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활동 힘들고 두통·난청 등
시교육청 지원조례 제정에도
제한적인 시설개선만 가능해
군소음보상법 학교 포함해야

광주 군공항 인근 학교들이 전투기 소음으로 학습권과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행 법령은 학교에 대한 명확한 지원 근거가 부족해 실질적인 보호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산구의회는 23일 오후 군공항 인근 소음 피해 학교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는 광산구의회 군공항이전 및 소음피해 대책마련 특별위원회(군공항특위)가 주관했으며, 광주시교육청과 광산구청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광주지역에서 군소음 피해를 겪고 있는 학교는 광산구에 6개교(송정동초, 송정초, 도산초, 송광중, 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자동화설비마이스터고), 서구에 7개교(계수초, 운천초, 전남중, 전남고, 치평초, 송학초, 세광학교) 등 총 13곳이다. 이들 학교는 국방부가 고시한 소음영향도 85웨클(1일 총소음량) 이상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일부 학교는 소음으로 인해 야외 체육활동조차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음 피해는 단순한 학습 방해를 넘어 학생들의 언어·인지·정서 발달 지연, 두통, 난청 등 건강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대 환경소음진동연구센터가 실시한 '수원 공군비행장 소음 피해지역 학생들의 학습능률 조사'에서는 피해지역 학생들의 학습능률이 비피해지역의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와 학생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는 물론, 학교 구성원의 이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광주시와 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피해 학교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약 350억원이 5개년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창호와 환기시설, 냉난방기 등 학교 환경 개선이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별도로 강당 환기시설 개선을 위한 180억 원 규모의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소음저감 교실 조성, 실내 힐링공간 설치, 방음벽 및 흡음천장 구축 등 다양한 대책이 병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지자체, 교육청 간 역할이 불분명하고, 군소음보상법에 학교에 대한 명확한 지원 조항이 없어 구조적인 한계는 여전하다. 결국 냉난방기 교체나 창호 보수 등 제한적인 시설개선만 가능하고 학생들의 학습 결손 보완이나 심리 치유, 교직원 건강관리 등 교육적·정신적 지원은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민간공항 주변 지역의 경우 공항소음방지법에 따라 교육기관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어 형평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러한 법적·제도적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군소음보상법 개정, 소음측정 기준의 현실화 및 정기적 모니터링, 자치구 차원의 지원 조례 제정, 국방부·지자체·교육청 간 협의체 구성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단순 방음시설 설치를 넘어 학습보완 프로그램, 전문 심리상담, 예술치유 활동, 교직원 복지 확대 등 통합적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잇따랐다.
공병철 광산구의회 군공항특위 위원장은 "현재 시교육청 조례만으로는 실질적인 지원이 어렵다"며 "자치구 차원에서도 협력할 수 있도록 상반기 내 광산구 지원 조례를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실적으로 군공항 이전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 피해를 겪고 있는 학교들에 대한 세심한 지원과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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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홀짝·5부제 첫날···"외곽 출퇴근은 어쩌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에 한 차량이 들어서고 있다. 강주비 기자
“평소 이용하지 않던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니 생각보다 쉽지 않네요.”중동발 에너지 위기 대응으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된 첫날, 광주 도심 출근길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주차난은 완화됐지만 대중교통 여건과 생활 패턴 차이에 따른 불편도 동시에 드러났다. 5부제 시행 공영주차장 안내 등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한 세밀한 보완책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자전거 주차장에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강주비 기자8일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 평소 출근 차량이 길게 줄을 이루던 시간대였지만 이날은 차량 흐름이 드문드문 이어질 뿐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입구에는 청원경찰 3명이 배치돼 차량 번호를 거듭 확인하며 “직원인가요, 민원인이신가요”라고 묻기를 반복했다. 홀짝제와 5부제가 동시에 적용되면서 출입 기준이 달라진 탓에 현장에서는 차량 구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민원인 차량 일부는 주차장 앞 안내 표지판을 확인한 뒤 급히 방향을 틀기도 했다. 다만 기존에도 5부제를 경험했던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교적 큰 혼선 없이 제도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광산구 청원경찰은 “현재까지 마찰이나 혼선은 없었다”며 “첫날인 만큼 민원인을 위해 오후 6시까지 현장 안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광주시청 일대도 비슷한 풍경이었다. 청사 출입구 주변에는 ‘5부제 동참’을 알리는 현수막이 곳곳에 설치됐고, 직원들은 캠페인을 벌이며 제도 홍보에 나섰다. 차량 대신 도보로 이동하는 직원들이 늘었고, 자전거 거치대에는 평소보다 많은 자전거가 빼곡히 들어섰다.이곳 역시 전반적으로 원활히 제도가 운영됐지만, 시행 첫날인 만큼 혼선도 일부 나타났다. 끝자리 제한 요일을 착각해 차단기 앞에서 후진하거나, 직원 안내를 받은 뒤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차량이 드물게 포착됐다.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 서구청 직원이 주차장 관리 직원에게 세부 지침을 안내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주차장 안내를 하던 직원은 “날짜를 착각해 되돌아간 직원 차량은 1대뿐이었다”며 “민원인은 5부제 시행을 모르고 오는 사례가 10여대 정도 있었다. 서류 제출 등 짧은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민원의 경우 갓길에 잠시 정차한 뒤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광주 서구 화정동 공영주차장에서도 5부제를 시행했다. 이날 현장을 점검하던 구청 직원들은 주차장을 돌며 단속 대상 차량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 직원들에게 세부 지침을 전달했다. 전날부터 주차돼 있던 차량에는 안내문을 부착해 혼선을 줄이려는 모습도 보였다.서구 관계자는 “전날부터 주차해 놓은 미출차 차량은 단속 대상이 아님을 알리는 안내문을 꽂아 혼선이 없도록 하고 있다”며 “공영주차장은 물론 시행 대상이 아닌 주차장들도 혼잡 여부를 점검하며 5부제가 잘 시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다만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해진 공무원들은 이동 시간 증가와 업무 효율 저하를 우려했다. 동일한 홀짝 번호 차량을 보유한 가구를 중심으로 차량 2부제에 맞추기 위한 번호판 변경 문의가 각 자치구에 잇따르기도 했다.북구에서 서구청으로 출근하는 A씨는 “환승 대기 시간이 길어 결국 정류장에서 청사까지 걸어왔다. 오전부터 5천보 넘게 걸어 힘들다”며 “현장 업무를 나갈 때도 차량 배차를 먼저 고민해야 해 불편이 크다”고 토로했다.광산구청 직원 B씨는 “외곽 지역은 버스 노선 자체가 부족해 카풀이나 차량 공유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근무지에 따라 체감되는 불편 정도가 크게 다르다”고 했다.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으로 출근 시간이 앞당겨지면서 생활 전반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광주 광산구청 주차장이 한산하다. 강주비 기자시민들 사이에서도 제도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직장인 양소라(34)씨는 “2부제까지 시행되니 상황의 심각성은 체감된다”면서도 “수도권과 달리 대중교통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에 대해 차등을 두지 않고 그냥 불편을 감수하라는 방식은 아쉽다”고 말했다.공영주차장 이용 정보 부족도 문제로 지목됐다.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 등에서는 5부제 시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외근이 잦다는 윤모(38)씨는 “업무 특성상 공영주차장을 자주 이용하는데, 지도 앱에는 5부제 여부가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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