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국기 게양해야 돼요?”···3·1절 코 앞 불구 광주 태극기 판매량 ‘9개’

입력 2026.02.28. 13:30 강주비 기자
올해 두달 한자릿수 지난해도 50여개 그쳐
광산구 2년 연속 0…인식 저하 탓 감소 뚜렷
제80주년 광복절인 지난해 8월15일 대구의 한 아파트에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뉴시스

제107주년 3·1절을 앞두고 있지만, 광주시의 올해 태극기 판매 실적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일부 자치구는 2년 연속 판매 ‘0건’을 기록하며 사실상 해당 사업이 유명무실해진 형국이다.

특히 국경일에도 국기 게양을 필수로 인식했던 과거에 비해 변화된 인식 변화가 태극기 판매량 저조의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6일 광주 5개 자치구에 따르면, 동구·서구·남구·북구·광산구는 구청 민원실과 행정복지센터 등을 통해 태극기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3·1절을 코앞에 둔 시점에도 판매 실적은 저조하다. 올해 들어 두 달간 판매량이 5개를 넘긴 자치구는 한 곳도 없다.

동구는 13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구청에서 태극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올해 1~2월 판매량은 구청 2개, 충장동 2개, 지원2동 1개 등 총 5개에 그쳤다.

서구는 18개 동 행정복지센터와 구청 민원봉사과에서 판매를 이어가고 있으나 같은 기간 3개 판매에 머물렀다.

위탁업체가 동 행정복지센터별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판단에서 판매처를 구청으로 일원화한 북구는 1개 판매에 그쳤다.

광산구는 구청 민원실과 송정1동·우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만 2년 연속 판매량이 0개다. 사실상 수요가 없는 상황이다.

남구는 태극기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다. 남구 관계자는 “구매 문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해 전체 판매량을 합쳐도 자치구별로 한 달에 1~2개 판매에 머무는 수준이다. 지난해 판매량은 동구 13개, 서구 28개, 북구 12개로 확인됐다.

자치구들은 판매처를 유지하고 있으나 실제 구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 각 동 행정복지센터마다 일정 수량을 비치하던 방식에서 최근에는 구청으로 일원화하거나 최소 수량만 보관하는 등 운영 규모를 줄이고 있다. 판매처 축소는 수요 감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태극기 보관 부담도 적지 않다. 미리 구입해 둔 태극기를 장기간 보관할 경우 색이 바래거나 훼손될 우려가 있어 적정 보유량을 예측하기 어렵다. 판매량이 연간 수십 개 수준에 머물면서 재고 관리의 효율성 문제도 제기된다.

판매 부진의 배경으로는 구매 경로 다변화가 거론된다.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일부 기관이나 단체에서 무료 배포도 이뤄지면서 굳이 구청이나 행정복지센터를 찾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경일마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에서 태극기 게양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단순한 판매 경로 변화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주거 형태 변화와 인식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3·1절을 앞두고 게양을 독려하고 있지만 직접 구매하러 오는 시민은 거의 없다”며 “국기 게양 문화가 예전과는 달라진 것 같다. 홍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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