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신고에도 징계 회부 사실상 불가

광주 서구의회 현직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업체가 정부 예산으로 이뤄지는 5·18민주화운동 사업 입찰을 따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에 직원으로 함께 일하고 있는 현직 서구의원이 겸직 신고를 한참 뒤에 했기 때문이다.
19일 광주 서구의회에 따르면 김형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의회사무처에 추가 겸직 신고서를 제출했다.
같은 당 소속이자 후반기 의장을 맡고 있는 전승일 의장이 대표이사인 A기획사에 3월1일부터 기획실장으로 근무하게 됐다는 것이었다.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 의원은 겸직 사실이 생겼을 경우 15일 이내에 의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해야 한다. 의장은 겸직 신고를 받으면 해당 사실을 의회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A기획사는 김 의원이 겸직 신고서를 제출한 날 문체부의 '2025 오월어머니의 노래 국내·외 공연대행 용역' 조달청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김 의원은 겸직을 시작했다고 신고한 날짜보다 훨씬 전부터 전 의장과 함께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조달청 재입찰 공고가 올라온 지난달 11일 즈음부터 A기획사에서 근무를 하고도 겸직 시작 일자를 허위로 신고한 것이다.
겸직 신고를 위반하면 광주 서구의회 조례에 따라 회기 중에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회부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특위를 열려면 징계 대상자의 비위 사실을 인지한 날로부터 5일 이내에 의장이 직권으로 열거나 소속 의원 3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전 의장은 A기획사의 대표인데다가 소속 의원 13명 중 11명이 민주당이라서다.
이 같은 논란에 김 의원은 "겸직 신고를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으나,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는 잘 몰랐다. 명백한 제 잘못이다"면서도 "사업의 경우 광주시나 서구의회 예산이 아닌 문체부 예산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라 이해충돌방치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등 절차적으로 문제 없다"고 말했다.
앞서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법률적, 절차적으로 공정할지라도 그 과정이 일반 시민 눈높이에서 봤을 때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시당 차원에서 사실 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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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 바꿔주세요" 해킹 공포에 광주 SKT 대리점 북새통 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강주비 기자 "혹시 제 개인정보도 새어나간 건 아닐까요."SK텔레콤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유심(USIM) 무상 교체가 시작된 28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 번호표를 쥔 시민들이 긴 줄을 이루고 서 있었다. 일부는 스마트폰을 연신 들여다보며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몇몇은 이따금 한숨을 쉬며 주변 사람들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이날 광주 지역 대리점들은 오픈 시간 전부터 긴 줄이 들어서는 등 혼잡을 빚었다. 주말 사이 퍼진 해킹 피해 우려에 시민들은 이른 시각부터 몰려들었고, 대리점 직원들은 서둘러 번호표를 나눠주며 현장을 정리했다.이곳 역시 확보된 유심 수량에 맞춰 1번부터 100번까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대기 고객들에게 배부했다.그러나 시민들은 번호표를 손에 쥐고도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대기 줄 곳곳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이어졌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시민들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는 가운데, 한 시민이 대기번호가 적힌 유심 변경 신청서를 보여주고 있다. 강주비 기자40대 오모씨는 "30분 넘게 기다렸는데 앞으로도 1시간 이상 더 걸린다고 들었다"며 "요즘 휴대폰으로 인터넷뱅킹부터 공인인증까지 다 하는데, 혹시나 내 정보가 유출됐을까 봐 겁이 난다"고 토로했다.또 다른 40대 정모씨는 "언니가 뉴스를 보고 전화를 해줘서 급히 나왔다"며 "SK텔레콤에서는 별다른 문자나 전화 공지도 없이 조용했다. 이렇게 대형 통신사가 보안 관리를 소홀히 한 걸 보고 신뢰가 무너졌다. 온 가족이 SK를 쓰고 있었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통신사 변경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대기 줄은 정오가 가까워진 시간까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은 그늘에 주저앉아 번호를 기다렸고, 햇볕을 피해 근처 커피숍으로 이동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대리점 관계자는 "교체 서비스는 당분간 계속 진행될 예정이지만, 유심 추가 입고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전 직원이 유심 교체 작업에 투입됐다. 갑자기 발생한 사고로 직원들도 당황스러운 상태"라고 설명했다.다른 대리점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남대 앞 한 대리점 입구에는 일찌감치 '유심 재고 소진'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었고, 이를 본 시민들은 실망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상황이 반복됐다.28일 오전 광주 북구 오치동 한 SK텔레콤 대리점이 해킹 피해 우려에 따른 무상 유심 교체를 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강주비 기자60대 오모씨는 "상황이 이렇게 심각할 줄 몰랐다"며 "우리처럼 정보가 느린 사람들은 늦을 수밖에 없다. 그 사이에 보이스피싱이나 금융사기라도 당하면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시민들은 "이런 대형 사고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뉴스를 접하지 못한 고령층도 많은데 정부가 적극적으로 사태를 알리고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혼란은 대리점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이어졌다.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앱 접속이 안 된다", "예약을 해도 소용없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일부 이용자들은 "앱 오류로 인해 직접 대리점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앞서 SK텔레콤은 지난 19일 해킹 공격으로 이용자의 유심 관련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현재 유심 무상 교체, 요금 감면 등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피해 규모와 사고 경위는 관계기관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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