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워지지 않는 공보의···전남 의료 공백 '심각'

입력 2025.04.19. 14:55 김종찬 기자
의과 공보의 15년 새 3분의 1로 줄어
‘비대면·순회 진료’ 대책 한계 ‘뚜렷’
올해만 57명 감소…“장기 대책 필요”
신안군보건소에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농어촌 지역의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가 급감하면서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일선 시·군들이 늘어나며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전남도는 비대면 진료와 순회 진료 등으로 부족한 공보의를 대체한다는 방침이지만 고령화가 심각한 지역 특성상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올해 전남 지역에 배치된 공보의는 총 477명으로, 전년 대비 57명(10.7%) 감소했다. 의과 공보의는 229명에서 179명으로 50명 줄었고, 한의과는 199명에서 190명으로 9명 감소했다. 치과 공보의만 106명에서 108명으로 2명 증가했다.

의과 공보의의 감소는 심각하다. 지난 2010년 479명이던 의과 공보의 수는 15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병역 자원 감소와 복무 기간 기피, 의정 갈등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전남 22개 시·군에 배치된 공보의 수를 보면 지난해보다 많게는 7명(고흥군)까지 줄어들었고, 늘어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와 함께 도내 보건소와 보건지소에서 근무 중인 의과 공보의 229명 중 76명(33%)이 다음 달 복무를 마친다. 타 시도 전출 예정자 46명을 더하면 내달 전남 지역 공보의 공백은 현원의 절반이 넘는 122명에 달한다.

보건(지)소 외에 일반 의료기관이 있는 '시' 단위는 의료 공백이 미비하겠지만 보건소 외의 의료기관이 없는 군이나 면 단위에서는 의료 공백을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다.

전남도는 공보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도서 지역 보건지소에 공보의를 2명씩 배치하고, 육지 면 단위 의료기관 중 공보의가 없는 곳에 우선 배치하는 등 응급 처방을 내렸다. 또 순회 진료와 비대면 진료를 통해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전남 보건지소 216곳 중 의과 공보의가 상주하는 곳은 133곳(62%)에 불과하며, 76곳은 순회 진료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고령층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지난해부터 실시해오고 있는 비대면 진료의 경우 활용도가 낮고, 일주일 내지 격주로 진행되는 순회진료 역시 지역민들의 응급 상황 대응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전남도는 장기적으로 면 단위 보건지소를 통폐합해 '거점 보건지소'를 설치·운영, 이를 통해 의료 인력의 효율적인 배치와 의료 서비스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이지만 매년 줄어가는 의과 공보의로 인한 지역민들의 의료 사각지대 확대는 불가피하다.

이에 일선 현장에서는 일본의 사례처럼 지역 의무복무를 골자로 의대 정원의 일정 비율을 선발하는 '지역 의사제' 도입과 전남 국립의대 신설을 통해 지역 의료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역 의사제와 전남 국립의대 신설의 경우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하는 과제가 수년째 풀리지 않고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전남의 한 보건지소 관계자는 "전남은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많고, 건강 이상으로나 일반 진료를 위해 보건지소를 방문하는 지역민들도 많은데 지역에 배치되는 공보의 수는 매년 급감하고 있어 의료 사각지대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일단은 각 읍면 이장 등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홍보와 교육활동을 확대하고 정착시키는 데에 주력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대책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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