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장 어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예방 조치가 적절히 실시되고 있는지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9일 아침 무안군 갯벌생태환경센터에서 만난 이창일 해양환경생물연구소장(갯벌생태환경센터 대표)은 전남에서 잇따라 관측되는 '갯벌 사질화' 현상이 복합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창일 소장은 "인간에게 10여 년은 하세월이지만 자연의 시간으로 보면 단기간에 불과할 수 있다"며 갯벌은 10~20년간 모래, 자갈이 쌓인다 하더라도 언젠가 자정작용을 거쳐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연의 자정 작용에만 기대선 안되며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함께 수립해야 당장의 생물종, 어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소장은 일례로 10여 년 전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근무하던 당시 인근 갯벌에서 대규모 도로 공사가 실시됐던 기억을 풀어놨다. 인근 토사가 바다로 밀려들면서 하류 갯벌의 사질화가 진행됐지만, 7년여 시간이 흐르자 자연 회복됐다고 했다.
그는 해당 갯벌이 비교적 빨리 회복됐던 이유로 '오탁방지망'과 '둠벙' 같은 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췄던 점을 꼽았다.
이 소장은 "침전물을 막아주는 오탁방지망이나 둠벙만 몇 곳에 설치해도 사질화를 늦출 수 있다"며 "퇴적물이 이동하다가 일차적으로 저수지에 쌓이면 인근 갯벌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질화로 인한 생물종 사멸, 이주, 어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 사질화 방지 체계 구축을 들었다.
이 소장은 "대규모 시공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토사 유출량을 계산하지만 이 또한 매번 정확할 수 없다"며 "극한 호우처럼 인간의 예측 범주를 벗어난 기후 재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모니터링부터 변화 추이를 포함한 '포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질화된 갯벌을 막연히 복원하기 위해 모래나 자갈을 걷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모래갯벌이 진흙갯벌에 비해 어획이 불리하고 생물종 다양성이 부족할 수 있어도, 새 생명이 자리 잡은 터를 재차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향후 철저한 모니터링과 시스템 구축으로 정점별, 생물군 밀집지 실태를 파악하는게 그나마 방법이다"며 "무작정 어패류를 살포하면서 예산만 허비하기보다 급변하는 자연 환경에 맞춰가는 것이 서남해 갯벌을 풍부하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고 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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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 방류수로 반도체 용수 100% 충당 가능··· 영산강 1급수화도 실현”
광주시민사회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대규모 용수 확보 문제를 ‘하수 방류수’ 활용으로 완전 해결 가능하다며 기후부의 책임있는 정책 채택을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은 AI이미지.
광주시민사회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의 최대 난제로 꼽히는 대규모 용수 확보 문제를 ‘하수 방류수’ 활용으로 완전 해결 가능하다며 기후부의 책임있는 정책 채택을 강조하고 나섰다.‘하수 방류수를 반도체 용수로 추진하는 시민모임’(공동대표 김강렬 등)은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 반도체 용수 문제는 하수 방류수를 활용하면 100% 해결 가능하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기후부)가 추진 중인 댐 증설이나 농업용수 전환 등 기존 방안의 한계를 지적했다.이들에 따르면 하수 방류수, 수돗물보다 미네랄 적어 초순수 제조에 오히려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시민모임은 하수 방류수가 수돗물보다 미네랄 이온(나트륨 등)이 적어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초순수(UPW)’ 제조에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일반 수돗물이나 강물에는 지층을 거치며 녹아든 무기 이온이 많아 제거가 까다로운 반면, 하수 방류수는 이미 1·2차 처리를 거쳐 고성능 역삼투막(RO)과 초여과막(UF)을 통과하면 이온 및 유기물(TOC)의 99.5% 이상이 분리된다는 설명이다.기후부의 “오염물질이 많아 초순수를 못 만든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RO 기술의 분리 성능을 간과한 오류”라며, 잔류 유기물은 생물활성탄(BAC)과 고도산화공정(AOP), 염류 및 중금속은 RO·NF 필터 등 이미 상용화된 기술로 충분히 정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무엇보다 해외 및 국내 대기업 실증사례가 풍부하고 3조 원 절감 효과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싱가포르의 ‘뉴워터(NEWater)’가 생산량의 80% 이상을 TSMC, 글로벌파운드리 등 반도체 팹에 초순수 원수로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화성·동탄·오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고도 정수해 하루 수십만 톤씩 최첨단 반도체 공정에 투입하고 있어 이미 기술적 검증이 완료된 상태다.또한 시민모임은 광주 하수처리장과 반도체 공단 간 거리가 2km 이내여서 1년 안에 도수관로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타 지역 댐에서 물을 끌어오기 위한 100km 길이의 도수관로 건설과 동복댐 제방 증고 등에 소요되는 약 3조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들은 영산강 1급수화 및 ‘필터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했다. 시민모임은 광주에서 발생하는 하루 약 65만 톤의 하수 방류수를 반도체 용수로 재활용할 경우, 영산강으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줄여 영산강의 ‘1급수화’도 덤으로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아울러 수처리와 반도체 크린룸, 폐수 처리에 핵심적인 ‘필터(Membrane)’ 산업을 광주의 전략자산으로 육성하기 위해 ‘필터 클러스터’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창업(이익환원제) 방식으로 창출된 이익을 통해 전국 하수처리장에 필터를 저렴하게 공급함으로써 영산강을 넘어 전국 4대강의 1급수화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용규기자 hpcyglee@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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