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편의를 위해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되는 광주 스마트도서관이 낮은 이용률에 머물고 있다. 도서관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도심 곳곳에 설치됐지만, 실제로는 시민들에게 충분히 인지되지 못한 채 활용도가 떨어져 활성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28일 오후 찾은 광주 남구 임암동 365스마트도서관 5호. 대단지 아파트와 상가가 맞닿은 사거리 한쪽에 자리해 오가는 사람은 많았지만, 도서관을 이용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텅 비어 적막한 내부에는 난방이 가동되며 ‘윙윙’거리는 소리만 울렸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잠시 추위를 피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곧바로 나가는 이들만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 인근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박소연(34)씨는 “아이 키우면서 책 빌릴 일이 종종 있는데, 도서관에 가지 이곳을 이용해 책을 대출해 본 적은 없다“며 “그냥 버스 기다리거나 바람 피하는 공간이 된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같은 날 오전 찾은 광주 서구 치평동 열린 스마트도서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무역 출입구 바로 앞, 출퇴근 시간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위치였지만 스마트도서관 안으로 들어서는 시민은 보이지 않았다. 외부와 내부 곳곳에는 ‘음주·흡연 금지’, ‘부스 내 개인 물품 설치 금지’ 등 각종 경고 문구가 붙어 있었고, 최근 도서 업무와 관련없는 행위가 발생해 민원이 다량 접수됐다는 안내문도 확인됐다.
평소 상무역을 이용해 출퇴근한다는 직장인 김민준(29)씨는 “매일 이 앞을 지나가는데 솔직히 안에 뭐가 있는지 자세히 본 적이 없다”며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여유 있게 책 고르고 빌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는다. 집 근처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방식이 더 익숙하다”고 했다.
인근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이정화(42)씨 역시 “스마트도서관이 있는 건 알고 있지만, 금지 안내문이 잔뜩 붙어 있으니 괜히 들어가기가 망설여진다”며 “‘이렇게 쓰세요’라는 안내가 먼저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마트도서관은 도서관 방문이 쉽지 않은 시민들을 위해 무인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도서를 대출·반납할 수 있도록 한 시설이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돼 어느 때나 이용할 수 있다. 광주에서는 현재 동구 3곳, 서구 6곳, 남구 5곳, 북구 3곳, 광산구 9곳 등 각 자치구에서 총 26곳을 운영 중이며, 광주시립도서관이 광주기독병원 로비에 1곳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설치 규모에 비해 이용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기준 광주 스마트도서관 27곳의 연간 대출 권수는 6만9천951권으로 집계됐다. 이를 시설 수와 운영 일수로 나누면, 한 곳당 하루 평균 대출 권수는 7권 안팎에 그친다. 각 자치구의 스마트도서관 1호점은 2019~2022년 사이 개소해 최소 4년 이상 운영됐으며, 지하철 역사나 상업지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입지에 설치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 실적은 저조한 수준이다.

예산 부담도 적지 않다. 스마트도서관 1대당 설치 비용은 수천만 원에서 최대 1억원에 이르며, 올해 광주시립도서관과5개 자치구가 스마트도서관 운영과 유지 관리에 투입하는 예산은 총 2억6천만여원이다. 지속적인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시민 체감도가 낮아 예산 대비 효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각 자치구는 신간 도서 보강과 홍보 강화를 통해 이용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신규 도서를 보충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이용 방법 안내와 홍보 방식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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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안 민심은 ‘정책’을 원한다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무안 지역사회에는 어김없이 ‘의혹’과 ‘진정서’라는 이름의 네거티브 공세가 등장한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마주한 무안의 민심은 과거와는 분명히 다르다. 자극적인 폭로전보다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정책 경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최근 지역사회에서 또다시 등장한 일부 의혹들 가운데는 과거 사법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무혐의 또는 증거 부족으로 정리된 사안들도 포함돼 있다. 수년 전 이미 수사와 논란을 거쳤던 사안들이 선거를 앞두고 다시 등장하면서 군민들 사이에서는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사를 거쳤던 일을 두고 선거 때마다 ‘진정’과 ‘고발’ 이야기가 반복되는 것을 보면 솔직히 피로하다”거나 “누군가를 공격하기 위한 이야기보다 무안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정책 경쟁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배하다.무안에서 이어지고 있는 군 공항 이전 문제 역시 단순한 찬반 구도를 넘어선 지역 생존권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일부에서는 군 공항 이전 반대 활동을 두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특히 충분한 소음 대책과 실질적인 보상, 지역 발전 전략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전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즉 무안 지역 여론의 공통된 흐름은 ‘대책 없는 이전은 안 된다’는 데에 있다.이 같은 흐름은 최근 지역사회에서 확인되는 유권자 의식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과거처럼 자극적인 폭로나 의혹 제기 하나가 선거 판세를 흔들던 시대와 달리, 유권자들은 사안의 사실관계와 정책의 실효성을 구분해 바라보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결국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는 더 이상 큰 힘을 갖기 어려운 환경이 되고 있다. 비방 보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정치, 폭로가 아니라 책임 있는 정책 경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지금 무안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진정서가 아니라 군민의 삶을 변화시킬 구체적인 정책과 미래 전략이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존중하고, 군민들이 체감하는 현실적인 문제-소음 피해와 지역 발전-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무안의 민심은 이미 구태 정치보다 한 발 앞서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비방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하는, 성숙한 지역 정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무안=박민선기자 wlaud2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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