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기억의 움직임들 분주

입력 2025.04.17. 10:28 차솔빈 기자
5·18 민주광장에 분향소 마련
30여개 개인·단체 부스 조성
씻김굿·공연 등 문화·예술로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 한편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 사람들이 묵념하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4·16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시민분향소와 함께 예술인행동장, 광주기억문화제 등 행사가 열려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 한편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고재욱(56)씨가 묵념하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16일 오후 방문한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은 수많은 행사 부스와 현수막, 분향소를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 12일부터 광장 한편에 마련돼 있던 '기억하고 행동하는 광주시민분향소'는 헌화와 분향을 하기 위한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304명의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단상에 헌화와 분향 후 고개숙인 시민들은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듯 희생자들의 사진을 한참동안 바라보곤 했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 한편에 마련된 시민분향소.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분향소 옆 부스에는 '어린아이였던 제가 벌써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1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벌써 11년이라니,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등 내용이 담긴 추모 글이 걸려 있었다.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시간인 이날 오후 4시16분께 예술인 행동장이 막을 열었다.

행사에는 지역 30여개 개인·예술단체가 참여했고, 퍼포먼스와 노래 공연으로 시작해 비닐 깃발 그리기, 시낭송, 동그라미 춤, 춤굿 등 다양한 예술 체험 행사가 이어졌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예술인행동장은 카페, 예술체험 등 10여개 부스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이외에도 10여개의 부스에서 미술 작품과 공예 체험, 편지 남기기, 카페 등을 운영하며 참가자들과 함께 아픔과 먹먹한 마음을 나눴다.

분향소와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저마다의 슬픔을 토로했다.

고재욱(56)씨는 "1년 1년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세월호 이후에도 사회적 참사는 끊이지 않아 참담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도와 목포를 방문할 때마다 조금씩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 가는 것이 느껴진다. 나라도 계속 기억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1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기 있는 이들의 시간은 모두 멈춰 있다. 여기 민주광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모두를 기억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예술인행동장이 열리고 씻김굿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김유환(68)씨는 "거의 손주뻘 되는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지 11년이 흘렀다. 만약 살아 있었다면 어엿한 사회인으로 지내고 있을 시간이다"며 "이런 슬픈 일에 정치나 진영논리 같은 게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후 6시50분께부터는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주최하는 '광주기억문화제'가 진행됐다.

16일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예술인행동장 체험 부스에 걸린 추모 글.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기억문화제는 박성언 예술인의 공연을 시작으로 기억식과 함께 푸른솔합창단의 공연, 단체사진 촬영 등 행사가 오후 9시까지 진행됐다.

이날 광주시도 시청 게양대에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세월호 노란 깃발'을 걸고 희생자들을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고광완 광주시 행정부시장과 공직자들은 이날 오전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11주기 시민합동분향소'에서 묵념한 뒤 희생자의 넋을 위로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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