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잘못 아냐…교류 위축·혐오·불신 확산 안돼"
경기·인천·수원 등 전국 지자체 파견도 취소 사례 잇따라

캄보디아 한국인 납치 사태의 여파로 광주 지역 의료봉사단체의 정기 해외 활동에도 제동이 걸렸다.
16일 사단법인 아시아희망나무에 따르면 오는 23일 예정됐던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봉사 일정이 취소됐다. 서정성 아시아희망나무 이사장을 비롯한 의료진 5명은 4박5일 동안 캄보디아 캄퐁스페우 광주진료소를 방문해 주민 진료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취업 사기, 납치·감금 등 범죄가 잇따르며 사망자까지 발생하자 외교부는 이날 0시를 기해 일부 지역에 대해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여행금지 지역을 허가 없이 방문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사)아시아희망나무는 전날까지 봉사 강행 여부를 논의했으나, 여행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광주진료소가 위치한 캄퐁스페우는 2단계 '여행자제' 지역으로 방문이 금지된 곳은 아니지만, 의료진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판단이다.
아시아희망나무는 2008년 희망나무로 출발해 2014년 캄보디아에 광주진료소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해외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출국이 어려웠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11년째 두 달에 한 번씩 광주진료소를 방문해, 내과·안과·소아과·치과 등 통합 진료와 재능기부 및 문화·생활 프로그램을 병행해 왔다.
서 이사장은 "캄퐁스페우는 우리가 11년째 드나들며 깊이 인연을 쌓은 마을"이라며 "수년 전부터 중국 자본이 대거 들어오더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보이스피싱 같은 범죄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현지에서 자주 듣는다. 캄보디아 정부가 국가를 위해서라도 이런 범죄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캄퐁스페우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긴 하나, 정부 권고를 어기며 논쟁을 일으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봉사단의 안전을 우선한 조치"라고 말했다.
의료 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캄보디아 광주진료소에 현지 의사와 직원이 있고, 의약품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진료 차질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12월 예정된 봉사도 취소되는 것은 물론 교류 활동 전반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사건은 일부 범죄자들의 일이지 캄보디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가 전체에 대한 혐오나 불신으로 번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광주·전남 지역에서 (사)아시아희망나무 외에 캄보디아 사태로 봉사활동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국적으로는 봉사활동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1일 경기청년 기후특사단 34명을 여행경보 1단계 지역인 캄보디아 시엠립과 캄퐁스페우에 파견했지만, 최근 조기 귀국 조치를 내렸다. 수원시는 자매결연 도시인 시엠립주로 30일 파견 예정이던 봉사단 일정을 취소했으며, 인천시는 지난달 29일부터 진행하던 '2025 인천 청년 글로벌 의료봉사단' 모집을 중단했다. 충북 제천시 새마을회 역시 매년 11월 진행하던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취소했고, 경기도사회복지사협회도 내년 2월로 계획했던 캄보디아 해외봉사단 파견을 잠정 보류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는 캄보디아 광주진료소 운영을 위해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을 뿐, 봉사단체의 활동에는 직접 관여하거나 연계하지 않는다"며 "현재 시가 관할하는 단체 중 캄보디아 방문을 추진 중인 곳은 없다"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확인한 결과 캄보디아 파견 계획이 없다"며 "비영리단체나 민간 봉사단체 등에서도 현지 방문을 검토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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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들 재수 없어요~!" '수능 D-1' 따뜻한 응원 행렬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남구 방림동 설월여고에서 수험표를 받은 고3 수험생들이 재학생과 선생님의 수능응원 속 레드 카펫을 밟으며 학교를 벗어 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광주 남구 방림동 설월여고에서 재학생들이 수험표를 받은 고3 수험생에게 하트모양을 만들며 힘내라는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선배들, 수능 파이팅!"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광주 남구 설월여자고등학교에 힘찬 노래와 함성이 울려 퍼졌다. 길게 깔린 레드카펫 위 '수능 대박 종'을 울린 3학년 학생들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했다.