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100억 들여놓고 3년째 문 못 연 빛그린체육관

입력 2026.02.23. 07:41 강주비 기자
2023년 6월 준공 후 미개관
하루 예측 수요 10여명 그쳐
과거 감사서 설계 부실도 적발
연간 적자 6억~7억원 예상
"위탁기관과 협의해 대안 검토"
광주 시립빛그린체육관. 광주시 제공

100억원이 투입된 광주 빛그린산단 체육관이 준공 후 3년째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하루 10여명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이용 수요와 연간 수억원대 운영 적자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와 위탁 운영사인 광주도시공사가 손실 보전 방식 등을 두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관 시점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국비 50억원·시비 50억원 등 총 100억원이 투입된 시립 빛그린체육관은 지난 2023년 5월 광주 광산구 삼거동 빛그린산업단지 내에 준공됐다. 연면적 2천560.27㎡,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주차장과 수영장, 다목적체육관 등을 갖춘 복합체육시설이다. 광주도시공사가 위탁운영을 맡았다.

빛그린산단 근로자와 인근 주민의 생활체육 공간 확충이 목적이었지만, 준공 이후 개관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개관 지연 배경에는 수영장 수심 문제가 있었다. 감사 과정에서 수조가 설계보다 깊게 시공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전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수조 높이 조정과 탈의실 확충 등 개선 공사를 진행해 지난해 12월 마무리했다. 보완 공사에는 약 1억원이 투입됐다. 현재 시설 자체에는 법적·기술적 문제는 없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수영장 수심 문제 외에도 개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수요’다.

시는 하루 평균 이용객을 10여명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함평 쪽 산단이 아직 완전히 조성되지 않았고, 실제 근로 형태가 당초 예상과 달라 이용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빛그린체육관은 애초 산단 내 교대근무 인력을 주요 이용 대상으로 상정해 추진됐다. 하지만 실제 입주 기업 근로자들은 주간 근무 체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퇴근 후 곧바로 셔틀버스를 이용해 외부 주거지로 이동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산단 내 체류 시간이 짧아 퇴근 이후 체육관을 이용할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 근무하는 30대 A씨는 “퇴근하면 바로 셔틀을 타고 집으로 이동하고, 자가용 이용자들도 교통 체증을 우려해 곧바로 퇴근한다”며 “시설이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용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로 인한 운영 적자 우려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평동산단 인근 시립광주평동체육관 역시 연간 4억~5억원가량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빛그린체육관 역시 현시점에서 운영할 경우 연간 6억~7억원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무등·평동체육관을 포함해 3곳의 시립체육관 동시 운영하면 연간 적자가 14억~15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수요 예측이 충분한 절차를 거쳤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별도의 온라인 설문이나 현장 수요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고, 평동체육관 이용 실적과 주변 인구·산단 근로자 수를 토대로 추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산단 근로자들을 상대로 설문을 진행하면 개관 자체에는 동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 이용으로 이어질 수요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개관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적자 부담을 누가 감당하느냐’에 있다. 시는 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개관을 희망하고 있으나, 실제 적자 부담을 안게 되는 광주도시공사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공공체육관 특성상 적자는 불가피하다. 열었다가 다시 닫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신중히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저희는 우선 운영을 해보자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가 일정 부분 손실을 보전하는 방안도 포함해 도시공사와 협의 중이며, 적정한 운영 방안을 마련해 개관 시점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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