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거리' 오토바이·자전거 통행 가능?··· 區마다 다른 단속 대상, 시민 혼란

입력 2025.04.29. 09:13 차솔빈 기자
교통법상 차·오토바이·자전거·손수레·킥보드 대상
북구는 차와 오토바이만, 동구는 자동차만 단속
"단속 통일 필요", "오토바이 단속하면 식당 망해"
지난 6일 광주 동구 금남로 차 없는 거리 행사에서 자전거가 통행하고 있다.

광주시가 도심 곳곳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차 없는 거리'의 명칭에서 '차'의 정의 가 명확치 않아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차 없는 거리가 아니라 '자동차 없는 거리'로 해야 명확하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시는 '대·자·보 도시' 실현을 위해 5개 자치구와 함께 광주 동구 금남로, 광주 서구 풍암동 소통테마길, 남구 백운동 백운광장 토요야시장,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대학로 거리, 광산구 송정역시장 등 거리 곳곳에 '차 없는 거리'를 조성·운영 중이다.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차 없는 거리. 배달 오토바이가 정차해 있다.

이같은 '차 없는 거리'는 보행자 중심의 안전한 환경 조성과 방문객 유입 증가 등의 효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차 없는 거리'에서 '차'의 정의가 법적 정의와 차이가 있고, 단속 대상과 근거 법령도 달라 시민들이 혼동하기 쉬운 문제가 발견됐다.

도로교통법 제2조에 따르면 구분상 차는 자동차, 건설기계,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 그 외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기계를 통칭한다.

법적 정의에 따르면 차 없는 거리는 자동차는 물론,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리어카 등도 모두 운행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 북구의 경우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대학로 차 없는 거리의 통제대상을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지정하고 있었고, 광주 동구의 경우 금남로 차 없는 거리의 통제대상을 '자동차'로만 정의해 둬 각각 차이를 보였다.

이모(66)씨는 "차도 위험하지만 가끔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사람들 사이를 지나다니는 것도 위험해 '저건 단속을 안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며 "차 없는 거리라고 애매하게 표현하지 말고 '자동차 없는 거리'로 바꾸거나, 안내를 통해 단속 대상을 명확히 해야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불편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자동차 등 모든 차마를 통제한다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반응도 있었다.

21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후문 차 없는 거리. 오토바이와 자동차 등이 불법주차돼 있었다.

용봉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만약 차 없는 거리에 배달 오토바이 진입도 금지되고 전면 단속이 이뤄진다면 이 근방 자영업자와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을 것이다"며 "정의를 명확히 하는 것도 좋지만 주민과 자영업자들의 의견 청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구 관계자는 "차마의 법적인 정의에 따르면 자동차를 포함한 오토바이, 자전거가 모두 대상이겠지만, 현재 북구 용봉동 '차 없는 거리'에서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주 통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현재 단순히 도로교통법에 따른 주·정차단속만 진행 중이고, 게다가 통행하는 오토바이들은 대부분 배달대행업체라 자영업자들과 관련이 깊어 실질적으로 진출입을 막기도 힘든 상황이라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기존 사람 중심 교통체계 구축의 상징성을 담아 '차 없는 거리'로 명명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며 "차 없는 거리 사업이 금남로에 잘 정착한다면 시민 의견 수렴을 통해 명칭 변경, 자세한 안내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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