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어 광주 107건… 두번째 많아
42%가 노후관로…장기 지하 공사 원인

최근 서울·부산에서 대형 싱크홀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면서, 장기간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인 광주 역시 지하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로 지반 침하 위험이 높아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선제적 대응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15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45분께 동구 지산동 도시철도 2호선 공사장 인근 도로에서 지름 0.5m, 깊이 1.0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당국은 즉시 해당 구간 도로를 통제하고, 흑막이판을 재설치한 뒤 흙과 시멘트로 빈 공간을 되메우는 작업을 진행해 약 3시간 후인 오전 10시께 복구를 완료했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굴착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전날 내린 비로 주변 토사가 유실되며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근 광주 도심에서 싱크홀이 빈번히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토안전관리원의 '2024 지하안전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광주에서 발생한 지반침하는 총 107건으로, 경기도(158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실제 지난 4일 오전 8시30분 동구 운림동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도 지름 15㎝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광산구 오선동 교각 인근 도로에서 폭 2m, 깊이 2.5m에 달하는 싱크홀이 생겼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 인근에서도 2021년과 2023년에 각각 1건, 4건의 싱크홀이 발생한 바 있다.
싱크홀 전조 증상으로 해석되는 지반 균열, 보도블록 침하 등도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남구 봉선동 2호선 4공구 공사 현장 인근 인도에서 보도블록이 내려앉고 100m 구간에 균열이 생겨 당국이 긴급 조치에 나섰다. 광산구 송정공원역, 서구 운천역 인근에서도 지반 침하 현상이 목격됐다.
지하철 공사 현장 인근에 거주 중인 이봉수(51) 씨는 "지하철 공사가 벌써 5년째인데, 지반이 약해지지 않는 게 이상할 지경"라며 "서울이나 부산처럼 대형 싱크홀이 터져도 전혀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운전하는 것도 겁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나기욱(35) 씨는 "요즘은 싱크홀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하나의 재난처럼 느껴진다"며 "광주에서도 언제든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걱정스럽다"고 불안감을 호소했다.
싱크홀의 원인으로는 노후화된 하수도관과 지하 공사로 인한 지반 약화가 지목된다.
광주에 매설된 하수관로 4천569km 중 42%에 해당하는 1천920㎞가 설치된 지 20년을 넘긴 노후 관로로, 지반 안정성 저하 우려가 크다.
또 광주시에는 2019년 10월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착공 이후 현재까지 공사와 관련된 싱크홀 민원 6건이 접수돼 보상 처리를 마쳤다.
광주시는 싱크홀 발생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 노후 하수관로 정비 및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밀조사를 통해 정비 필요 구간 143㎞를 선정했다. 현재까지 36㎞는 공사 완료, 18㎞는 공사 중"이라며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반 침하 우려 구간 40㎞를 선정해 오는 8월부터 GPR 탐사를 본격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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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험 필요한 지·파 '순찰팀장', 필기 선정은 탁상행정" 경찰들 반발 경찰청(이하 본청)이 올해부터 치안을 최일선에서 책임지는 지구대와 파출소 등 지역관서의 순찰팀장이 되려면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자격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광주·전남경찰 내부도 술렁이고 있다.본청은 순찰팀장의 전문성을 한층 높이기 위함이라고 시행 배경을 설명했지만 일선 지구대·파출소 경찰들은 겉으로 보이는 거로만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회의적인 분위기다.2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본청 범죄예방대응국 지역경찰역량강화과는 지난 21일 내부 게시판에 '순찰팀장 자격제'를 시행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순찰팀장 자격제의 주요 내용은 지구대·파출소 순찰팀장을 희망하는 경찰들을 대상으로 지역경찰 실무역량 평가를 진행해 통과한 경찰들에게 순찰팀장 자격을 부여하는 것이다.평가는 총 326문항(객관식 300문항·주관식 26문항)으로 구성된 문제은행에서 무작위로 출제된다. 문항은 주로 형법과 형사소송법, 지역관서에서 112 신고 출동 비중이 높은 가정폭력 및 교통사고 현장 조치 방안, 피해자 보호 조치, 압수물 관리 지침 등 현장 실무 중심으로 이뤄졌다.응시 대상자는 지구대·파출소에 현재 근무 중인 경찰 중 순찰팀장 자격 취득을 희망하는 경찰로 평가는 분기마다 한 번씩 각 일선 경찰서별로 진행한다.합격 기준은 60점 이상으로 평가 결과는 하반기 정기인사 때부터 바로 적용된다. 다만 올해 정년퇴직 예정인 1965년생은 평가에서 제외된다.본청은 순찰팀장 자격제 시행을 통해 경찰 안팎 일각에서 "전문지식 없어도 할 수 있는 일" 등으로 비춰지는 이미지 개선과 동시에 순찰팀장의 현장 전문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일선 지구대·파출소 경찰들은 순찰팀장의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시행 취지에 공감하지만 방법이 잘못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전문성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오히려 면죄부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광주의 한 지구대에서 순찰팀장을 맡고 있는 A 경감은 "눈에 보이는 정량평가로 순찰팀장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전문성이 향상된다는 근거도 없다"며 "현장에서 오래전부터 요구한 인력 충원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더니 새로운 제도를 시행할 때는 공감대조차 형성하지 않고 밀어붙이기만 하는지 답답하다"고 푸념했다.전남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 중인 B 경위는 “순찰팀장은 가장 중요한 능력은 팀원들을 하나로 모아 112 신고 출동 시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이다. 순찰팀장 자격제는 그동안 체득한 노하우는 전부 무시하는 제도다”며 “평가도 경찰서별로 따로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문제은행 형식으로 출제한다지만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현직 순찰팀장 대부분 조직에서 오래 근무한 선배들인데 근무 이외의 시간에 평가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하는 등 부담이 늘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이에 대해 본청 지역경찰역량강화과 관계자는 "실무역량 평가에 통과했다고 무조건 팀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순찰팀장이 되는 자격요건 중 하나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며 "중·장기적으로 희망하는 근무지로 우선 배정하는 등 인센티브도 검토 중이다.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 고민하겠다"고 말했다.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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