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위협' 민원에 라이더들 일정 거리 걸어서 이동
'손해다' 배달 거부…"콜 안잡혀 손해" vs "쾌적"

광주 대표 상권인 충장로에 올 초 배달의민족 생필품 즉시 배송 서비스 업체 ‘비마트’가 들어선 뒤 배달 오토바이 통행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단속이 강화되자 비마트 인근 상인들은 오토바이 감소를 반기는 반면, 충장로 안쪽 상인들 사이에서는 배달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이해관계가 갈리는 모습이다.
무등일보가 지난 6일 오후 12시께 방문한 충장로에서는 점심시간을 맞아 배달 오토바이들이 일대를 오가고 있었지만 눈에 띄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비마트가 입점한 갤러리존 앞에서는 일부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를 타지 않은 채 걸어서 매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배달 헬멧을 쓴 기사들이 도보로 매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은 이 일대에서만 보이는 낯선 풍경이다.
비마트 인근 디저트 카페 앞 주차장에는 라이더 전용 주차 구역이 마련돼 있었다. 배달 기사들은 이곳에 오토바이를 세운 뒤 매장이 있는 갤러리존 건물까지 100m 가량을 걸어 이동해야 한다. 두세 개의 주문 물품을 한꺼번에 들거나, 생수같은 무거운 묶음을 양손에 나눠 든 채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이어졌다. 오토바이가 매장 출입문 앞까지 접근하던 기존 배달 방식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비마트는 지난 1월 충장로 갤러리존 건물 5층에 문을 열었다. 이 일대는 광주시와 동구가 수십 년 전부터 차량 통제를 통해 차 없는 보행 중심 상권 조성을 추진해 온 구간이다. 충장로 1~5가는 지난 2013년부터 ‘보행환경 개선지구’로 지정돼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차량과 오토바이 통행이 제한돼 왔다. 다만 경찰 인력이 상시 배치되는 구조는 아니어서 실제 단속은 민원 신고가 접수되거나 위험 상황이 확인될 때 이뤄지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이 같은 관리 구조 속에서 배달만을 전문으로 하는 거점형 매장이 들어서자 상권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마트 입점 이후 하루 20~30대 다니던 배달 오토바이들이 200대 이상 늘어 났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광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충장로 일대 오토바이 관련 소음·보행 안전 신고는 비마트 입점 이후 이전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지난달 30일부터 충장로 일대에서 차량 진입 단속을 강화했다. 캠코더 등을 활용한 현장 계도와 함께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집중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배달의민족 측은 인근 주차장과 협의해 라이더 전용 주차 구역을 마련했다. 현재 배달 기사들은 해당 구역에 오토바이를 세운 뒤 도보로 매장을 오가는 방식으로 배송을 이어가고 있다.
배달 라이더 커뮤니티 ‘배달세상’에는 최근 ‘충장로 단속’, ‘충장로 단속 진짜 하네요’ 등의 제목을 단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해당 게시글 댓글에는 “충장로 쪽은 이제 콜 안 잡는다”, “걸어서 픽업해야 해서 시간 너무 잡아먹는다”, “거긴 들어갔다 나오면 손해” 등 충장로 배달을 아예 하지 않겠다는 취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충장로 상인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충장로 안쪽 핫도그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A씨는 “배달이 없으면 장사가 성립되지 않는 구조”라며 “최근 배달대행업체에서 충장로 관련 공지가 내려온 이후 콜이 잡히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예전에는 15분이면 나가던 배달이 요즘은 20분이 넘게 걸린다. 늦어질수록 손님께 늦게 가니 발만 동동 구르게 된다”고 전했다.

반면 비마트 인근 상점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갤러리존 인근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은 “출입문 앞까지 오토바이가 몰려들던 때는 소음도 심했고 보행자와 부딪힐 뻔한 상황도 잦았다”며 “요즘은 오토바이가 줄면서 매장 앞이 한결 정리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상수 충장1·2·3가 상인회장 은 “상인회 차원에서 단체 민원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일부 상인들이 보행자 안전 구역에 배달 거점이 들어온 것이 적절했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이 필요한 상인들과 보행 환경을 우선해야 한다는 상인들 입장이 모두 이해되는 상황”이라며 “설 이후 이사회를 열어 관련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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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었는데 이제야”...1년4개월 만에 찾은 딸 목걸이
지난 15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민·관·군·경 합동 유해 수색 중에 희생자의 것인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다.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제공
“멀리서 보고 농담처럼 ‘우리 딸 목걸이 같다’고 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정말 딸 목걸이가 맞았던거에요.”김성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사는 지난 15일 유해 재수색 현장에서 딸의 유류품을 확인한 순간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김 이사는 전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진행된 유해 재수색 과정에서 목걸이와 귀걸이 한 쌍을 발견하고 딸과 아내의 물건임을 직감했다. 목걸이는 여행 당시 사진 속 딸이 착용하고 있던 것이며, 귀걸이 역시 평소 아내와 딸이 함께 사용하던 물건이었다.김 이사는 “정말 신기하게도 가족의 물건이 발견된 시점이 수색 종료가 선언된 직후였다. 대부분 인력이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경찰의 당일 수색 결과 브리핑이 진행되는 가운데 경찰 두 분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작업을 이어갔다”며 “그 때 목걸이와 귀걸이가 발견됐고 유가족들 사이에서 저희 딸 물건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멀리서 봤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아 확신이 없었는데 가까이서 확인하는 순간 단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유가족들이 김 이사 가족의 유류품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사고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의 사연과 사진을 공유해왔기 때문이다.김 이사의 아내와 딸은 함께 떠난 여행 중 사고를 당했다. 이후 1년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가족의 유해와 유류품을 대부분 찾지 못하고 있었다.김 이사는 “사고 당시 발견된 것은 불에 탄 핸드백과 샌들 일부뿐이었고 아내와 딸의 짐이 담긴 캐리어나 개인 물품 등은 찾지 못했다”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들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마음을 정리해야 하나 괴로웠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김 이사는 수색 4일차인 16일에도 현장을 찾았다. 목걸이와 귀걸이가 수색 종료 직후 발견돼 추가 수색이 이어지지 못한 상황이라 혹시라도 발견 지점 주변에서 딸과 아내의 물건을 더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전날 발견된 목걸이와 귀걸위 외에 가족의 유류품은 없었다고 김 이사는 말했다.현재 그는 딸과 아내의 물건을 아직 인계받지 않은 상태다. 당장 인계받을 수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낸 다른 유가족들을 고려해 시점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원하면 바로 받을 수 있지만 저만 먼저 받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오매물망 가족의 유해와 물건을 찾기를 기다리는 다른 유가족들에게 미안해 다같이 인계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지난 13일부터 진행된 참사 현장 유해 재수색은 국무조정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주관 경찰, 군, 소방 등 민·관·군·경 합동으로 진행됐으며 수색 4일차인 16일 하루에만 유해추정 111점이 발견됐다. 이날까지 발견된 유해 추정 물체 누계는 226점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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