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자체 의미 크다” 평가 속 상무관 등 "보완 필요" 제기

5·18 당사자들이 1980년 5월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21년 만에 다시 찾았다. 46년 전 총성과 함성이 뒤엉켰던 공간을 채운 전시물를 둘러본 이들은 “복원 자체는 의미가 크지만, 일부 전시에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6일 오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원 15명은 최근 복원·개방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찾았다.
도청 외부를 둘러보던 회원들은 본관 외벽의 탄흔 의심 흔적과 1층 복도 벽면에 남은 총탄 자국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 회원은 “무수히 많은 총알 소리가 마치 비 쏟아지듯 했지”라고 낮게 말했고, 또 다른 회원은 “내 기억엔 이것보다 더 많은 탄흔이 날아왔어”라며 벽면을 응시했다.
시민들에게 마지막까지 도청 상황을 알렸던 방송실에 들어선 한 회원은 마지막 방송 전시 영상을 보며 “맞아, 저 말을 했었어…”라며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진압봉이 전시된 공간에서도 당시를 떠올리듯 고개를 젓는 모습이 이어졌다.

유족들은 복원 자체의 의미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전시 콘텐츠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영자 5·18유족회 부회장은 “열사들이 돌아가신 장소를 다시 복원해 공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가장 아픈 공간을 다시 열어준 데에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전시는 사진 기록을 토대로 구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열사의 사망 장소가 유족들이 기억하는 장소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당시 시신이 여러 차례 옮겨진 과정이 있었던 만큼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행수 5·18유족회 홍보국장은 도청 본관 앞 바닥에 설치된 이름 팻말과 관련해 “바닥에 설치돼 있어 무심코 밟힐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추모와 기억의 상징으로서 격을 갖추려면 흉상이나 태극기, 무궁화 등 상징적 요소를 더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상무관은 열사들의 관이 놓이고 태극기가 덮여 있던 상징적 공간”이라며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그 비통함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관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상징적으로라도 공간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5·18민주유공자유족회를 비롯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부상자회, 오월어머니집 등 오월단체 관계자들도 옛 전남도청을 관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8일 시범운영을 앞두고 오월단체가 먼저 관람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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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는데 이제야”...1년4개월 만에 찾은 딸 목걸이
지난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민·관·군·경 합동 유해 수색 중에 희생자의 것인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멀리서 보고 농담처럼 ‘우리 딸 목걸이 같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딸 목걸이가 맞았던거에요.”김성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15일 유해 재수색 현장에서 딸의 유류품을 확인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김 이사는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유해 재수색 과정에서 목걸이와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하고 딸과 아내의 물건임을 직감했다. 목걸이는 여행 당시 사진 속 딸이 착용하고 있던 것이며, 귀걸이 역시 평소 아내와 딸이 함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김 이사는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의 물건이 발견된 시점이 수색 종료가 선언된 직후였다. 대부분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경찰의 당일 수색 결과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 두 분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며 “그 때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유가족들 사이에서 저희 딸 물건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아 확신이 없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하는 순간 단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김 이사 가족의 유류품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사고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사연과 사진을 공유해왔기 때문이다.김 이사의 아내와 딸은 함께 떠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이후 1년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가족의 유해와 유류품을 대부분 찾지 못하고 있었다.김 이사는 “사고 당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핸드백과 샌들 일부뿐이었고 아내와 딸의 짐이 담긴 캐리어나 개인 물품 등은 찾지 못했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하나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김 이사는 수색 4일차인 16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수색 종료 직후 발견돼 추가 수색이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라도 발견 지점 주변에서 딸과 아내의 물건을 더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날 발견된 목걸이와 귀걸위 외에 가족의 유류품은 없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현재 그는 딸과 아내의 물건을 아직 인계받지 않은 상태다. 당장 인계받을 수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유가족들을 고려해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원하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저만 먼저 받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매물망 가족의 유해와 물건을 찾기를 기다리는 다른 유가족들에게 미안해 다같이 인계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참사 현장 유해 재수색은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경찰, 군, 소방 등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수색 4일차인 16일 하루에만 유해추정 111점이 발견됐다. 이날까지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누계는 226점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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