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광산구 2023년 재개, 남·북구 하반기 목표 조례 추진

광주시와 자치구의 관용차 공유 서비스가 시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 운행하지 않는 관용차를 취약계층에게 대여하는 방식으로, 공공자원의 효율적 활용과 시민 편의 증진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 15일 오전 광주 동구 계림동에 거주하는 이광형(58)씨는 '온리(溫里) 동구카'를 이용하기 위해 동구를 찾았다. '온리 동구카'는 동구가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취약계층 대상 관용차 대여 서비스로,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다문화가정·한부모가정·북한이탈주민·다자녀가정 등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당직실에서 직원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 이씨는 능숙하게 대여 일자와 차량 종류를 수령 확인서에 기입했다.
이씨는 "벌써 네 번째 이용 중"이라며 "주말에 장거리 이동할 때마다 유용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개인 차량이 없는 이씨는 그동안 타 지역 이동 할 때면 렌터카를 이용했지만, 비용 부담이 컸다. 그러던 중 지난 설 명절에 담양에 있는 어머니 산소를 찾아야 해서 고민하던 이씨는 우연히 언론 기사를 통해 '온리 동구카' 서비스를 알게 됐다.
이씨는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가야 해서 차가 꼭 필요했는데, 덕분에 편리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이제는 아버지와 함께 공유 관용차로 근교 여행도 다니며 효도할 수 있게 됐다"며 "주변인들에게도 서비스를 홍보 중이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수령 확인서를 작성한 이씨는 직원에게 연신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차량 키를 받아 들었다. 곧장 주차장으로 향한 그는 밝은 표정으로 차량에 올라탔다.
동구는 현재 전기차·대형 승합차 등 종류별 관용차 4대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 초기임에도 누적 18건의 신청이 접수됐으며, 최근에는 하루 2~3가구가 신청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동구 관계자는 "차종은 선착순으로 대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러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승합차가 인기가 많다"며 "최근에는 대기자가 생길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와 광산구도 이전부터 관용차 공유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시는 2018년 3월 광주에서 처음으로 공유 관용차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코로나19로 2020년 중단했다가 2023년 재개했다.
재개 이후 사용자 수는 2023년(3월부터) 428세대, 2024년 548세대, 2025년(1월~3월14일) 118세대 등이다.
이용 건수가 증가하자 시는 지난해 12월 기존 13대에서 16대로 공유 차량을 확대했다.
광산구는 2019년 8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시와 마찬가지로 2020년 2월 중단했다가, 올해 1월 전기차와 승합차 각 1대로 다시 운영을 시작했다. 오랜 기간 서비스를 중단한 만큼 아직은 이용률이 저조해, 홍보 및 대여 차량 확대를 통해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남구·북구는 하반기 중 서비스 도입을 목표로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
남구 관계자는 "공유 관용차 서비스는 유휴 자원 활용, 공유 문화 확산,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사업"이라며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취약계층의 여가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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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에서 맞는 설···음식·노래·웃음 가득한 고려인마을
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
“설은 가족과 보내는 날이라고 배웠어요. 여기선 우리 모두가 한가족입니다.”설을 앞둔 광주 고려인마을은 고소한 음식 냄새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고향을 떠나 조상의 땅인 한국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들은 둥근 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노래를 부르며 그들만의 명절을 맞고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 동포들이 명절 음식을 나눠 먹고 있다. 강주비 기자12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1층에 들어서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곰탕 냄비와 분주히 오가는 손길이 눈에 들어왔다. 고려인들은 매주 목요일마다 이곳에서 함께 식사를 하지만, 이날은 설을 앞두고 특별한 명절 상이 차려지고 있었다.상 위에는 전날부터 삶아둔 수육을 넣은 이날의 주메뉴 수육곰탕을 비롯해 미역·고사리나물을 비롯해 당근 김치, 러시아식 토마토 반찬, 만두, 과일, 빵 등 각종 후식까지 가득 올랐다. 준비한 음식은 100인분에 달했다. 모두 같은 고려인 동포들이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해 직접 만든 음식들이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노래교실에서 김마리따씨가 우리나라 전통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있다. 강주비 기자찹쌀떡을 직접 빚어 고물을 묻히는 모습은, 음식만 다를 뿐 여느 한국 가정의 설 준비와 다르지 않았다.우즈베키스탄 국적 박실바(74)씨는 “집에서는 만들기 어려워 자주 못 먹는 음식들이 있다. 명절만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원하는 음식을 이웃들에게 물어보며 메뉴를 골랐다”며 “무려 나흘 전부터 장을 보고, 음식 손질을 하며 준비했다. 힘들어도 다 같이 둘러앉아 웃으며 준비해 먹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웃어 보였다.같은 시각 센터 지하 강당에서는 또 다른 설맞이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50여명의 고려인들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나라 전통공예 체험’에 참여했다. 검은색 손거울 위에 자개 스티커를 붙이며 나전칠기를 배우는 시간이었다.숨을 참으며 조심스럽게 스티커를 붙이던 이들은 이내 완성된 거울을 들여다보며 서로의 작품을 비교했다. “예쁘다”는 감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지하 강당에서 진행된 전통공예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려인들이 자개 스티커로 꾸민 손거울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어, 강당에 전통 민요 ‘아리랑’이 울려 퍼졌다. 자리에서 일어나 마이크를 든 김마리따(70)씨는 가사를 보지 않고 능숙하게 노래를 이어갔다. 손뼉을 치며 호응하던 고려인들은 이내 후렴구를 함께 따라 불렀다. 이어진 ‘남행열차’ 무대에서는 어깨를 들썩이며 박자를 맞추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툰 발음이었지만, 누구보다 흥겹고 열정 가득한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웠다.김씨는 “우즈베키스탄에 있을 때 합창단 활동을 하며 아리랑과 남행열차를 배웠다”며 “한국에 설을 지내며 이 노래를 부르니 고향 생각도 나고 더 뜻깊다. 이렇게 동포들과 함께하니 외롭지 않다”고 전했다.프로그램이 끝나자, 고려인들은 일제히 1층으로 향했다. 빈틈이 없을 만큼 각종 음식으로 가득 채워진 상에 둘러앉아 서로의 그릇에 수육을 덜어주고 반찬을 권하는 따뜻한 풍경이 펼쳐졌다. 러시아어와 한국어가 섞인 대화 속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은 고향에서의 추억 이야기를 꺼내기도 하고, 한국에서의 생활을 공유하기도 했다.12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에서 설 맞이 행사가 열린 가운데, 고려인들이 함께 먹을 음식들을 준비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이날 2월에 생일인 7명을 위한 작은 생일파티도 마련됐다. 러시아 생일축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케이크에 꽂힌 초를 함께 불었다. 생일자들은 쑥스러운 듯 웃었고, 주변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 생일 선물로 마련된 칫솔·치약 세트와 마스크, 상비약 등 생필품 꾸러미도 전달됐다.매주 센터를 찾는다는 최벨라(71)씨는 “평소에도 이곳에 오면 늘 기분이 좋은데, 명절에 이렇게 모여 노래하고 음식을 나누니 더 행복하다”며 “남편과 딸, 손자와 함께 이 마을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올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러시아에 있을 때는 설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한국에 와서 설 문화를 배웠고, 이제는 우리들도 매년 집이나 식당에서 잔칫상을 차리고 춤추고 노래하며 우리만의 설을 보낸다. 러시아에서는 명절에 물만두를 먹지만, 이제는 한국 문화를 따라 떡국도 함께 먹는다”며 “동포들이 이곳에 와서 맛있게 먹고 즐기며 웃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고 건강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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