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출발 그리고 도약

자유언론 1호로 시작한 무등일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기 위해 '편집권 완전 독립'을 바탕으로 성역 없는 취재와 보도를 통해 '호남 대변지'라는 지향점을 향해 바쁘게 달려왔다.

창간 이듬해인 1989년에는 전국 지역 신문으로는 최초로 세로 제호를 가로로 변경했으며 본문 서체를 바꾸어 가독성을 높였다. 1990년에는 디지털화하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지역 신문으로는 최초로 전자신문 서비스를 시작했고, 1996년에는 광주·전남 최초로 홈페이지를 개설, 오프라인 독자와 온라인 독자들을 모두 만나기 위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1996년에는 호남인물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며 지역사 아카이빙을 시도하는 등 지역 신문의 역할을 고민하고 실천하기도 했다.

◆시련 그리고 극복, 새 도전

1997년 대한민국을 덮친 IMF는 무등일보까지 고난의 시간으로 끌어들였다. 모기업이 부도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무등일보는 1999년 7월1일자로 폐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쇠는 두드릴수록 단단해진다'라고 했던가. 이 말처럼 아픔은 구성원들을 더욱 강하게 했고, '자유언론 1호' '최초의 지역 조간신문'이 역사 속으로 침몰해선 안 된다는 구성원들의 뜻이 모였다.

무등일보 구성원들은 재빠르게 속간 대책위를 구성했고 새로운 법인 ㈜하나로문화를 등록했다. 이어 경매로 넘겨졌던 제호와 지령을 인수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속속 거쳐 폐간 4개월 만인 같은 해 11월1일 우리사주신문으로 돌아오게 됐다. 지령 제3287호는 잊을 수 없는 무등일보의 역사다.

2017년 4월 무등일보는 SRB미디어그룹과 동행의 길을 걷게 됐다. 1990년 호남 최초 생활정보신문 '사랑방신문'을 창간, 지역 소비자와 소상공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해 온 SRB미디어그룹이 무등일보와 함께 뉴시스 광주전남 에이전시를 인수하며 신문사와 통신사, 생활정보 플랫폼이 하나의 미디어그룹으로 함께 하게 된 것이다.

이 결합 역시 국내 '최초'다.

이 만남은 곧이어 미디어시장 혁신 첫 번째 모델이 됐다. 이 같은 만남을 바탕으로 지역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지역 맞춤형 뉴스 플랫폼 '사랑방 뉴스룸'을 선보인 것이다.

종이신문보다 PC와 모바일을 통한 뉴스 소비가 더욱 익숙한 독자 변화에 따른 도전이었다.

심층 분석과 기획, 해설 보도가 강점인 일간지와 실시간 속보에 강한 통신사,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지역민 소통 구심점인 사랑방미디어 플랫폼이 결합하자 지역민의 반응은 뜨거웠다.

출범 1년여 만에 '사랑방뉴스룸'은 지역 미디어 업계 최고 수준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는 등 지역민에 신뢰받는 뉴스 채널로 안착했다.

특히 팬데믹 상황서 '사랑방뉴스룸'은 더욱 돋보였다.

코로나 팬데믹에 맞서 무등일보는 '모바일 퍼스트'를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모바일 홈페이지를 구축해 PC가 아닌 모바일에서도 보기 편하도록 최적화한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카테고리 또한 지역 맞춤형으로 바꿔 독자 편의성을 갖추고 지역지로서 역할을 다시 한번 강화했다.

모바일 퍼스트는 올해도 이어졌다. 무등일보는 올해 네이버(NAVER) 뉴스스탠드에 이어 포털 다음(Daum) 채널 스튜디오에도 입점, 심층적이고 깊이 있는 광주·전남지역 뉴스와 정보를 한발 앞서 발 빠르게 제공했다. 10만뷰가 넘는 기획기사와 사건기사를 다수 배출했다. '광주·전남을 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무등일보는 우리나라 대표 포털사이트 입점을 계기로, 지역의 뉴미디어 시대와 함께 '모바일 퍼스트'를 선도하는 매체로 확고부동하게 자리매김했다.

◆영호남 동행·지역 사랑 사업도

광주·전남의 범접 불가한 문화적 DNA, 천혜의 자연, 우수한 두뇌를 바탕으로 지역이 미래로 나가도록, 지역사랑을 한데 모으는데 진력을 다했다.

이를 위해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지역의 일상을 자원화하는데 적극 나섰다. 무등일보는 지역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창간 때부터 무등기배구대회를 전개하고, 김영랑과 용아 박용철, 김현승, 이청준, 조정래의 뒤를 잇는 남도 문학 혼의 전승을 위해 창간 이듬해부터 '무등신춘문예'를 운영해 오고 있다.

또 1999년 시작된 이래 2025년까지 매년 20~30여명의 학생을 선정, 학습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는 '사랑의 공부방' 사업은 지역 청소년들의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실시해 3년 만에 마침표를 찍은 백신프로젝트(백원의 신나는 나눔 프로젝트)는 어린 청소년들과 보호종료아동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총 131단체와 1천690명이 후원에 동참했고, 누적 후원금은 3억1천916만원에 달했다.

이처럼 무등일보는 지역의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 책무를 다하는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상기후 등 다양한 기획시리즈와 갯벌 시리즈 등 심층보도로 비수도권의 극단적인 침체와 내몰림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모색에 나섰고. 영호남이 공동으로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영호남박람회' 등 현실적 실험도 실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첫발을 뗀 영호남박람회는 무등일보와 영남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첫해에는 양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인 대구 2·28 자유광장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개최했으며, 올해는 대표 문화 관광지인 경주 첨성대와 담양 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됐다.

영남 행사엔 호남 교류투어단 100여명이, 호남 행사엔 영남 교류투어단 100여명이 참석해 40년이 넘는 분단 아닌 분단을 겪고 있던 양 지역을 감정적, 정서적으로 잇는 가교 역할로 발돋움하고 있다.

창간 이후 꾸준히 개최하는 '무등기 전국배구대회'도 지역 내 배구 저변 확대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대회는 40개(어린이부 3개·여자클럽부 13개·교직원부 24개) 팀이 참가하며 여전한 인기를 구가했다. 문화 저변을 넓히고 '예향 광주'의 맥을 잇기 위해 초·중·고등학생 예비 예술인을 발굴하는 '무등예술제'와 신예 작가들의 산실로 거듭난 '무등 신춘문예' 역시 무등일보의 대표적 문화 행사로,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