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활용 계획 無
성급히 추진하다 역효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추진된 골목길 문화사랑방, 일명 '한강 북카페 사업'이 중단되면서 4억8천만원을 들인 부지가 1년째 방치되고 있다.
특히 2차 추가 경정 예산안이 통과될 것인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부지가 전혀 관리되지 않고 사실상 버려진 상태가 이어지면서 전형적인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무등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광주 북구 중흥동 599-20번지 일원은 언뜻 보기에 일반 공영 주차장을 보는 듯했다. 공터에는 잡초가 우거져 있었고, 인근 주민들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벽에 걸려 있는 한강 작가 소개 현수막이 아니었다면 이곳이 관련된 부지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안전띠에 둘둘 감긴 채 방치돼 있는 '2025. 12 소년이 오다' 조형물만이 이곳이 한강 북카페를 위한 부지였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148㎡ 에 달하는 해당 부지는 지난해 11월 광주시가 시비 4억8천만원을 들여 매입했다. 초기에는 길 건너편에 위치한 한강 작가의 전 생가 건물을 매입하려 했지만 소유주와의 협의 문제로 무산됐고 예비비를 투입해 인근 대체부지를 매입한 것이다.
시는 이곳에 지상 4층 규모의 '골목길 문화사랑방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북카페를 조성하고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과 광주 문학을 기념하는 관광명소를 만들 계획이었다.
시는 지난 5월 착공 후 오는 12월까지 개관할 예정을 목표로 했으나, 한강 작가의 반대 의사 표명과 시의회의 예산 삭감이라는 벽에 부딪히며 발이 묶였다. 시가 예산 10억5천만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해 광주시의회에 제출했지만 사업효과와 독창성 면에서 지적받으면서 전액 삭감된 것이다.
지난 6월26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이명노 시의원은 "전국 지자체가 천편일률적으로 '한강의 도시' 이미지를 소비하는데 급급하다"며 "광주시는 이보다 더 깊은 고민,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골목길 문화사랑방 조성사업은 전면 중단됐고, 그 뒤로 부지는 수개월째 방치되고 있다. 지난 7월까지는 인문학 산책길 사업과 연계된

'아트 컨테이너'를 배치해 노벨문학상 기념 영상, 동호의 편지, 한강 작가 소개 등 영상을 송출하고 부지 바닥에도 매트를 깔아 관리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
시는 현재까지도 해당 부지에 대한 명확한 활용안을 세우지도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근 주민들 역시 해당 부지의 사용처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세영(71)씨는 "작년부터 뭔가를 하긴 했는데, 시설도 금방 철거되고 이후로는 공터가 돼 사람들이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벽에 현수막 때문에 한강 작가 관련된 무언가가 아닐까 하고 짐작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특색 없이 선점효과만 노리다 큰 코 다친 격'이라고 꼬집었다.
조선익 참여자치21 공동대표는 "천편일률적인 기념시설이 특색이 부족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선점을 위해 성급히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며 "충분히 공을 들이고 인근 지자체들과 역할을 분담해 추진했다면 오히려 사업적 성과가 충분했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골목길 문화사랑방 조성사업의 예산이 삭감되면서 다음 추경예산이 편성되기 전까지는 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인문학 산책길 사업과 연계해 산책길 코스에 편입시키는 등 대안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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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 5중 추돌 발생"...도심 폭설 대응력 점검
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사진은 소방관들이 중상자 역할을 한 참여자를 들것에 옮기고 있는 모습.
"갑작스런 폭설로 빙판길이 된 도로에서 5중 추돌사고가 발생합니다. 중상자 1명, 경상자 1명."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 도로 한복판에 멈춰 선 차량 다섯 대 사이로 흰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다. 엔진 파손으로 새어 나온 연기가 공기 중에 번지자 순찰차가 경광등을 켜고 진입했고, 뒤이어 구조 장비를 실은 소방 차량이 접근했다. 눈 한 점 오지 않는 11월이지만 '폭설로 인한 5중 추돌사고 발생' 상황이 재현됐다.광주시는 이날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광산경찰서·광산소방서·5개 자치구·종합건설본부·한국공항공사·제2순환도로 등 10개 기관 80여 명이 참여해 사고 발생부터 구조, 견인, 제설, 이면도로 대응까지 전 과정을 점검했다."30cm 이상의 폭설로 도로가 빙판이 되고, 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해 1km 정체가 발생했다"라는 상황 개시가 선포되자 재난상황실은 곧바로 '대설경보 발령' 보고를 받고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우회 안내 문자 전송, 제설차 투입 준비, 기관 간 상황 공유 등 실제 대응 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됐다.14일 진행 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차량 다섯 대가 연쇄 추돌한 상황이 주어지자 가장 먼저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현장에 도착해 제설제를 뿌리고 있다.첫 대응 기관인 광산경찰서 교통순찰반이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했다. 순찰차는 도로를 가로막고 접근 차량을 통제했으며, 경찰관들은 트렁크에서 꺼낸 소포장 제설제를 사고 주변 노면에 뿌렸다. 기습 강설 시 경찰이 실제 사용하는 장비다.뒤이어 광산소방서 구조·구급대가 연기 사이로 진입했다. 구조대는 조수석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을 가정해 유압장비를 사용해 문을 절단했고, 중상자 1명을 들것에 싣고 구급차로 이송했다. 경상자 1명도 부축을 받아 후속 조치에 들어갔다. 구조·이송까지의 절차는 실제 사고 대응 동선을 그대로 따랐다.14일 진행된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에서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을 대응하기 위해 자율방재단이 제설 훈련을 진행 중이다.사고 조치가 마무리되자 동구·서구 견인차량이 차례로 투입됐다. "첫 번째 차량 이동합니다." 무전 지시에 맞춰 파손 차량 두 대가 도로 밖으로 옮겨졌다. 뒤이어 거대한 제설차량 10대가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종합건설본부 2대, 5개 자치구 차량, 제2순환도로 2대, 한국공항공사 1대 등 1톤부터 15톤까지 다양한 규모의 차량이 줄지어 도로를 통과했다. 제설차 앞쪽 살포 장치에서 습염식 제설제(염수·염화칼슘·고체 제설제 혼합)가 양옆으로 흩뿌려졌고, 노면엔 염수 특유의 냄새가 퍼졌다.이어 자율방재단의 이면도로 대응이 진행됐다. 블로워·브러시·넉가래·개인용 살포기가 등장해 좁은 골목길을 정리하는 시연이 펼쳐졌다. 자율방재단 관계자는 "대형 제설차 진입이 어려운 주택가 골목은 적설 시 민원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지역"이라며 "마을제설반의 빠른 투입이 전체 제설 속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14일 오후 3시30분께 광산구 무진로~월전동 간 도로에서 광주시, 광산소방서 등 10개 기관이 '2025 겨울철 폭설대응 유관기관 합동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고광완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김준영 시민안전실장, 정태정 자연재난과장, 김동노 광주시자율방재단연합회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정태정 광주시 자연재난과장은 "기습 폭설은 예측이 어려워 초기 대응이 늦으면 연쇄 사고로 번질 위험이 크다"며 "과거 10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는데, 관할이 다른 구간이라 대응 공백이 생겼다. 이런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상시 협조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훈련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광주시는 오는 11월 15일부터 내년 3월 15일까지를 겨울철 자연재난 대책기간으로 설정하고 제설차량 GPS 관리, 재난문자 발송 시점, 결빙 취약지 우선 대응 순위 등을 재정비해 올겨울 도심 대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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