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국가거점 광주 우치동물원 거론
정부·중국 실무 논의 물밑에서 진행 중
관광·도시 이미지 제고 등 기대감 확산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 국빈 만찬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에게 광주 우치동물원에 판다 대여를 제안하면서,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판다는 한중 우호를 상징하는 대표적 교류 자산으로, 실제 대여가 성사될 경우 관광 활성화와 도시 이미지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7일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현지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양국 국민의 정서를 회복하는 상징적 교류의 하나로 판다 한 쌍을 광주 우치동물원에 대여해줄 것을 제안했다"며 "판다 임대 절차가 간단한 사안은 아니며, 실무 차원에서 논의해 보자는 정도의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빈 만찬에서 "판다가 한중 우호 선린관계를 상징하는 중요한 교류의 증표가 될 수 있다"며 판다 한 쌍의 광주 우치동물원 대여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푸바오를 보기 위해 한국인들이 중국에 많이 오면 좋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동물원은 1978년 개장한 호남권 대표 동물원으로, 지난해 동물 복지와 진료 역량을 인정받아 제2호 국가거점 동물원으로 지정됐다. 현재 12만㎡가 넘는 부지에서 89종 667마리의 동물을 보유하고 있으며,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 보호 기능도 수행하고 있다. 관리는 수의사 4명을 포함해 총 34명의 전문 인력이 맡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도 이곳에서 관리 중이다.
판다 추가 대여를 둘러싼 양국 간 실무 협의도 물밑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김성환 장관이 베이징에서 중국 국가임업초원국 류궈훙 국장과 만나 그간의 판다 협력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치동물원을 대상으로 한 중앙정부 차원의 사전 타진도 이미 이뤄진 상태다. 우치동물원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판다 사육이 가능한지 여부를 문의해 왔다"며 "사육 인력과 시설 신축이 가능한 부지 확보 여부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 차원에서도 이미 판다 맞이를 위한 판다 사육 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광주에 판다 보러 간다!' 이 기분 좋은 상상이 현실이 되려나 보다"며 "작년 12월, 판다 사육 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판다 맞이를 준비하고 있었다. 광주를 기억해 준 대통령께 감사하다. 인기 만점 판다가 바꾸어 놓을 우치동물원의 새 풍경을 설레는 맘으로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우치동물원에는 판다 전용 사육 시설이 없어 신축이 필요하지만, 부지 확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담양과 인접한 지리적 여건 역시 사육 환경 측면에서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판다가 섭취하는 대나무는 일반 대나무와 종이 달라, 실제 사육 단계에서는 별도의 재배나 안정적인 공급 체계 마련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판다가 실제로 우치동물원에 들어올 경우 지역 사회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지닌 동물인 만큼 내·외국인 관광객 유입은 물론, 광주 도시 이미지와 지역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시민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광주 북구에 사는 직장인 김창민(38)씨는 "자녀가 '푸바오'를 좋아해 에버랜드에서 긴 줄을 서서 본 적이 있다"며 "광주에 판다가 오게 된다면 일부러라도 다른 지역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이은형(45)씨도 "판다는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 번쯤은 직접 보고 싶어 하는 동물"이라며 "광주에 판다가 오게 된다면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 같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명소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중 간 판다 협력은 2014년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판다 공동 연구 지지' 명시 이후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2016년 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가 국내에 도입됐으며,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푸바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지난해 4월 중국으로 반환됐다. 2023년에는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태어나 현재 국내에서는 모두 4마리의 판다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사육되고 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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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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