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대표 관문 재편 본격화···송정역 맞은편 폐유흥가 정비

입력 2026.02.03. 17:20 강주비 기자
20년 넘게 방치된 건너편 폐유흥가
주차장·쌈지쉼터 조성 시민 공간 전환
역사 증축·광장 확장 등 시너지 기대
‘광주송정역 폐유흥가 정비 사업’ 대상지. 광주 광산구 제공

광주송정역 일대를 통합특별시에 걸맞은 대표 관문으로 재편하려는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광산구가 역 맞은편에 장기간 방치돼 온 폐유흥가 밀집 지역 정비에 본격 착수한다. 광산구는 역사를 넓히고 광장을 확장하더라도 건너편 공간이 방치되면 이미지 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주차장과 쉼터가 결합된 시민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3일 광산구는 송정역 건너편 유흥시설 밀집 지역인 일명 ‘1003번지’를 대상으로 ‘송정역 폐유흥가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장기간 방치돼 온 폐유흥가를 철거하고 공영주차장과 쌈지쉼터(공원)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노후 건축물로 인한 안전 취약 요소를 제거하고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송정역 일대 주차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광산구는 토지 15필지를 보상하고 노후 건축물 11동을 철거한 뒤, 토지·건물 보상비와 철거비, 조성 공사비 등 총사업비 66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00㎡, 지평식 35면 규모의 주차장과 585㎡ 쌈지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광산구는 주차 기능에 그치지 않고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주간에는 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야간에는 포장마차나 문화 공연 등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는 구상이다.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이 3일 광주송정역 폐유흥가 정비 사업 현장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제공

광산구는 이달부터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약 6개월간 기본 구상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후 주차장 시설로서 도시계획 결정을 거쳐 토지 보상과 건축물 철거를 진행하고, 주차장·쉼터 조성 공사를 시행한다는 로드맵이다. 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경우 약 26개월 내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소송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최대 50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03번지 일대는 1950년대 교통·군사 요충지의 배후로 형성된 이후 수십 년간 ‘집창촌’으로 고착되며 부정적 이미지를 안아왔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2005년 화재 사고 이후 업소들이 급격히 쇠퇴했지만, 뚜렷한 개발 동력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오랜 기간 방치됐다. 이 과정에서 빈 건물과 노후 시설이 남아 도시 미관을 해치고, 범죄 우려와 안전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간 개선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광산구는 도시재생사업과 빈집 정비 사업, 청년 창업 지원 공간 활용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했으나 제도적 한계와 소유권 문제에 막혀 추진이 쉽지 않았다. 도시재생사업은 마을 단위 면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빈집 정비 사업은 주거지역만 대상이어서 상업지역인 해당 구역에는 적용할 수 없었다. 민간 개발을 위한 연대 역시 형성되지 않았고, 창업지원센터 등 공공시설 조성도 토지 소유권 확보 가능성이 낮아 현실적인 대안이 되지 못했다. 이에 광산구는 공공 주도의 도시계획시설 정비를 해법으로 택한 것이다.

광주송정역 폐유흥가 정비 사업 전(오른쪽)과 후 조감도. 광주 광산구 제공

이번 사업은 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의 시간표와도 맞물린다. 투자선도지구 개발을 통해 약 4천100평 규모로 역 주변 교통 체계 개선과 상업·업무 기능 확충이 이뤄질 예정이며, 준공 시점은 2033년으로 추정된다. 개발이 완료되면 송정역과 건너편 상업지역을 잇는 보행 연결 다리 설치가 추진되고, 택시 승강장도 현행 16면에서 45면으로 확장해 역 건너편으로 이전하는 구상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 이용객 동선이 자연스럽게 ‘역 건너편’으로 이동하는 구조가 예상되는 만큼, 해당 구간 폐유흥가를 조속히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 광산구의 판단이다.

앞서 광산구는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국가철도공단의 송정역 증축 공사에 맞춰, 역 광장을 현재의 4배 규모로 확대하는 사업을 정부에 건의하기 위한 관련 절차도 진행 중이다. 역사 증축과 광장 확장,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 그리고 맞은편 폐유흥가 정비까지 마무리될 경우 송정역 일대는 명실상부한 광주·전남의 대표 관문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광주 방문객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공간의 부끄러운 현실은 송정역 일대 대변혁을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정비로 송정역 맞은편 공간을 시민이 머물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