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전 악몽 떠올라···" 복원된 옛 전남도청 찾은 5·18 유족들

입력 2026.02.26. 17:06 강주비 기자
오월단체들 시범운영 전 관람, 탄흔·방송실서 발걸음 멈추기도
“복원 자체 의미 크다” 평가 속 상무관 등 "보완 필요" 제기
25일 오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최근 복원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5·18 당사자들이 1980년 5월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21년 만에 다시 찾았다. 46년 전 총성과 함성이 뒤엉켰던 공간을 채운 전시물를 둘러본 이들은 “복원 자체는 의미가 크지만, 일부 전시에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26일 오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원 15명은 최근 복원·개방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찾았다.

도청 외부를 둘러보던 회원들은 본관 외벽의 탄흔 의심 흔적과 1층 복도 벽면에 남은 총탄 자국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 회원은 “무수히 많은 총알 소리가 마치 비 쏟아지듯 했지”라고 낮게 말했고, 또 다른 회원은 “내 기억엔 이것보다 더 많은 탄흔이 날아왔어”라며 벽면을 응시했다.

시민들에게 마지막까지 도청 상황을 알렸던 방송실에 들어선 한 회원은 마지막 방송 전시 영상을 보며 “맞아, 저 말을 했었어…”라며 한동안 화면을 바라봤다. 진압봉이 전시된 공간에서도 당시를 떠올리듯 고개를 젓는 모습이 이어졌다.

25일 오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최근 복원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유족들은 복원 자체의 의미는 높게 평가하면서도, 일부 전시 콘텐츠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영자 5·18유족회 부회장은 “열사들이 돌아가신 장소를 다시 복원해 공개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가장 아픈 공간을 다시 열어준 데에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전시는 사진 기록을 토대로 구성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부 열사의 사망 장소가 유족들이 기억하는 장소와는 일부 차이가 있다. 당시 시신이 여러 차례 옮겨진 과정이 있었던 만큼 정확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5·18민주유공자유족회가 최근 복원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을 방문해 전시를 관람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오행수 5·18유족회 홍보국장은 도청 본관 앞 바닥에 설치된 이름 팻말과 관련해 “바닥에 설치돼 있어 무심코 밟힐 수 있겠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추모와 기억의 상징으로서 격을 갖추려면 흉상이나 태극기, 무궁화 등 상징적 요소를 더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상무관은 열사들의 관이 놓이고 태극기가 덮여 있던 상징적 공간”이라며 “영상 콘텐츠만으로는 그 비통함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관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상징적으로라도 공간의 의미를 드러낼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5·18민주유공자유족회를 비롯해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부상자회, 오월어머니집 등 오월단체 관계자들도 옛 전남도청을 관람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28일 시범운영을 앞두고 오월단체가 먼저 관람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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