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시민이다"···광주 거리에 울린 '차별 철폐' 외침

입력 2025.04.18. 15:42 강주비 기자
장애인의 날 맞아 터미널~시청 행진
고속버스 장애인 리프트 도입 촉구
"장애 공약 이행·이동권 보장 등 必"
18일 오후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주420공동투쟁단은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권리 보장과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강주비 기자

장애인의 날의 맞아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장애인의 날을 이틀 앞둔 18일 오전 10시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광주420공동투쟁단은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광장에서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과 차별 해소를 촉구하는 '광주420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15년 역사가 서린 유스퀘어 광장은 장애인 당사자들과 시민단체 관계자 등 400여명으로 가득 찼다.

단체는 최근 광주 지역 장애인들이 고속버스에 휠체어 탑승설비(리프트) 설치를 의무화해달라며 금호고속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고 지적했다.

단체는 "우리는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고속버스 도입을 위해 7년2개월에 걸쳐 법정 투쟁을 벌였고, 결국 일부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며 "이제 금호고속은 고속버스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금호고속은 '재정적 부담'과 '안전성'을 이유로 여전히 실행을 미루고 있다"며 "금호고속이 재정적 부담을 홀로 감당할 필요는 없다. 과거 시내버스가 저상버스로 전환될 때처럼 정부의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장애인 리프트가 장착된 특수학교 통학 차량이나 장애인복지관 차량은 수년째 안전하게 운행되고 있다"며 "안전성을 이유로 도입을 미루는 건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가두행진에 나섰다. 행진은 유스퀘어 광장에서 출발해 무진로와 계수교차로를 지나 광주시청까지 약 3㎞ 코스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단체는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홀로 그리고 더불어 살게 하라', '장애인의 보편적인 이동권과 접근권을 보장하라', '15가지 장애유형별 정책과 장애여성 정책을 설계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사회적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광주시청에 도착한 이들은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의 낮은 저상버스 보급률, 통합학교 입학 거부 사례, 부족한 활동지원서비스, 접근이 어려운 문화·체육시설 등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일상 속 차별과 배제를 지적했다.

단체는 "광주는 인권과 정의의 도시를 자처하지만, 장애인은 여전히 '먼저'가 아닌 '나중'으로 밀려 있다"며 "시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지원사업 공약을 온전히 이행하고, 광주시 전역의 장애인 이동권 실태를 전수조사해 실효성 있는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동권 보장, 자립생활지원, 장애유형별 권리보장 등 9가지 내용을 담은 정책요구안을 시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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