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장애인 리프트 도입 촉구
"장애 공약 이행·이동권 보장 등 必"

장애인의 날의 맞아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오전 10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주420공동투쟁단은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광장에서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과 차별 해소를 촉구하는 '광주420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15년 역사가 서린 유스퀘어 광장은 장애인 당사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으로 가득 찼다.
단체는 최근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리프트) 설치를 의무화해달라며 금호고속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우리는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고속버스 도입을 위해 7년2개월에 걸쳐 법정 투쟁을 벌였고, 결국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며 "이제 금호고속은 고속버스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금호고속은 '재정적 부담'과 '안전성'을 이유로 여전히 실행을 미루고 있다"며 "금호고속이 재정적 부담을 홀로 감당할 필요는 없다. 과거 시내버스가 저상버스로 전환될 때처럼 정부의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특수학교 통학 차량이나 장애인복지관 차량은 수년째 안전하게 운행되고 있다"며 "안전성을 이유로 도입을 미루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가두행진에 나섰다. 행진은 유스퀘어 광장에서 출발해 무진로와 계수교차로를 지나 광주시청까지 약 3㎞ 코스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단체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홀로 그리고 더불어 살게 하라', '장애인의 보편적인 이동권과 접근권을 보장하라', '15가지 장애유형별 정책과 장애여성 정책을 설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광주시청에 도착한 이들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의 낮은 저상버스 보급률, 통합학교 입학 거부 사례, 부족한 활동지원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문화·체육시설 등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일상 속 차별과 배제를 지적했다.
단체는 "광주는 인권과 정의의 도시를 자처하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먼저'가 아닌 '나중'으로 밀려 있다"며 "시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사업 공약을 온전히 이행하고, 광주시 전역의 장애인 이동권 실태를 전수조사해 실효성 있는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권 보장, 자립생활지원, 장애유형별 권리보장 등 9가지 내용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시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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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화재 현장 지킨 시민들···봉사·후원 잇따라 19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광산구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 지원반 운영본부' 텐트가 설치돼 있다. 강주비 기자 "이쪽 줄로 오세요. 따뜻한 반찬부터 드릴게요."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나흘째인 19일 정오께. 화재 현장 인접한 광장에 설치된 흰색 천막 아래, 광산구 자원봉사센터의 배식 테이블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도시락에는 따뜻한 밥과 국물, 반찬이 가지런히 담겼다. 아이스박스에 가득 쌓인 생수와 음료수 옆에는 간단한 과일과 간식들도 놓여 있었다.19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설치된 '광산구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 지원반 운영본부' 텐트에서 봉사자들이 소방대원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현장 진화 작업을 마치고 교대한 소방대원들이 하나둘 천막 앞으로 모여들었다. 땀으로 범벅이 된 방화복에선 연기 냄새가 스며 나왔고, 몇몇 대원은 눈가를 손으로 문지르며 지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봉사자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도시락을 건넸고, "고생 많으시다", "따뜻할 때 드시라"는 짧은 인사도 잊지 않았다. 소방대원들도 웃으며 "감사합니다"라며 화답했다.식사를 마친 소방대원들이 자리를 뜨면, 봉사자들은 테이블을 돌며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고 음식물을 분리수거했다. 배식소까지 올 수 없는 대원들을 위해 도시락을 들고 현장 안쪽까지 들어가는 이들도 있었다.봉사자들의 옷에도 재가 얹혔고, 매캐한 연기 속에 눈을 찡그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얼굴엔 미소가 떠 있었다. 한 봉사자는 "대원들이 배식소에 들어설 때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만 해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인근 주민이자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오성대(43)씨는 본업까지 미루며 봉사에 나섰다. 오씨는 "공장 바로 앞에 살아서 화재 첫날부터 현장으로 뛰어나왔다"며 "대피소도 방문해 주민들께 식사를 나누기도 했다. 평일이라 출근을 해야 했지만, 오전 근무만 하고 봉사하러 왔다. 완진될 때까지 여기 있을 생각"이라고 말했다.19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설치된 '광산구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 지원반 운영본부' 텐트에서 봉사자들이 소방대원들을 위한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배식을 돕던 50대 정복남씨는 "남편이 곡성공장에서 일하고 있어 이번 화재가 더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며 "그 공장에서 일하던 분들이 일터를 잃었다고 생각하니 그냥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노한복(67) 전국자율방재단 광산구단장은 "처음엔 화재가 이렇게 오래 갈 줄 몰랐다. 연기와 악취가 심해 힘들기도 했지만, 시민으로서 봉사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며 "소방대원들과 우리 봉사자들이 하루빨리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19일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에 설치된 '광산구 재난현장 통합자원봉사 지원반 운영본부' 텐트에 한 소방대원이 방문해 라면을 건네받고 있다. 강주비 기자현재까지 자원봉사센터 소속 128명을 포함해 대한적십자사 76명, 자율방재단 73명 등 총 277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봉사자들은 소방대원 및 관계자들에게 식사 제공을 포함해 생수·음료 배부, 방진마스크 지원, 배식소 청소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현장에는 시민들이 보내온 후원 물품도 잇따랐다. 화재 첫날인 17일 인근 식자재마트에서 생수 1천병을 가장 먼저 보내왔고, 18일에는 고려인마을의 빵 200개, 월곡2동 31통 통장이 기부한 바나나 6박스, 반석교회 두유 300개, 광주 북구가 지원한 컵라면 700개및 마스크 2천800개, 수분보충제, 초코파이 등이 순차적으로 전달됐다. 한 약국에서도 홍삼진 300병을 보내왔으며 신가동 주민자치회장은 커피 50잔을, 하남동 자율방재단은 캔커피 250개를 후원했다.19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현장 인근 한 식당에 '경찰·소방관에게 식사를 무상 제공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강주비 기자또 인근 한 식당에서는 경찰·소방관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화재 당일에만 60여명의 경찰·소방관들이 해당 식당을 찾았다. 식당 관계자는 "한때는 식당이 꽉 찰 정도로 많은 경찰·소방관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고 갔다"며 "화재 진압으로 고생하시는 경찰·소방관들께 따뜻한 한 끼라도 대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김은숙 광산구 자원봉사센터장은 "화재 이후 헌신하고 있는 대원들을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며 "작은 도움이지만 이 현장에 꼭 필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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