이날 설월여고 1·2학년 학생들은 예비소집에 나서는 선배들을 위해 깜짝 응원 이벤트를 마련했다. 3학년 교실부터 건물 출입구까지 이어진 계단마다 '잘 해왔고, 잘했고, 잘할 거야', '설월은 선배들을 믿어요', '오늘의 수고가 내일의 빛이 되길' 등 손글씨 응원 문구가 빼곡히 붙었다.건물을 나서자 후배들은 '너야, 수능 만점자', '너를 믿어, 화이팅', '니가 가라 인서울' 같은 문구를 적은 피켓과 색색의 풍선을 들고 밝은 얼굴로 선배들을 맞이했다. '선배님들 재수 없어요', '잘해왔고 잘할 거야' 문구가 적힌 화환띠를 두르고 '인간화환'으로 변신한 학생들도 눈길을 끌었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광주 남구 설월여자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이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행사를 펼쳤다. 강주비 기자운동장 한가운데에는 '밤하늘의 별보다 더 빛나는 설월의 고3, 걱정하지 마 지금이 너희의 순간이야'라는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노란 스펀지 왕관을 쓴 3학년 학생들은 후배들이 만든 아치형 조형물 아래를 지나며 위에 달린 '수능 대박 종'을 울렸다.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후배들은 "언니들 힘내요!"를 외치며 환호했다.영화 '국가대표' OST 'Butterfly'가 울려 퍼지자 후배들의 합창이 교정을 가득 채웠다. 노래를 들으며 교문으로 이어진 레드카펫 위를 걷는 3학년 학생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고, 몇몇은 감동에 눈시울을 붉혔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전 광주 남구 설월여자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이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행사를 펼쳤다. 강주비 기자후배들은 마지막 한 명이 교문 밖으로 나설 때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설월여고!", "파이팅!" 구호가 이어질 때마다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선생님들도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학생들을 격려했다.행사를 기획한 학생회 홍보부장 이예지(18)양은 "어떻게 하면 언니들이 힘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합창 응원을 하기로 했다"며 "가사에 응원의 마음이 가장 잘 담긴 'Butterfly'를 골랐다. 56명의 친구가 매일 강당에 모여 연습했는데, 언니들이 이 노래를 듣고 긴장을 풀고 힘을 얻길 바랐다"고 말했다.생명공학 전공을 꿈꾸는 3학년 박서연(19)양은 "수능 응원 영상을 보고 선생님과 후배들의 메시지를 들으니 1년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울컥했다"며 "응원을 받으니 정말 힘이 난다. 수능이 끝나면 고기를 마음껏 먹고 싶다"고 웃었다.3학년 담임 박영덕(58) 교사는 "후배들의 정성에 감동했다"며 "매일 새벽 6시50분까지 등교해 공부하는 학생도 있었다. 모두 성실하게 준비해온 만큼 평소처럼만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대동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이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행사를 펼쳤다. 강주비 기자같은 날 오후 서구 광주대동고등학교에서도 후배들의 열띤 응원이 이어졌다.1·2학년 학생들은 노란 풍선을 흔들며 예비소집장으로 향하는 3학년 선배들에게 "수능 잘 보세요"라며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후배들이 든 피켓은 '찍는 거 다 맞으십시오', '3년 노력의 결실, 수능 대박으로!', '좋은 결과 얻으세요' 등의 문구가 적힌 형형색색 포스트잇으로 장식돼 있었다. 진심이 담긴 후배들의 응원 메시지를 본 선배들은 웃음으로 화답했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대동고등학교에서 밴드부가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공연을 펼쳤다. 강주비 기자특히 올해 신설된 동아리 밴드부가 무대에 올라 응원 공연으로 힘을 더했다. 밴드부원들은 DAY6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신해철의 '그대에게' 등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곡을 열창했고, 후배들은 풍선을 흔들며 합창했다.선생님과 후배들의 환호를 받으며 교문을 나서는 수험생들은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다", "파이팅"을 외치며 두 팔을 높이 들어올리기도 했다.밴드부 하준원(18)군은 "3년 동안 형들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지켜봐 왔다. 선배들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대를 준비했다"며 "형들이 노래를 좋아해주셔서 뿌듯하다.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2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대동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이 고3 수험생들을 위한 응원 행사를 펼쳤다. 강주비 기자정자현(35) 교사는 "원래 방송으로 응원가를 틀었는데, 올해는 밴드부가 직접 공연을 펼쳐 더욱 특별했다"며 "고3 학생들이 긴장하지 않고 평소처럼만 한다면 목표한 바를 이룰 것"이라고 격려했다.수험생 김동현(19)군은 "그동안 선배들에게 응원만 하다가 직접 받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긴장되지만, 이 순간만을 위해 준비해온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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