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앞둔 차량도 94대...사고 위험↑
市 “제때 교체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해”

광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중 20%를 웃도는 차량이 운행 연한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노후화된 차량을 계속 운행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이 큰 만큼 시민들의 안전한 이동권을 위한 광주시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1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기준 광주지역 운수업체 업체 10곳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1천44대 중 법적 기본 운행 연한을 초과한 버스는 총 256대(24.5%)에 달했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명시된 시내버스의 기본 운행 연한은 최초 등록일로부터 9년이다.
운행 연한 연장이 필요한 경우 자동차관리법에 따른 정기검사와 종합검사를 거쳐 최대 2년까지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다만 6개월마다 임시검사를 받아 안전성 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 연장 포함 총 11년을 초과한 날로부터는 운행이 불가능하다.
올해 광주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중 9년차에 해당하는 2016년식 시내버스는 82대, 10년차인 2015년식 169대, 11년차인 2014년식 5대다. 기본 운행 연한 종료를 앞둔 8년차인 2017년식도 94대나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운수업체 종사자들은 운행 연한을 넘긴 차량을 하루빨리 새로운 차량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광주시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승객을 실어나르는 만큼 사고라도 발생하면 심각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 14일 '좌석02번' 버스에서 '에어 서스펜션'이 폭발해 승객 20대 남성 A씨가 찰과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버스는 2015년식으로 기본 운행 연한을 넘긴 교체 대상이었다.
이와 관련 6년차 시내버스 기사 안모(31)씨는 "새로운 차량으로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폐차 시까지 운행 연한을 연장하는 관행이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다"며 "운행 연한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지만 운행 연한을 넘긴 차량을 몰면 불안한 마음이 들곤 한다"고 토로했다.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도 "차량 교체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자체 정비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는 등 차량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중형버스(길이 9m)의 경우 신차가 천연가스(CNG) 버스 대신 전기버스로만 생산되는 만큼 충전시설 조성도 필요하다. 버스 기사들이 안심하고 운행할 수 있도록 시에서 적절한 시기에 차량 교체가 이뤄지게 적극적으로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예산 확보를 비롯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개정됨에 따라 지난 2023년 1월부터 새로운 차량을 도입할 때 의무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해야 하다 보니 보조금 투입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차량 교체가 밀려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추경을 통해 최대한 교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운수업체가 적절한 시기에 차량을 교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해명했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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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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