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영양제 등 3천여종 판매
30% 저렴…상주 약사 복약지도
"종류 많고 비교 편리" 긍정 반응
약사회 “오남용 우려…규제 필요"


"이제 약국도 쇼핑하듯 고르는 시대가 된 것 같네요."
4일 오후 찾은 광주 광산구 수완동 A약국. 약 230평 규모의 광주 첫 창고형 약국인 이곳은 오픈 첫날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선반 가득 쌓인 약품이 한눈에 들어왔다. 감기약, 해열제, 영양제, 반려동물 보조제까지 3천여종의 의약품이 종류별로 정리돼 있었다.
진열대에는 '감기약', '파스류', '보호대·근이완제', '건강기능식품' 등 구역이 표시돼 있었고, 벽면에는 매장 안내도가 걸려 있어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카트를 밀거나 바구니를 든 손님들이 진열대 사이를 오갔다. 모든 약에는 마트처럼 가격표가 붙어 있었다. 휴대전화로 온라인 최저가와 비교하거나 약품을 둘러보며 '쇼핑'하는 모습은 대형마트를 연상케 했다.
입구 바로 앞 '프로모션 존'에는 비타민과 영양제 등이 박스째 쌓여 있었다. '스토어 초이스(STORE CHOICE)' 상자에 담긴 1천500원짜리 비타민 앞에는 사람들이 한참을 머물렀다.

"이게 진짜 1천500원이에요?" 한 중년 남성이 놀란 얼굴로 묻자, 직원이 웃으며 "네, 특별가예요"라고 답했다.
곳곳에서도 "집 앞 약국엔 이건 늘 없더라", "이건 성분이 더 좋네" 같은 감탄사가 이어졌다.
매장에는 약사 4명이 상주했다. 매장 안을 돌며 손님에게 제품을 추천하거나 복약지도를 했다.
20대 여성 한송이씨는 "생각보다 매장이 훨씬 크고 약 종류가 많아서 놀랐다"며 "평소 생리통약을 자주 사는데 이곳은 일반 약국보다 2천원 정도 싸다. 또 같은 약이라도 효능에 따라 여러 종류가 있는데, 보통은 한 가지만 팔아서 아쉬웠다. 여기선 다 비교해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서구에서 왔다는 50대 심상훈씨는 "일반 약국엔 약사가 1~2명뿐인데, 여기는 약사가 많아 묻기가 부담스럽지 않다"며 "추석이라 피곤한 아들한테 선물할 건강식품을 사러 왔다. 20대 남성에게 좋은 제품을 약사한테 물어 추천받았다"고 웃었다.
수완동에 사는 정윤서(36)씨는 "3살, 6살 아이가 있는데 자주 체하거나 열이 나서 상비약을 늘 쟁여둬야 한다"며 "평소 먹던 약이 더 싸고 종류도 많아 한꺼번에 사뒀다. 연중무휴라 급할 때 이용할 수 있는 게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A약국에서 근무하는 한 약사는 "전문의약품은 오남용 우려가 있어 애초에 매장에 들이지 않았다"며 "일반의약품 중심으로 상주 약사들이 복약지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계산대에서 약사가 최종 확인 후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계산대 앞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섰고, 긴 대기열은 좀처럼 줄지 않았다. 계산을 마치고 약국을 나서는 사람들의 손에는 약품이 가득 든 회색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대형 공간에 다양한 약품을 진열하고 소비자가 직접 고르는 방식이 특징인 창고형 약국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재 100평 이상 대형약국은 성남·고양·대구·전주·광주 지역에 모두 6곳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창고형 약국이 늘어나면 약물 오남용 등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관련 법 제정과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약사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내고 "규제 없는 창고형 약국 개설 허가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강력히 당부한다"고 밝혔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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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와 음악이 만나다'...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 성료
지난 7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무대를 보며 응원봉을 흔들고 공연을 즐기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쌀쌀해져가는 11월 초,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이 따뜻한 음악으로 물들었다.지난 7일 오후 6시30분, '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 ' 공연 시작 30분 전이었지만 해오름관 주차장은 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득찼다. 1천여석의 좌석을 갖춘 해오름관 입구도 서둘러 입장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이날 티켓은 8만원에서 최대 13만원까지 모두 유료로 진행됐지만 관람석은 빈곳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가득했다.공연 시작시간인 오후 7시가 되자 무대를 제외한 관람석이 어두워졌고,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이 제1부 공연의 시작을 열었다.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지난 195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로 중앙아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 흩어져버린 독립투사 후손 4·5세로 이뤄진 합창단이다.이들은 동요메들리를 시작으로 러시아 전통민요 '춘가춘가',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 중 한 곡 등 3곡을 연달아 불렀고, 관중석에서는 주최 측에서 제공한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연신 흔들며 이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보냈다.지난 7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에서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이 오프닝 공연을 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이어 2부에서는 '고려인진료소 밴드 2025'와 의료인 가수 '신세원과 세화씨스터스'가 무대에 올랐다.고려인진료소 밴드 2025는 초대 대표 박병순 원장 등 의료인과 고려인 청년들이 지난 2018년 고려인축제에서 최초 결성, 공연 후 올해까지 진료 뿐만 아니라 음악활동으로 고려인들과 함께 동행하고 있는 밴드다. 지난 2018년 시작된 고려인 광주진료소는 의료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고려인·이주민들에게 매주 무료 진료를 제공해왔다. 지금은 25개 진료과목, 58명의 전문의와 약사, 간호사, 의대생들이 참여하는 의료공동체로 성장했다.지난 7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에서 신세원 세화산부인과 원장이 공연을 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가수이기도 한 신세원 세화산부인과 원장은 한국연예예술인 총연합회에 정식 등록된 가수로, 각종 지역 축제 등 무대에 오르며 의료와 노래 봉사를 함께 해오고 있다.고려인 밴드는 이날 '스물 다섯 스물 하나', '흰수염고래' 등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가요를 불렀으며, 신 원장은 트로트 메들리를 부르며 관람객들의 엉덩이를 들썩들석하게 만들었다.마지막 3부에서는 가수 최성수씨와 소향, 구창모&송골매 밴드 등이 무대에 올라 관람객들에게 막바지 가을의 밤을 감동과 흥겨움으로 채웠다.지난 7일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3회 고려인 2025 희망콘서트'에서 최정섭 광주시의사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최정섭 광주시의사회 회장은 "지난 2019년 1회 콘서트를 시작으로 2022년 2회 우크라이나 난민 및 고려인진료소 후원 콘서트로 더욱 발전했으며, 이번 3회는 백혈병소아암 환우 돕기를 추가하고 출연진에 더욱 무게를 더했다"며 "1회 수익금과 2회 수익금은 전액우크라이나 난민과 진료소에 기부했으며 이번 공연에는 상기 두곳과 여성 장애인 재활센터에도 기부 예정이다. 이번 공연으로 광주시민과 의사회원 모두에게 깊은 추억의 장이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희망콘서트의 수익금 전액은 기부될 예정이며, 올해는 백혈병·소아암 환우와 고려인 광주진료소, 여성 장애인 재활센터 등을 돕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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