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라미 온’ 개발 후 청소차 도착·AI배출함 등 개발
전국 최초·전국 최다 타이틀…“주민과 함께할 것” 다짐

"올해는 길거리에 쓰레기 없는 동구를 주민들과 함께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주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2026년을 만들겠습니다."
광주 동구 자원순환과 장훈 과장과 김휘 주무관의 2026년 새해 다짐이다.
이들에게 2025년은 쉽게 잊을 수 없는 해로 남아 있다. 한 해 동안 무려 7곳에서 표창을 받으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 정부혁신 최초·최고 전국 최고사례' 선정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2025 대한민국 디지털 이노베이션 어워드' 과기부장관 표창, 한국표준협회 주관 AI 적용 서비스 우수사례 공모전 '서비스 AI 리더상'까지 중앙부처와 공공·민간 영역을 아우르는 성과를 거뒀다. 김 주무관은 '2025 정부혁신 유공'으로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는 동구가 직접 개발하고 특허 출원까지 마친 'AI 종량제 배출함'을 비롯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선보인 '청소차 도착 정보 서비스', 자원순환 실천 애플리케이션 '동구라미 온' 개발과 탄소포인트 연계 정책이 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자원순환을 보다 쉽고, 빠르고, 간편하게 만든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AI 종량제 배출함은 김 주무관이 주도적으로 개발해 특허 출원까지 마친 결과물이다. AI가 종량제 봉투만을 인식해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무단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CCTV와 태양광 발전기를 갖춰 별도의 전기 공급 없이도 운영이 가능하다.
청소차 도착 정보 서비스 역시 주택가가 밀집한 동구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이다. 시내버스 도착 알림처럼 청소차가 언제 동네에 도착하고 수거를 마쳤는지 확인할 수 있어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모든 변화의 출발점으로 '동구라미 온'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꼽는다. 김 주무관은 "자원순환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먼저 이를 담아낼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앱을 통해 AI 종량제 배출함에 버린 쓰레기 양을 확인할 수 있고, 청소차 도착 알림도 받을 수 있다. 이런 기능들이 쌓이면서 동네가 더 깨끗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동구는 또 관내 곳곳에 전국 최다 수준인 45대의 캔·페트 회수기를 설치하고, 하나의 앱으로 탄소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민간 업체에 운영을 맡겨 주민들이 여러 앱을 설치해야 하는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된 방식이다.
김 주무관은 "최근 전국적으로 민간 회수업체가 파산하면서 탄소포인트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주민들이 여러 업체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불편도 컸다"며 "이에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의 앱에서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어르신부터 어린아이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자원순환마을로 지정된 산수2동에는 지난 2024년 친환경자원순환센터를 개관해 현장 중심의 방문 교육과 수리·수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회용기 대여 서비스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과장은 "지난해는 '전국 최초'와 '전국 최다'라는 타이틀로 다양한 상을 받았고, 전국 40여 개 지자체가 벤치마킹을 오는 등 의미 있는 한 해였다"며 "AI 종량제 배출함을 개량해 관내 전역으로 보급하는 등 올해도 더 깨끗한 동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주민들과 함께 쓰레기 없는 동구, 재활용이 일상이 되는 동구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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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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