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질화 막기 위해 오탁방지망과 둠벙 철저히 갖춰야"

입력 2025.09.11. 07:36 최류빈 기자
이창일 해양환경생물연구소장(갯벌생태환경센터 대표) 인터뷰
9일 아침 무안군 갯벌생태환경센터에서 만난 이창일 해양환경생물연구소장(갯벌생태환경센터 대표)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당장 어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예방 조치가 적절히 실시되고 있는지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9일 아침 무안군 갯벌생태환경센터에서 만난 이창일 해양환경생물연구소장(갯벌생태환경센터 대표)은 전남에서 잇따라 관측되는 '갯벌 사질화' 현상이 복합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창일 소장은 "인간에게 10여 년은 하세월이지만 자연의 시간으로 보면 단기간에 불과할 수 있다"며 갯벌은 10~20년간 모래, 자갈이 쌓인다 하더라도 언젠가 자정작용을 거쳐 회복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연의 자정 작용에만 기대선 안되며 환경 변화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함께 수립해야 당장의 생물종, 어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소장은 일례로 10여 년 전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근무하던 당시 인근 갯벌에서 대규모 도로 공사가 실시됐던 기억을 풀어놨다. 인근 토사가 바다로 밀려들면서 하류 갯벌의 사질화가 진행됐지만, 7년여 시간이 흐르자 자연 회복됐다고 했다.

그는 해당 갯벌이 비교적 빨리 회복됐던 이유로 '오탁방지망'과 '둠벙' 같은 방지시설을 제대로 갖췄던 점을 꼽았다.

이 소장은 "침전물을 막아주는 오탁방지망이나 둠벙만 몇 곳에 설치해도 사질화를 늦출 수 있다"며 "퇴적물이 이동하다가 일차적으로 저수지에 쌓이면 인근 갯벌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질화로 인한 생물종 사멸, 이주, 어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책으로 사질화 방지 체계 구축을 들었다.

이 소장은 "대규모 시공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토사 유출량을 계산하지만 이 또한 매번 정확할 수 없다"며 "극한 호우처럼 인간의 예측 범주를 벗어난 기후 재난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모니터링부터 변화 추이를 포함한 '포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는 "사질화된 갯벌을 막연히 복원하기 위해 모래나 자갈을 걷어내는 것은 옳지 않다"며 "모래갯벌이 진흙갯벌에 비해 어획이 불리하고 생물종 다양성이 부족할 수 있어도, 새 생명이 자리 잡은 터를 재차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향후 철저한 모니터링과 시스템 구축으로 정점별, 생물군 밀집지 실태를 파악하는게 그나마 방법이다"며 "무작정 어패류를 살포하면서 예산만 허비하기보다 급변하는 자연 환경에 맞춰가는 것이 서남해 갯벌을 풍부하게 만드는 '열쇠'가 될 것이다"고 했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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