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지난달 9일 광주시에 지정 신청
오는 8일까지 법령상 승인 통보 기한
"해석차 있어 승인 길어질 수도"

설을 앞두고 광주 서구 세정아울렛 상인들이 자율상권구역 지정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법에 표기된 승인 통보기한인 오는 8일이 넘어서면 이번 설 대목을 놓치기 때문에 ‘혹여 지정이 늦춰질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지정되면 얼마나 좋을지’하는 기대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자율상권구역은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전통시장과 상점가 외 지역의 상권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구역으로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가맹, 국비·지방비 지원을 통한 환경 개선, 공동마케팅 사업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서구는 지난달 9일 광주시에 세정아울렛을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광주시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지역상권 상생 및 활성화에 관한 법률(지역상권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승인 신청을 받은 경우 지역상권위원회의 심의 및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처 30일 이내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신청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통보는 8일까지로 해당 기한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지역상권위원회 의결을 거쳐 15일 이내 통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오는 8일 통보가 미뤄질 경우 최종 결정은 이달 중순께로 보고 있어, 대목인 설을 놓칠 것이라는 세정아울렛 상인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4일 오전 찾은 치평동 세정아울렛. 겨울 재고 세일이 한창이었지만 시민 발걸음은 드물었다. 1층 곳곳에도 ‘임대 문의’ 안내가 붙어 있었지만, 2층에 올라가자 두 세 걸음 걸러 임대 점포가 더욱 눈에 띄었다.
2층에서 골프웨어 매장을 운영하는 김모(63)씨는 “골프웨어는 1~2월이 비성수기라, 개시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정말 많다. 온누리상품권이 되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안된다고 말할 때마다 너무 답답하고 아쉽다”며 “이번 설 전에 자율상권구역으로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해 부모님 설 선물을 드리고자 하는 이들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있다”고 말했다.
세정아울렛 원년멤버라는 정영옥(67)씨는 “세정아울렛은 대기업 직영 아울렛도, 전통시장도 아니라 지원이 거의 없다. 매출이 코로나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고, 명절 대목에도 손님이 줄어 힘들다”며 “하루 대여섯 통씩 온누리상품권이 되냐는 전화가 온다. 안된다고 말하면서 손님 유치하기 위해 오시면 기름값을 뺀 금액으로 할인 해주겠다는 식으로 손님을 붙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주시는 설 전 승인을 목표로 중기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나 불확실하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30일 기한에 대한 법률을 보면 ‘중기부 장관과의 협의를 거쳐 30일 이내 결정한다’고 돼 있는데 해당 30일이 중기부 장관과의 협의부터 시작하는 건지 협의 이후 30일인지는 중기부 해석에 달렸다. 타 지자체 사례를 보면 30일이 훌쩍 넘은 경우도 왕왕 있다”며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기부와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홍석기 서구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장은 “부산도 지난 해 말 자율상권구역 지정을 신청했지만 세달이 지난 지금까지 승인 결정이 나지 않고 있다”며 “광주는 그렇게 늦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협의 과정에서 광주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자치단체의 의지를 피력하길 바라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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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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