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잇단 허위 테러 신고...시민 불안·공권력 낭비 극심

입력 2025.08.11. 18:08 박승환 기자
폭발물 테러 잇따라 불안감 호소
대부분 허위 신고...공권력 낭비
"강력 처벌될 수 있다는 점 알려야"
11일 오전 광주 동구 대인동 롯데백화점 앞.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백화점 내부를 수색하고 있다. 양광삼 기자 ygs02@mdlibo.com

전국적으로 백화점을 비롯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테러 신고가 이어지고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폭발물을 탐색하기 위해 매번 수백 명에 달하는 경찰·군 병력이 투입되고 있지만 대부분 허위 신고로 드러나면서 공권력 낭비가 심각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불특정 다수에게 협박하는 행위도 처벌이 가능하다며 장난이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1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9시40분께 광주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팩스로 접수된 신고에는 '광주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초 신고 지역 관할 경찰청인 서울경찰청으로부터 공조 요청을 받은 광주경찰청은 롯데백화점이 동구 대인동에 위치하고 있지만, 경찰은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 롯데백화점과 서구 광천동 신세계백화점 두 곳에 경찰특공대와 형사 등 경력을 배치해 폭발물을 수색했다.

이날 수색은 정오께까지 3시간가량 진행됐으나 두 곳 모두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지난달 7일에도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서울 성신여대 두 곳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발송돼 학생과 교직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자신을 남성연대 회원이라고 주장한 이메일 발신자는 '여성을 정말 싫어한다, 여성에게 학문은 필요없다며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했다'고 협박했다.

당시에도 경찰은 경력을 동원해 4시간가량 수색을 펼쳤지만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광주경찰은 해외 IP를 사용한 이메일 발신자를 추적하고 있다.

이처럼 불특정 다수에 대한 폭발물 테러 신고가 잇따르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학생 김은주(22·여)씨는 "심해도 너무 심한 것 같다. 얼마 전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을 폭파하겠다고 게시글을 올렸다가 붙잡힌 사람도 중학생이었는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장난이었다는 말에 봐주면 비슷한 모방 범죄가 또 생긴다. 백화점 등 영업상 피해를 본 기업도 손해배상 청구를 통해 본보기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모(45)씨도 "수색하는 동안 수많은 공권력이 투입돼 정말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못받는 사람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며 "IP를 우회하는 기술이 발달해 모방 범죄도 쉬워진 것 같다. 법적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등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협박을 하는 경우 이전과 달리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올해 3월부터는 공중협박죄가 신설돼 불특정 다수에게 공포감을 조성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김정규 호남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협박에 대해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과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 있다 보니 모방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며 "수사기관 등이나 정부에서 장난이라도 협박 글을 올릴 경우 무조건 추적될 수 있고, 신설된 공중협박죄에 따라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많은 재난문자 등을 활용해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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