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대로 말해 달라"...여객기 참사 국조특위 첫 현장서 유가족 '울분'

입력 2026.01.20. 20:23 박소영 기자
특위위원, 유가족 등 100여명 참여
사고 설명없이 회피만..."강력 항의"
조사 직전 유류품 수거 의혹 제기도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유가족과 함께 무안국제공항 둔덕(로컬라이저) 현장을 방문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동아·김문수·김상욱·김성회·이광희·이연희·전진숙·정준호·염태영 의원과 국민의힘 이양수·김미애·서천호·이달희·이성권·정성국·김은혜 의원, 진보당 윤종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선임됐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거짓말 좀 그만하라고. 잘못한 걸 이야기 하라고."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무안국제공항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유가족들은 늦어진 국정조사와 반복된 책임 회피에 대한 울분을 쏟아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공항 관제실과 상황실을 차례로 방문한 뒤, 오후 1시45분께 조류충돌 예방 활동 현장, 여객기가 충돌한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현장, 사고 잔해 보관 장소 등을 순차적으로 점검했다. 현장조사에는 이양수 국조특위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특별조사위원 18명,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과 박재희 한국공항공사 사장직무대행,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 및 유가족 등 100여 명이 동행했다.

오후 첫 현장은 활주로 인근 조류충돌 예방 활동 구역이었다. 공항 측은 항공기 이착륙 전 유도로와 활주로를 중심으로 조류 퇴치 작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관제탑과 교신해 인력을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설명 도중 한 유가족이 공항 관계자의 마이크를 뺏어들고 "이걸 지금 왜 들어야 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현재 예방 체계가 아니라 사고 당일 조류 퇴치 인력이 어디에 있었고, 어떤 판단이 내려졌는지를 먼저 밝히라는 요구였다.

유가족들은 "설명이 아니라 그날 있었던 일만 말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일부 의원들도 당시 인력 배치와 실제 대응 과정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공항 측은 사고 당시 조류 퇴치 인력이 2교대로 운영됐으며, 전날 오후 6시부터 익일 오전 9시까지 1명이 근무하고 이후 교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인력을 증원해 상시 다수 인력이 투입되도록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가족들은 "그때는 뭐하고 지금에서야, 왜 막지 못했느냐"며 분노를 터트렸다.

이어 방문한 로컬라이저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둔덕의 설치 시기와 구조적 특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직접 구조물 인근에 올라 콘크리트 기둥과 상판을 살펴봤고, 유가족들은 "이 시설이 위험 요소라는 사실이 현장 종사자들에게 제대로 공유됐느냐"며 관리·감독 책임을 물었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유가족과 함께 무안국제공항 사고잔해 보관소에서 잔해물 을 살펴보고 있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는더불어민주당 김동아·김문수·김상욱·김성회·이광희·이연희·전진숙·정준호·염태영 의원과 국민의힘 이양수·김미애·서천호·이달희·이성권·정성국·김은혜 의원, 진보당 윤종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선임됐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국정조사 현장조사를 앞두고 유류품이 수거된 정황을 두고도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로컬라이저 인근에 남아 있던 유류품이 국정조사를 하루 앞두고 치워져 제주항공 측으로 넘겨졌다"며 "어떤 설명도,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항의했다.

유가족들의 분노는 잔해 보관 장소 조사에서 극에 달했다. 두어 겹의 방수포에 싸여 바닥에 놓인 기체 잔해들을 보며 유가족들은 "사실상 방치했다"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항공철도사고조사위 조사단장을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도 일어났다.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20일 무안국제공항 1층 간담회장에서 유가족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는더불어민주당 김동아·김문수·김상욱·김성회·이광희·이연희·전진숙·정준호·염태영 의원과 국민의힘 이양수·김미애·서천호·이달희·이성권·정성국·김은혜 의원, 진보당 윤종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선임됐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현장조사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 유가족들은 이날 확인한 내용을 놓고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사고 이후 설명이 번복된 수사 상황, 인력 운영 기준 변화, 잔해·유류품 관리 방식 등을 두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말을 바꾸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세월호 참사는 참사 발생 45일만에 ,이태원 참사는 참사발생 26일만에 국정조사가 열렸지만,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여객기참사는 발생 358일이 지나서야 국정조사가 열렸다"며 "항공 참사라는 이유로 필요한 정보조차 제공받지 못한 채 1년을 버텨왔다. 그 사이 수사와 조사는 지연됐고, 유가족들은 2차 가해 속에 방치됐다"고 호소했다.

이양수 국조특위 위원장은 "오늘 유가족 분들과 함께 둘러봤는데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내려온 만큼 유가족 분들께서 저희들에게 있는 그대로 낱낱이 알려주시길 바란다.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 주는 것이 결국 진실을 밝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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