 안전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은 거의 없는 편이다. 도로가 짧고 거주 주민이 많지 않아 신고로 이어지지 않은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설정된 점 등을 고려해 현재의 통행 방식이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민원이 누적되고 교통량과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심의를 거쳐 노면 표시 변경 등 조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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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는데 이제야”...1년4개월 만에 찾은 딸 목걸이
지난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민·관·군·경 합동 유해 수색 중에 희생자의 것인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멀리서 보고 농담처럼 ‘우리 딸 목걸이 같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딸 목걸이가 맞았던거에요.”김성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15일 유해 재수색 현장에서 딸의 유류품을 확인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김 이사는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유해 재수색 과정에서 목걸이와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하고 딸과 아내의 물건임을 직감했다. 목걸이는 여행 당시 사진 속 딸이 착용하고 있던 것이며, 귀걸이 역시 평소 아내와 딸이 함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김 이사는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의 물건이 발견된 시점이 수색 종료가 선언된 직후였다. 대부분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경찰의 당일 수색 결과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 두 분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며 “그 때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유가족들 사이에서 저희 딸 물건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아 확신이 없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하는 순간 단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김 이사 가족의 유류품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사고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사연과 사진을 공유해왔기 때문이다.김 이사의 아내와 딸은 함께 떠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이후 1년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가족의 유해와 유류품을 대부분 찾지 못하고 있었다.김 이사는 “사고 당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핸드백과 샌들 일부뿐이었고 아내와 딸의 짐이 담긴 캐리어나 개인 물품 등은 찾지 못했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하나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김 이사는 수색 4일차인 16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수색 종료 직후 발견돼 추가 수색이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라도 발견 지점 주변에서 딸과 아내의 물건을 더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날 발견된 목걸이와 귀걸위 외에 가족의 유류품은 없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현재 그는 딸과 아내의 물건을 아직 인계받지 않은 상태다. 당장 인계받을 수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유가족들을 고려해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원하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저만 먼저 받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매물망 가족의 유해와 물건을 찾기를 기다리는 다른 유가족들에게 미안해 다같이 인계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참사 현장 유해 재수색은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경찰, 군, 소방 등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수색 4일차인 16일 하루에만 유해추정 111점이 발견됐다. 이날까지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누계는 226점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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