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11만4천원 증가
학원비 인상률 서울 상회

겨울방학을 맞아 광주 학부모들의 학원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학원비 인상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새학기 대비 방학 특강과 선행학습 수요가 겹쳐 학원 이용 과목과 시간이 늘어나 사교육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반응이다. 특히 방학 기간에는 정규 수업 외에 특강이나 보충 수업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의 지출 압박이 한꺼번에 몰리는 양상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광주지역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3천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29만9천원과 비교해 5년 사이 11만4천원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광주지역 학생의 사교육 참여율도 66.2%에서 78.2%로 높아졌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고학년으로 갈수록 부담은 더욱 두드러진다. 광주 고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2020년 33만7천원에서 2024년 43만9천원으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계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같은 기간 38만9천원에서 50만원으로 뛰었다. 중학생 사교육비 역시 33만2천원에서 45만1천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학습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일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가 두드러진다.
현장의 체감도는 통계 수치를 웃돈다는 반응이다.
올해로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들을 둔 김미영(43)씨는 "과목 하나에 20만~30만원씩은 쉽게 든다. 영어도 일반 학원이 아니라 어학원으로 보내면 비용이 훨씬 뛰는데, 방학이 되면 새학기 대비 특강까지 추가된다"며 "수학, 영어는 기본이고 태권도나 미술 같은 예체능까지 병행하면 지출이 배로 늘어난다. 맞벌이 가정이라 방학이 되면 학교에 가 있던 시간을 대체해줄 예체능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올해 1월 카드값 대부분이 학원비로 빠져나갔다. 아이 하나도 이렇게 부담스러운데 둘째, 셋째를 가질 용기는 나지 않는다. 고등학생이 되면 부담은 더 커질 것 같아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실제 광주지역 한 학원이 공개한 수강료 안내를 보면 고등학생 대상 수학 특강 과정이 5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정규 수업 외 방학 특강이 더해질 경우 월 사교육비 부담이 단기간에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학원가에서는 방학 특강과 선행학습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학원 수강료 인상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년 대비 고등학생 학원비 상승률은 광주 2.57%로 학구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히는 서울(0.45%)을 크게 웃돌았다. 초등학생 학원비 상승률 역시 광주가 4.02%로 서울(3.60%)보다 높았고, 중학생 학원비 상승률도 광주가 2.65%로 서울(2.39%)를 상회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광주지역 학원 교습비 자체도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광주지역 학원 교습비는 2024년 광주동부교육지원청 주관 교습비 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평균 6.6%(2019년 대비) 인상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시 물가 상승과 인건비·임차료 등 학원 운영비 증가 요인 등이 반영됐다.
올해 역시 교습비 조정위원회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주서부교육지원청은 2025년 제1차 교습비 조정위원회를 열고 학원 교습비 추가 조정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교육비 부담이 이미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교습비 인상 논의가 불과 1년 만에 다시 시작되자 학부모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광주는 이미 심각한 사교육 과열 지역이다. 2024년 기준 인구 1천 명당 사설학원 수는 2.5개로, 전국 평균(1.8개)을 크게 웃도는 광역단위 최고 수준"이라며 "학원 교습비 인상분까지 쌓이면 물가상승은 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광주시교육청은 학원 교습비 인상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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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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