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 중 노인 쓰러짐 잇따라···'히트 쇼크' 주의해야

입력 2025.04.24. 17:45 차솔빈 기자
계절·장소 가리지 않고 고령자 사고
장시간 목욕·급격한 온도변화 주의
이 이미지는 AI를 활용해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계절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목욕 중 노인 돌연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몸이 약한 노인 뿐 아니라 고혈압·당뇨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이들 역시 목욕 중 위험에 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여수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5분께 여수시 안산동의 한 대중목욕탕에서 70대 남성 A씨가 욕탕에 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심정지 상태로, CPR 등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 지병을 앓고 있던 점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3월 19일 오후 4시38분께 장성군 남면의 한 목욕탕에서도 80대 여성 B씨가 쓰러져 CPR 등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경찰은 B씨가 급격한 온도변화에 쇼크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3월 5일 오전 11시6분께 완도군 완도읍의 한 목욕탕에서는 C(81)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당시 C씨는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C씨는 목욕탕 온탕에서 나온 직후 구토하며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목욕 도중 쓰러져 숨지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노인과 만성질환 환자들에게 목욕탕 주의보가 내려졌다.

온수 목욕을 하면 혈관이 확장돼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숙면에도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시간 목욕이나 냉온탕을 오가는 등 갑작스러운 온도변화를 겪게 되면 혈압의 변화로 인해 혈관에 부담을 주게 된다.

또, 고령자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 순간적으로 심장과 뇌로 향하는 혈액 공급이 줄어들어 '히트 쇼크(Heat shock)'를 겪을 수 있다. 히트 쇼크를 겪으면 실신, 심근경색,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고, 특히 목욕탕이라는 환경 특성상 욕탕 내에서 쓰러지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소방당국은 목욕 시 보호자 동행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방 관계자는 "뜨거운 물에 오래 있으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 위험하다"며 "특히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는 사우나, 목욕을 오래 하는 것을 주의해야 하고, 노인은 보호자의 동행 하에 목욕해 비상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